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처방은 옳았다
- Stanley Fischer(IMF 부총재)
(아래 글은 Foreign Affairs지 98년 7/8월호에 게재된 스탠리 피셔 IMF
부총
재의 글 "In Defense of the IMF - Specialized Tools for a Specialized
Task"
를 옮긴 것임. 이 글은, 역시 포린 어페어스지 3/4월호에서 IMF의 대 아시아위
기 처방책을 비판한 Martin
Feldstein의 "Refocusing the IMF"에 대한 반박문으
로 쓰여진 것임.)
X X X
마틴 펠더스타인은 IMF의 아시아위기 처방에 대해 3가지가 잘못됐다고 비난 하
고
있다.("Refocusing the IMF, March/April 1998). 첫째 그는, IMF가 각각 다
른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나라들에게 부적절하게도 IMF 긴축이라는 오래된
약을 꼭 같이 투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 그리고 이것이 주된 주제이다 - 그는, IMF 프로그램 속에 일련의 구조
적인 요소를
포함시킴으로서 IMF가 현명하지 못하게도 외채상환의 균형을 바로
잡는 본질적인 직무의 범위를 넘어 해당 국가들의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셋째, 그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문제 - 구제금융 문제
를 걸고
넘어졌다.
사실, 태국, 인도네시아 및 한국에서의 IMF지원 프로그램은, 이들 나라들의 심
각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결코 평범한 약을 꼼꼼하게 써서 해결될 일이 아니
었다. 이 구조적인 문제는 이들 세 나라들의 경제위기의 핵심이었으며,
구조적
인 문제를 무시하면 위기가 재발될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거시경제적 부분은,
통화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자금긴축과
금융 구조조정에 필요한 엄청난
비용을 부분적으로 상쇄하기 위한 신중하고 안정적인 재정정책의 결합으로 이루
어지고
있다.
그리고 도덕적 해이에 관한 문제는 본질적으로 처리할 문제이긴 하지만 과장되
기 쉬운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눈을 돌리기 전에 위기의 진원지에 대해 간단
한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 위기의 원인과 확산
아시아의 경제위기는 수십년 동안의 두드러진 경제발전을 배경으로하여 발생했
다. 역시
1966년에 일부 문제점들이 분명히 나타났다. 태국과 일부 국가에서 엄
청난 무역적자와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버블 형태로 과열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
한 것이다. 둘째, 고정환률제도가 너무 오래 지속되어 과도한 해외차입을 부추
겼고, 이것이 번갈아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
일부에 과도한 외환 위험성의 노
출로 이어졌다. 셋째, 이완된 룰과 해이해진 금융감독이 은행의 론 포트폴리오
의 질을 급속하게
악화시켜버렸다.
선진 경제권에서의 금융사업 발전을 배경으로 한 세계 금융시장 역시 사태를 불
안정하게 하는데
기여했다. 대규모 민간자본이 일본과 유럽에서의 싼 이자에 내
몰려 높은 이윤을 찾아 다니는 국제 투자자들의 경망성과 짝자꿍이 되어
신흥시
장으로 흘러들어왔다. 1995년 중반기의 달러화 등귀(국내통화가 고정환률로 돼
있는 나라들에겐)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태국에선, 정확한 타이밍은 몰랐지만, 이미 위기가 예고됐었다. 1997년 7월 변
동환률로
바뀔 때까지의 18개월 동안에 IMF가 태국 당국과 계속적인 대화를
하며 종용을 하고, 시장의 압력이 점점 증가해가고 있는데도, 태국정부는
적절
한 조치를 취하지를 않았다. 결국 납득이 갈만한 정치적 행동의 부재 속에서,
그리고 태국이 그들의 외화준비고의 대부분을 탕진한
후에 위기가 터졌던 것
이다.
IMF가 위기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공표했어야 했을까? IMF는 태국이 극도로 위
험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확실히 위기가 발발할지 어떨지, 그리고 발발한다면
언제쯤일지 까지는 예견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위기가 막상 발발하기도
전에
IMF 소방수가 경광등을 번쩍거리고 사이렌을 울려대었더라면 오히려 일어나지도
않을 위기가 일어날 위험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위험스런 행동을 해서는 안돼
는 것이다.
