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두와 일본의 미래 - 전 교도통신 기자이며 현재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나카 사카이(田中 宇)가 쓴 글이다. 중국의 대두에 대한 일본인들의 경계심이 재미있어 옮겨 보았다 - 일찍이 일본은 아시아·아프리카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발전모델이었다. 서구문명 이외의 문명을 토대로 한 세계 많은 나라들 가운데서 제일 먼저 일본이 일본적인 것을 간직한 채 서구 기술과 노하우를 도입해 발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똑같이 부국강병을 목표로 하는 비서구계 여러 나라들의 본보기가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이슬람 세계에 속하는 터키에서 근대 최초 지도자인 케말·아타투르크가 일본을 자국근대화의 본보기로 간주했던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터키의 이웃나라인 이란에서도 1950-70년대 통치자였던 팔레비 국왕은 이란을「제2의 일본」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아시아·아프리카의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일본을 제쳐놓고 발전본보기로 삼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을 쏙 빼버렸다 - 옮긴이). 이들 개발도상국들 가운데는 정치체제가 불안정하여 독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나라가 많은데, 독재정치를 하면 서구제국들로부터 경제제재를 당해 투자나 무역이 제한된다. 서구제국들이 권고하는 경제운영을 하지 않는 나라 또는 서구식 경제운영을 했지만 파탄에 이른 나라는 IMF로부터도 돈을 빌릴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서구제국에 미움 받은 나라들은 예전 같으면 빈곤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이 이러한 나라들에 돈을 빌려 주고 무역이나 투자도 해 준다. 최근 중국은 거액의 무역흑자로 외화가 풍부하기 때문에 외국에 돈 빌려 주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 세계 유전의 상당수가 반미적인 정권의 나라에 있는데, 서구제국이 이러한 나라의 유전개발을 꺼리고 있는 동안 중국석유회사가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 수단 같은 나라가 좋은 사례다. 개발도상국들 가운데는 냉전시대에 사회주의를 한 나라가 많은데 중국은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고 일용품이나 섬유제품 제조기술도 가지고 있다. 이제 개발도상국들은 서구나 IMF로부터 미움을 받아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 땅에 엎드려 서구제국에 머리를 조아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중국이 서구의 규범이나 지배질서를 무시하고 개발도상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은 서구중심의 세계질서를 보강하는 범위 안에서 개발도상국들에 원조를 해 왔다. 일본은 2차 대전 전에는「서구를 따라 잡아 추월하는」것에 목표를 두고 있었지만 전후에는「충실한 서구의 일원으로 세계에 공헌하는」일에 목표를 두어 왔다. 서구의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IMF가 원조하지 않는 나라들에 일본이 계속 원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서구한테 적대시 받는 나라들은 서구의 가치관에서 보면「나쁜 나라들」이지만, 요즈음과 같이 미국이 이슬람교를 사갈시하고 단독 패권주의를 휘두르는 바람에 온 세계에 반서구 정서가 만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구 가치관이 꼭「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많은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서구중심의 세계질서에 공헌하고 싶어 하는 일본의 자세는 결코 매력적일 수 없다. 부시 정권이 완고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단독 패권주의나 세계민주화 구상은 중국이 개발도상국들에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반면 세계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 중국에서 배우는「이슬람주의 시장경제」 일본은 대미종속이 국시이므로 미국에게 미움 받는 나라들과 사귀지 못하고 소원해지고 있다. 이란의 아자데간 유전개발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그 좋은 예다. 일찍이 중동 제일의 친일국가로 알려져 있던 이란은 지금 경제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중국과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앞으로 이란과 전쟁할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이란이 이라크처럼 피폐해지지만 않는다면 그 후의 이란은 중국식
