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후의 독일 경제전모
(니혼게이자이,1997. 10. 27)
독일은 1999년의 유럽통화통합을 위해 경제구조개혁에 몰두하고
있다. 90년에 비원의 동서독 재통일을 이룬 독일로서 "유럽의 평화와 결속이 국내문제해결의 대 전제가 되며 그 핵심이 통화통합"(콜
총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된지 어언 7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동서격차해소는 요원한 상황이고, 400만을 넘는 전후 최악의
실업자를 안고 있으며, 경제구조개혁도 생각대로 진척되지 않고있 는 실정이다. 유럽통화통합이 되면 국제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에 하루 빨리 개혁을 추진하여 기업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되고 있 다.
┌──────────────────────┐ │ 독일 경제 개략
│ │ ─────── │ │면적 :
357,042 평방 킬로미터 │ │인구 : 8,182만명(95년 현재)
│ │주민 : 게르만 │ │GDP : 3조
6천 460억 마르크(96년) │ │수출 : 7,719억 마르크(96년) │
│수입 : 6,690억 마른크(96년) │ │외화준비고 : 1,210억
마르크(96년) │ │인플레률 : 1.5%(96년) │
│실업률 : 11.2%((97년 연 9개월 속보치) │
└──────────────────────┘
1. 잃어버린 정권 구심력
독일은 "레포름 슈타우(개혁의 정체)"라 불리는 상황에 빠져 있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여야당 백중세의 정치상황에 있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데는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사민당은
선거전술로서 개혁거부의 자세를 계 속하고 있다. 더구나 연립여당내에서도 보조가 맞지 않아 정권의 구심력이 사라 져 버린 정권말기현상이
개혁의 정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콜 총리는 기독교민주당(CDU)의 당대회에서 내년 9월 총선에서의
총리후보로 다시 선출됐다. 연설에서 그는 선거를 위해 결속을 호소하고, 총선후에도 당수 로서 계속 일할 것임을 천명했다. 대회
직전까지 소장의원들의 비판으로 시끌 시끌했으나 그것을 잠재운 것을 보면 그의 통솔력이 대단함을 다시 한번 과시 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올 여름에 세금감면의 간판을 내걸고 나온 연립내각의 일각인
자유민 주당(FDP)이 증세에 반대하여 연립해소도 불사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CDU와의 알력이 표면화되고 있다. CDU
내에서도 작센주의 비덴코프 총리등이 유럽통화통합의 연기론을 전개하는등 콜 총리에 반기를 들고 있다.
더욱이 정권의 핵심이며 자매정당인 기독교사회동맹(CSU)의 당수이기도 한
뷔 켈 재무장관이 사퇴의사를 흘리는등 연립기반의 취역점을 노정시키고 있다. 뷔켈재무장관은 총선에 대비하기 위해 내각개편을 요구했으나
총리가 이를 거 부한 것을 두고 "98년 총선 후에는 재무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내각개편 압력을 넣기
위해서였다.
결국 뷔켈이 사의를 철회함으로써 소란은 가라앉았지만, 뷔켈의
개편요구는, 이대로는 선거에 질 염려가 있다는 위기감과 FDP에 대한 정치적 견제에 의미 가 있었다.
CSU는 재무, 우정.통신, 보건, 경제협력.개발의 4 장관을 차지하고
있지만, 올 연말에 우정.통신장관직을 내놓게 된다. 그 결과 의석이 적은 FDP와 같은 3 각료직이 되기 때문에 당세를 유지하는 데는
내각개편으로 각료직을 확보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10월 들어 다시 개편안을 들고 나오는등 불씨가 사 라지지 않고
있다.