일단 위기가 태국을 강타하자 가차없이 이웃으로 전염돼 갔다. 그 전염병의 일
부는 합리적인
시장의 습성을 나타냈다. 바트화의 가치하락은 태국의 수출가격
을 내렸고, 그것이 이웃나라들의 통화에 하락압력을 넣었다. 더욱이 바트화
평
가절하후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와 한국, 그리고 다른 이웃 나라들을 더 자세히
관찰하며, 이들 나라들이 특히 금융부문에서 태국과
많이 닮았다는 점을 알게됐
다.
또한 통화가치가 떨어지자, 그들 나라의 일부 국민들이 환률압력을 크게 받고 있
는 달러부담을
커버하기 위해 외화구매에 몰려들었다. 그러나 비록 개별적인 시
장 참여자들이 합리적으로 행동을 한다고 해도, 통화는 당초 오버벨류돼있던
정
도를 바로잡는 범위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하락돼 버렸다. 퉁명스런 대접에 시장
이 과잉반응을 보인 것이다.
태국, 인도네시아 및 한국은 시장의 신뢰상실, 통화폭락, 취약한 금융 시스텀, 그
리고 겁없이
빌려댄 과도한 외채를 포함한 일련의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들
모든 나라들은 정부와 기업 그리고 은행들 사이를 묶어주는 유동성 부족으로
타격
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IMF의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들이 직면한 국제수지적
자 규모와 그들이 빠져있는 위기의 정도가 각각
달랐다.IMF 프로그램의 디자인은
이러한 유사성과 차별성을 반영하고 있다.
<> 지나치게 거칠다고?
그들이 IMF에 접촉했을 때, 태국과 한국은 외화준비고가 위험한 수준에까지 이르
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과도하게 절하돼 있었다. IMF가 해야할 첫
과업은 그들 통화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들
나라들은 잠정적으로 금리를 올려 - 비록 고금리가 게다가 허약해진 은행과 기업
들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지만 - 그들의 통화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일단 신뢰성이 회복되면 금리는 본래보다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내려올 수도 있는
것이다.
왜 저금리와 저환률을 동시에 취할 수 없느냐고? 이것은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몇 개의
조건을 취사선택하여 균형을 이루는 일과 관련이 있는 일이지만, 그러나
97년 중반에서 98년 초까지 아시아통화의 평가절하 수위가, 이들
개별적인 국가들
을 위해서나 국제적인 시스텀을 위해서나 너무 지나쳤다는 것은 의문이 있을 수
없다.
재정긴축의 적절한 수준에 대해서는 균형을 이루는 것이 특히 좋은 것이다. 금융
위기의 공격에
이들 나라들은 금융구조조정비용을 커버하면서 동시에 - 국제수지
상황에 따라 - 그들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부분적으로는 적자예산에
의존하
면서, 그들의 재정을 다져둘 필요가 있었다. 금융구조개혁 비용을 벌충하기 위해
재정긴축이 필요하다는 계산에서, IMF
프로그램은 앞으로 더 많아질 시간 조정비
용의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기대한 금리비용 - 자본비용이 아닌 -을
포함시켰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첫 재정조정(fiscal adjustment)이 GDP의 1%였다.
한국에선
그것이 GDP의 1.5%였다. 그리고 태국에선 - 대규모 국제수지적자를 반영하듯 -
GDP의 3%였다. 이러한 초기 조정
이후, 이들 아시아 3개국에서처럼 만약 어떤
나라의 경제적 상황이 기대한 것보다 더 나빠지면, IMF는 일반적으로 그 적자폭
이
넓어지도록 내버려 두고,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부추기며 적자지출을 하도록
동의한다.
그리하여 거시경제적인 그림에서 보아, 통화정책이 통화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타이트해져야
하고, 그리고 재정정책은 적절하게 그러나 각 프로그램의 출발점에
서 지나치지 않게 타이트해져 자동적으로 안정장치가 작동하게끔
한다.