경제발전을 추진할 것이다. 중국이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시장 경제를 도입한 것처럼 이란은 이슬람주의를 기반으로 시장 경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이란인(페르시아인)들은 원래 중국인들 못지않은「상술에 뛰어난 민족」이었다. 중국이 국내 이슬람교도인 위구르인들을 탄압하고 있으므로 이슬람세계로부터 미움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슬람 세계에는 다민족국가가 많다. 수니파가 시아파 등 소수파를 탄압하는 나라들도 있다. 이슬람 제국들은 서구식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가 소수파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에 너그럽다. 지난 11월 초에 중국은 아프리카 제국 대표들을 북경에 불러 모아 최초로 중국·아프리카 서미트를 열었다. 종래 아프리카는 서구제국의「뒷마당」이었으며 서구가 말을 듣지 않는 지도자들을「인권침해」등의 명목으로 제재함으로써 간접적인 식민지 지배를 계속해 왔다. 중국이 그 지배체계에 바람구멍을 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석유회사들은 아프리카 각지에서 석유나 천연가스 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앙골라 등지에서 먼 옛날에 영국 등이 부설하다 포기한 철도를 중국이 맡아 다시 건설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목적은 석유나 가스를 확보하면서 동시에 건설 사업을 수주하고 일용품을 팔기 위해서다. 진출목적이 서구제국과 거의 같고 중국제 일용품이나 의료품이 나도는 바람에 아프리카 현지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찍이 영국이 인도의 면직물 공장들을 파산시켜 수많은 실업자를 내게 한 경우와 같은 구도이다. 그러나 중국은 서구처럼「인권」을 남용하는 교묘한 간접지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아프리카 제국 지도자들로부터 호감을 사고 있다. 북경에서 중국·아프리카 서미트가 열린 직후 한국에서도 아프리카 제국 수반들을 초대해 한국·아프리카 포럼을 열었다.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중국의 말 뒤에 타고 한국도 아프리카에서 돈을 벌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미얀마인이 되어 장사하는 중국인들 중국은 또한 중남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중남미는 지금까지 미국의「뒷마당」이었지만 부시정권의 강경책에 대한 반동으로 중남미에는 반미적인 좌익 정권들이 차례로 들어 서 미국과는 소원해지는 대신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나라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은 미얀마, 라오스,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제국, 북한 등 이웃 나라들에 대해서도 경제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도로나 파이프라인 건설은 물론 지하자원을 사 들이고 중국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한이 중국식 경제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고 앞서의 기사에 쓴 바 있는데 같은 일이 중.미얀마 사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얀마는 서구로부터 경제제재를 받고 있지만 육지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으로부터는 제재 없이 상품이 유입되고 있다. 미얀마 북부의 주요 도시인 만다레이는 인구의 4분의 1이 중국에서 흘러들어 온 상인 등 이민들인데, 그들은 뇌물로 미얀마 시민권을 사서 미얀마인으로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소리 소문 없이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중국 방식의 실태를 상징하는 이야기이다. ▼ 계속 확대될 중국 영향력 중국은 패권을 구성하는 3대 요소인 경제·군사·외교 중 어느 것에서도 세계적인 힘을 확대해 일본을 능가하고 있으며 서구를 따라 잡고 있다. 최근에 중국은 러시아와 동맹관계를 강화해 서구와 중.러가 패를 겨루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베트남에서 부시대통령과 아베 수상 등 아시아 태평양제국 수뇌들이 참석한 APEC 회의가 열린 바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미국이 포함되지 않는 샹하이 협력기구(중.러가 중심)나 동아시아 서미트(ASEAN+일.중.한국)가 APEC보다 중요하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미 의회에서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여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강화함으로써 아시아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저하된다는 예측도 있다. 중국을 가상 적대시하면서 동시에 대미종속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일본으로선,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 강해질지 어떨지, 그리고 중국과 서구와의 힘의 밸런스가 중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갈지 어떨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보기에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나 경제력은, 앞으로도 계속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서구 특히 미국의 부시정권이 중국의 패권확대를 용인내지 유발하는 정책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정권은 독재국가나 인권침해국, 대량 파괴 무기 개발국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서구도 대개 그 방식을 따라하고 있는데, 이는 서구제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나라들의 딱한 처지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중국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를 넓혀줄 뿐이다. 