총선을 겨냥해 야당인 사회민주당은 콜 정권에 대한 공격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있기 때문에 레포름 슈타우가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전반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 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걱정은 유럽통화통합의 영향이다. 유럽위원회가
10월 14일 발표한 중기경제예측에 따르면, 독일은 97년의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의 3.0%가 되어 "3% 이하"라고 하는 참가기준을
겨우 턱걸이 하는 셈이 된다. 그 러나 정부채무가 국내총생산의 60% 이하라고 하는 기준에는 합격되지 않는등 재정개혁의 지연이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98년 5월에는 통합참가국이 결정되고 "유로"화와 각국통화의 교환율이
결정되 어 통화통합이 사실상 시작되는데 아무도 독일이 그때까지 경제구조개혁을 실 현할 수 있으리라고는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재정적자, 장기금리, 인플레률 등의 조건을 만족시킨다고 해도
개혁 없이 통합에 참가하는 꼴이 된다. 화란, 아일랜드, 스페인등의 중견국들이 구조 개혁을 추진하여 경기회복, 재정건전화,
실업억제등에 성공하고 있는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
개혁이 지연되고 있는 독일은, 통합참가 후에 다시 실업이 증가하고 재정이
악 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통합을 핵심적으로 주도한 독일이 단일통화인 유로화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하는 웃지못할 사태에 빠질
염려도 있다. 그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도 구조개혁을 서두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개혁의 좌절
10월 13일 콜 총리는 구 동독지역인 라이프찌히에서 개최된
기독교민주당 (CDU) 대회에서 국민들에게 높은 목표를 내걸고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10월 3일 슈트트갈트에서 개최된
동서독재통일 기념축전에서도 "독일인이 앞으로도 노력을 계속하면 훌륭한 장래를 기약할 수 있다."며 국 민들을
격려했다.
고복지국가인 독일이 자랑해 온 세계 최고의 임금수준과 복지 시스텀,
노사 협조에 의한 임금결정방식이나 노동관행은, 지금은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투자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코스트가 높은 독일에 정나미가 떨어져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있으 며, 경직화 된 노동시장은 고용창출의 장해가
되어 결국 전후 최악의 고용 상황을 불러오고 있다.
타개책으로서 콜 정권은 지난 해 봄, "투자와 고용을 위한 행동계획"을
결 정, 노동관행의 변경과 기업들의 사회보장부담경감등을 골자로 한 구조개 혁에 나섰다. 고용을 증가시키고 재정건전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유럽통화 통합 준비를 위해서기도 했다. 그러나 개혁안은 계속 두꺼운 벽에 부닥치고 말았다.
"세기의 개혁"이라 불리던 세제개혁은 7개월여의 곡절 끝에 지난 9월 말
의 회 양원 협의회에서 부결돼, 2000년 까지는 실현 불가능하게 됐다. 10월 17 일엔 이 안을 최종적으로 폐기시켜
버렸다.
98년과 99년에 평년 베이스로 300억 마르크의 소득.법인세 감세를
실시, 기 업부담을 경감시켜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으로부터의 투자증가로 고용 창출을 목표했던 것이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연방참의원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인 사회민주당(SPD)이 개혁을 절대 저지하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급료수준의 인하등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은 10월 10일에 연방의회를
통과했 으며, 최종적으로 연방참의원의 승인을 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99년부터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혁의 재원이
되는 부가가치세의 세 율인상에 대해서는 연방참의원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기서 거부되면 별도의 재원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독일 도매.무역업연합회의 훅스회장은 "이젠
독일서는 아무 사업도 할 수가 없다."고 탄식하고 있으며, 독일 납세자연맹의 데이케 회장은 "세제개혁의 좌절은 나라를 욕되게 한
짓"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개 혁지연으로 인한 실업증가와 독일기업들의 경쟁력 저하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독일산업연맹(BDI)의 헨켈회장은 10월 18일, "독일경제에는
비타민주사가 필 요하다. 이른바 법인세 감세, 유연한 노동시장, 규제완화 촉진등이 그것이다.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이렇게 밖에 할 수가 없다."고 지적, 개혁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하지만 현실은 답답하다. 콜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은 1년 후의 총선을
노린 야당의 저지전술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 98년 9월로 예정하 고 있는 총선이 끝날때까지는 개혁논의만 활발할 뿐
실제로 개혁은 성사되지 않는 폐쇄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 기업들 사정
독일의 수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수출산업이 달러화 절상/마르크화
절하 를 배경으로 호조추이여서 경기부양의 견인역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것 이다. 그러나 "마르크화 약세" 현상으로 고코스트
구조등의 "독일병"의 치유 는 생각대로 진척되지 않고있어 독일기업들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걱정하는 소리는 여전히 높다. 99년의
유럽통화통합을 앞두고 독일기업들은 경제의 "글로벌화" 대응준비에 여념이 없다.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97년 상반기 무역흑자는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580 억 마르크에 달했다. 90년의 670억 마르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 해의 무 역흑자는 7년 만에 1천억 마르크를 돌파할
공산이 크다.
