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눈(雪)

이강기 2015. 9. 2. 09:10

눈(雪)

 

       - 박원환

 

쏟아진다.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유리  구슬들이 쏟아진다.
얼음 나라 음악이 들리고 날 빛 찬란한
수정꽃 새벽 피어 눈부시다.

죄 하나도 부끄러운 이 맑고 환한 아침나라
어제의 무지개를 들치면 온 몸에 돋아 나는
생각의 비늘

오 - 비늘 하나마다 설레이는 새벽의
얘기소리
잃어버린 그날의 유리구슬들이
비되어 내린다.

지금은 허무의 물 되어 내 흘리던 뜨거운 눈물처럼
흔적 없이 다 녹아버린
젊음과 기쁨

서러운 치마 자락에 쏟아지는 이
햇빛에 젖어 빛나는 유년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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