이것은 미국의 정책실패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미국의 핵심 정치인들 가운데서 중국을 특별 대우해「대국」이 되게 해 주려고 의도적으로 배려하고 있는 사람들(다극주의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나 록펠러가의 사람들은 중국 지도자들에게 빈번하게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고, 폴슨 재무장관은 대 중국투자로 돈을 벌고 있는 골드먼 삭스 출신이다.(다극화란 선진국들보다 경제발전 잠재력이 있어 득을 보는 중국 같은 개발도상국들을 강화한다고 하는 자본이론에 근거한 전략이다) ▼ 일본도 옛날에 패권을 위양 받은 바 있다 이미 옛날이야기지만, 19세기 (동아시아에서) 영국의 패권이 흐려지기 시작했을 때, 영국은 극동의 패권을 일본에 위양 했다. 영국은 죠우슈번(長州藩)을 특별히 주목하고 런던에 유학하고 있던 이토 히로부미 등에게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토 등은 메이지 유신을 일으켜 권력자가 되었다. 메이지의 일본은 영국제도와 유럽 황실을 흉내 내 천황을 국가원수로 하는 입헌군주국가를 만들었다. 그 후 영국 등 서구의 세계 패권은 1차 대전의 자멸적인 파괴로 위축되었지만, 아시아에서 그 진공상태를 메운 국가는 메이지 유신에 의해 근대 유럽식으로 개조된 일본이었다. 문제는 이 때 일본뿐 아니라 미국도 영국으로부터 패권을 위양 받고 있었던 점이다. 당시 미국은 태평양으로도 패권을 확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일본과 충돌하고 일본은 2차 대전에 져 미국에게 패권을 빼앗겼다. 그 후 미국은 세계 최대의 패권국이 되었지만 1970년대부터 그 패권에 그늘이 지기 시작하였기 때문에「삼극(三極)위원회」나「G5」등을 만들어 유럽과 일본에도 패권을 분산하려고 했다. 유럽은 냉전 후 EU통합에 의해 패권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일본은 대미종속이 잘 기능하고 있었으므로 패권위양을 거절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본에 거절당한 미국은 그 대신 중국에 패권을 위양하는 전략으로 나왔으며, 1978년 미.중 국교정상화 후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 개방정책으로 경제발전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근에 들어와서야 일본인들은「중국에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한 발 늦은 감이 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1970년대에 미국으로부터의 패권위양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었다(당시 일본정부는 국민들에게는 아무것도 알리지 않고 패권거부와 대미 종속을 계속키로 결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은 일본뿐 아니라 중국도 미국으로부터의 패권위양을 계속 거절해 왔다. 북한 핵을 둘러싼 6자회담에서 중국은 처음에「주선국」역할만 하려고 한 것이 그런 점을 잘 상징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해결불능인 방향으로 자꾸 밀어내 버림으로서 어쩔 수 없이 중국은 한반도의 패권을 취하기로 했다. ▼ 「쇠퇴 관리기」에 들어간 미국 미국은 중국의 패권확대를 유발한 것과 마찬가지로 푸틴의 러시아에 대해서도 패권확대를 유발해 왔다. 푸틴이 처음 대통령이 되었을 때 러시아는「오르가르프」로 불리는 친미적인 신흥 자본가들(주로 유태인들)에게 좌우되고 있었지만, 그 후 푸틴이 이들을 한 사람씩 제거해 갈 때 미국은 계속 모른 체 했다. 지금 푸틴은 서구계열 석유회사들을 내쫓고 석유이권을 국유화 했으며 중국처럼 아프리카나 중동 등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이 인도에 핵기술을 양도하려 하고 있어 인도를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친미세력으로 만들려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근년 들어 인도와 중국이 좋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인도를 강화해도 중국 포위망 형세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도를 남부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만들어 다극화를 유발하는 결과 밖에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인도 자신은 패권 확대에 소극적이지만). 한편 미국자신은 이라크에서 군사적으로 수렁에 빠져있어, 비록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다 해도 이라크로부터의 조기철수가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지난주에는 조기 철수할 것 같았지만 이번 주 들어 민주당이 부시에게 양보했다). 미국으로선 이라크 전쟁이 패권의 막대한「낭비」가 되고 있다. 