자동차, 화학등 주요 산업의 기업수익에도 수출효과가 단적으로 나타나고
있 다. 폴크스바겐의 1-9월기 결산은, 모델 체인지 이전의 국내판매저조에도 불 구하고 수익이 73%나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대형
화학회사인 훽스트의 1-6월기 결산도 6.5%의 증익이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투자도 활발해져, 4-6월기의
실질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 신장됐으며, 97년 상반기의 재정적자는 GDP의 3.1%까지 축소되 었다. 유럽통화통합
참가기준에 별 문제없이 합격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영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독일산업연맹(BDI)의 한스 헨켈회장은,
많 은 경영자들이 현재의 환률을 환영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고코스트구조 자체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독일경제에 있어서의
달러고/마르크저는 [달 콤한 독약]에 지나지 않는다."며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독일산업계에 경제의 글로벌화에 의한 저코스트화와
구조조정, 정보통신혁명으로 힘을 키운 미국 내지 아시아기업들의 공세의 파도가 급격 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정이
있다.
올 3월, 철강.엔지니어링 1위 회사인 티센과 2위의 크루프는 양사의
철강부문 을 통합하는데 합의했다. 크루프가 티센에 적대적 매수태세를 보인 것이 발단 이 되었기 때문에 사전합의형성을 우선시하는 독일
산업계와 노동계는 과민한 반응을 보였었다.
이러한 적대적인 매수는 고용을 위태롭게 한다는 반발이 노동계에서
확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종적으로 사업통합으로 골인했기 때문에 이 한 건으로 서 미국의 US 스틸이나 일본의 신일본제철에 대한
독일 철강기업의 국제시장 점유율 싸움으로까지 번져 기간산업인 철강업계의 역할과 장래가 진솔하게 논 의되는 호기가 되기도
했다.
국제시장을 상대로 하는 기업들이 마르크화 절하 만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 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다임러 벤즈가 항공기와 가전.전기 자회사 매각으 로 자동차부문의 강화를 시도함으로써 주식시장에서
"명문부활"이라는 평가를 받아 낸 것이다. 3대 화학 메이커(훽스트, 바이엘, BASF)들도 의약이나 화학의 주력부문에 특화하고,
중국등 아시아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산하 자회사인 영국의 로버자동차사가 실적호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BMW에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현지생산한 스포츠 카인 "Z3" 가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폴쉐가 핀란드 현지생산을
최종결정하게 되면 "made in Germany 의 브랜드를 포기할까?" 하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마르크절하로 지탱되고 있는 수출주도의 경기회복이 자칫 인플레로 연결되지
않 을까 하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까지 환률시장을 방치해 온 독일연방 은행은 9월 들어 "너무 급작스런 마르크화 절하는
장기적으로 유럽경제에 짐이 될 수 있다."(디트 마이어 총재)며 견제를 시작했다.
