故友 朴元煥 遺稿詩

낮 달

이강기 2015. 9. 2. 08:50
낮 달

 

     - 박원환

 

낮 달이 따라온다.
그가 따라 온다.

나의 밤으로 들어와
새벽을 헤치고
아침을 열어 놓고
나의 온 나절 생살을 도끼질하더니

납빛 황야에 서서
밤 까마귀 되어 운다.

낮 달은 따라온다.
죽음처럼 따라온다.

내 살아 온 세월을 도적질하려는
겨울 중천에 뜬 낮 달.
까맣게 잊은 채 살다
문득 쳐다보니 아직도 시퍼렇게 쫓아오는 낮 달

그가 따라온다.
낮 달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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