이라크가 대량 파괴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개전 사유의「대의」가 거짓으로 드러난 데다 포로학대 폭로 등으로 미국의 위신이 실추하고 전비도 급증했지만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는 폴슨의 재무부가 기업회계의 겉치레를 너그럽게 봐주는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실적은 좋지만 그 반동으로 일반시민들의 임금은 오히려 내리고 있으며, 소비를 떠받치고 있던 주택버블의 붕괴도 본격화하고 있어 호황감이 지속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경제가 악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수년 내에 달러 패권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최근「미 경제는 모든 면에서 실속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전체적으로 미국이 약화되고 중국이나 러시아가 강해지는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 같다. 영국의 가디안지는 최근 부시 정권 안에서 강경파가 몰리고「베이커 위원회」등 현실파가 강해진 것의 의미를「미국이 제국쇠퇴를 스스로 관리하는 시기에 들어갔다」고 해설하는 기사를 실었다. 일본 매스컴들은 미국이 안고 있는 위기에 대해 거의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일본인들 상당수는 나의 이런 분석에 회의적이겠지만, 나 자신은 서구 미디어를 매일 읽기 때문에 다극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걸 더욱 강하게 느낀다. ▼ 비중국계 나라로서 기대되는 일본 세계가 다극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 몇 개인가 있다. 그 중 하나는「미국은 설사 패권이 축소돼도 여전히 세계 대국군의 하나로 계속 남을 것이기 때문에 일본은 종전처럼 대미종속을 계속하고 다극화는 무시하며 중국이나 러시아와는 될 수 있는 대로 사귀지 않는」길이다. 이는 적극적으로 미국의 종속국으로 계속 남는 길이다. 일본인들에게 중국이나 러시아는 신용할 수 없다는 기분이 강하기 때문에 그들과 사귈 바엔 차라리 미국과 함께 침하하며 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발전의 중심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옮겨올 것으로 예상됨으로 어느 시점에서 일본은 아시아에 대한 독자외교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2번째의 길이 나온다. 2번째의 길은 미국에 대한 종속을 제한하고 독자적인 아시아 외교를 시작하는 길이다. 전후의 일본은 실질적인 독자「외교」를 대부분 그만두고 대미종속 창(槍)을 한번 찔러 본 후 승부를 결정해 왔는데, 이것을 전쟁 전 자립외교나 패권확대를 하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전쟁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다시「침략전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60년 전에는 침략에 의한 영토 확장이 패권확대의 주된 방법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 중국처럼 투자나 무역, 원조라고 하는 경제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우호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것이 지금의 패권확대 방식이다. 전후 일본은 온 세계에 투자하고 무역관계를 맺어왔지만 정치적인 영향력 확대의지는 전혀 갖고 있지 않은 특이한 상황이었다. 지정학적으로 일본이 독자외교를 하고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면 우선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극동이나 시베리아 개발에 협력해 석유나 천연가스를 얻을 필요가 있다. 또 한국이나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퇴행적인 대응대신 중.한과 협력해야 할 것이며, 그 후 한반도와 중국 동북 3성의 경제개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동남아시아와의 관계강화라고 하는「남쪽」의 길도 있지만, 여기에는 대만과 중국의 관계 사이에서 일본이 어디에 위치할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에는 대만의 반중국 독립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하지만, 중국의 대두와 미국의 양보에 의해 대만독립파가 계속 약화되고 있으며. 첸수이벤 정권은 현재 풍전등화다. 이젠 일본이 대만 독립파와 협력한다 해도 잘 돼가지 않고 자멸행위가 될 것이다. 오히려 일본은 국민당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제국 대부분은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같은 나라들은 경제가 화교들에게 장악돼 있으며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에는 중국계 정치가들이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와 몽골은 분단되어 절반은 중국의 영향 아래 있다. 이런 상황의 아시아에서 일본은 중국계 각료도 갖고 있지 않고 경제도 화교에게 장악돼 있지 않은 거의 유일한 강대국이다. 아시아제국들은 중국만이 아시아 패권국이 되는 상태는「중국 단독 패권체제」가 되므로 싫다고 생각한다. 중국계가 아닌 강대국으로서 일본의 영향력 확대는 결국 환영을 받게 될 것이다. 2006.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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