<> 중심적인 문제
펠더스타인씨는 IMF가 IMF 프로그램에 특별한 방법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결정함
에 있어
고려해야 할 3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 위기국들로 하여금 국
제자본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 둘째, 독립정부의
주권에 불필요하
게 간섭하지 않는 기술적인 방법을 쓸 것인지, 그리고 세째로 IMF가 중요 산업국
가에서 유사한 방법을 요구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아시아 위기로 혼란에 빠진
나라들을 위한 IMF 프로그램들은 이러한 3가지 테스트에 모두 합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3가지 기준에 중심적인 문제가 빠져있다. 즉 IMF 프로그램이 위기의
뒤에
숨어있는 원인을 다루고 있느냐는 점이다. 태국, 인도네시아 및 한국을 위한
개혁 프로그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부문과 기타 다른
부문의 구조적인
개혁이었다. 왜냐하면, 취약한 금융기관, 부적절한 은행규칙 및 감독, 그리고 정
부, 은행, 기업간의 복잡하고
투명성이 없는 관계등이 이들 나라에서 경제위기를
일으킨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 IMF가 돈을 빌려준다해도 만약 이러한
문
제들이 다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구조적이고 통치적인 문
제를 내버려 두고는 이들 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시장은, 마지못
해하는 개혁노력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IMF가 위기에 처한 나라들을 도와주려 오느라고 도덕적 위험을 노출시켰다는 혐의
는 두가지
점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첫째는, 회원국에 IMF 직원들이 가게되면, 사
람들은 그들이 구제금융을 주기 위해 그럴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점과, 둘째는 IMF가 구제하려 올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위
험을 적절하게 평가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IMF의 정책입안자들이 위험한 과정의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당치않은 소
리다.
왜냐하면 그들은 만약 사태가 잘 못되면, IMF 안전망이 그들을 구제한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위기를 맞은 나라들은 가능하면
구제금융을 피하려고 한
다. 대체적으로 문제가 끝난 나라들의 정책입안자들은 정치적으로 살아남지를 못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조에 부가되는 부대조건은 정책입안자들에게 올
바른 일을 하게하는 인센티브를 주고있다. 사실 이러한 인센티브는 일부 나라들이
적용한
선제개혁에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곤란한 문제들이 투자가들 쪽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시아 위기국들에 투자한 대
부분의
투자가들은 주식 투자가들과 기업및 은행들에게 돈을 빌려준 많은사람들을
포함하여 큰 손해를 보았다. 1997년 말까지 외국인 주식 투자가들은
일부 아시아
시장에서 가지고 있던 그들 주식가치의 거의 3분의 2를 날렸다.
수많은 아시아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불행히도 파산할 것이며, 그들에게 돈을 빌
려준 국내,
국외 채권자들은 투자금을 잃게 될 것이다. 일부 단기 채권자들, 특히
인터뱅크시장에 관련된 사람들은 한동안 보호를 받았다. IMF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급속한 구제자금 철수를 유도할 위험을 염려하여 정식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채권은행들은 현재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비슷한 과정이 인도네시아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소득계산서를 보면 전체
적으로 위기가
외국 은행들에게 많은 희생을 줘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도덕적 위기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것을 처리하는
더 좋은 방법이
발견돼야 한다. 그러나 확실히 투자가들은, IMF가 그들을 구제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위험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고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
이다. 투자가들은 바보처럼 돈을 빌려준 바람에 손해를 보고 큰 타격을 받았던 것
이다.
<> 성장으로 돌아서는 길
일부 비판자들이 제의한 대안은, 위기에 빠진 나라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 그들
의 채권자들이
그들 나라의 채무를 정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를
정부와 민간 둘다가 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필요한 희생을 치루든 안 치루든 모두가 득을 보기 때문에, - 양차대전 사이와
1980년대의 - 경험은, 그러한 해결이 시간을
오래 끌고, 위기를 당한 나라들이
성장을 위해 상당한 코스트를 지불해가며 오래동안 시장접속을 기피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94-95년의 멕시코 위기에서는, 겨우 몇 달 동안에
시장접속이
이루어졌으며, 1년 이내 멕시코는 국제자본시장을 이용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 덕
분에 인상적인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비슷한 경우로 한국은 이미 국제자본
시장에 복귀했으며 태국도 곧 복귀할 예정이다.
IMF가 위기국들이 답보상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려한 한 두 번째 이유는 전염의
위험
때문이다. 시장이 고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의 위기는 아주 쉽게
다른 나라로 그리고 다른 대륙으로 퍼져 나간다고 IMF는
줄기차게 믿고 있는 것이
다.
이번 위기에 대한 IMF의 기본적인 접근은 적절한 것이었으며 - 완전했다고는 확신
하지 않지만
그러나 구조적인 요소가 무시되든가 구제자금이 개입되지 않았던 것
보다는 훨씬 잘 처리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우리들은,
IMF의 공공대
출이 없었더라면 이들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를 확실히 알 수는 없다. 그
러나 인도네시아에서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불은 잡혀가고 있으며, 개별
국가들에서의 위기가 깊고 불운한 것이었지만, 올 연말까지는 한국과 태국에서의
성장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믿어도 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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