독일이 세계시장에서 점하는 수출쉐어는, 동서독이 통일됐던 90년에
12.2%를 피크로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전자나 첨단기술분야에서 미.일에 뒤쳐지고 있어, 사회민주당의 논객인 슈뢰더 니더
작센주 총리는 "글로벌화에 견딜 수 있는 이노베이션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4. 금융계 동향
독일 금융계에서 재편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98년에는 남독일과
북독일에서 각각 대형 은행들끼리 합병키로 함으로써, 지금까지 계속돼 온 3대은행, 즉 도이치은행, 드래스너은행, 코멜츠은행의 안정된
밀월시대가 끝나고 약육강 식의 전국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보험계에서도 도이치 의료보험등 대 형 3사가 지주회사를 설립하는등
이미 재편을 시작하고 있다. 앞으로는 통화 통합에 대비, 유럽대륙 금융시장의 패권을 노리고 독일금융의 "범 유럽"화 움직임이 가속화
될 것이다.
독일 은행들의 자산 규모 ──────────── (96년
결산)
1. 도이치 은행 : 8,668억
마르크 2. 바이에리쉐 페라인즈 은행 바이에리쉐 저당대체은행 : 7,430억 마르크 3. 북
도이치주립은행 뱅크게젤샤프트 베를린 : 5,671억 마르크 4. 드레스너 은행 :
5,612억 마르크 5. 서 도이치 주립은행 : 4,708억 마르크 6. 코메르츠 은행 :
4,480억 마르크 7. 바이에른 주립은행 : 3,605억 마르크 8. DG
은행 : 3,318억 마르크 9. 부흥금융금고 : 2,516억
마르크 10. 남서 도이치 주립은행 : 2,074억 마르크
남부독일 바이에른주의 바이에리쉐 페라인즈은행과 바이에리쉐
저당대체 은행이 98년 봄에 합병한다. 두 은행을 합치면 자산규모가 7천 430억 마 르크에 이르러 독일에서 자산 순위 2위로
부상한다. 또한 북부독일의 북 도이치주립은행과 금융공동체인 뱅크게젤샤프트 베를린이 합병, 자산규모 5,671억 마르크의 3위 은행이
탄생한다.
남북 4 은행의 합병으로 지금까지 2위이던 드레스너은행은 4위로,
3위이던 코메르츠은행은 서 도이치 주립은행에도 밀려난 6위로 각각 전략, 독일 은 행계의 세력판도가 일변한다. 바이에른의 2 은행은
코메르츠은행등이 영업 전략으로 삼아 온 광역형 지역밀착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북부독일의 2은행 은 도이치은행등이 힘을 쏟고 있는
투자은행업무에 진력할 작정이다.
1위의 도이치은행은 "독일 최강에서 유럽 최강"이 되기 위해 제 1탄으로
프 랑스의 리텔(소구좌금융)형의 상업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투자은행업무는 이미 인수한 영국의 모건 그렌펠을 핵으로
미국등 해외로 확대중이다. 그런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점포의 대폭 삭감등 구조조정을 단 행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슬림화와 해외에서의
업무확대로 경쟁자들을 따 돌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드레스너은행은 미국의 투자은행 인수를 검토주이다.
코메르츠은행도 미국에서 자산운용회사를 인수, 새로운 수익원을 해외에서 찾을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드레스너은행은 유럽 최대의 보험회사이면서 동 은행의 최대 주주인
아리안 트와 자산관리및 기업연금운용사업에서 제휴를 교섭하고 있다. 도이치은행도 보험회사와의 제휴에 적극적이며 업태를 초월, 보험을
포함한 합종연횡 움직 임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도이치의료보험외에 대형 생명손해보험회사인 함불그
만하임, 빅토리아 홀딩 3사가 지주회사를 설립, 98년 초까지 지주회사 산하에 3사를 그룹회사 "ERGO"로 통합키로 했다.
ERGO는 의료보험분야에서는 유럽 최대가 되며, 여기에 생명손해보험을 보탠 종합보험분야에서는 독일국내에서 아리안 트에 이어 2위의
규모가 된다.
아리안트는 드레스너은행과의 제휴교섭을 벌이는 한편, 바이에리쉐
페라인즈 은행과 바이에리쉐저당대체은행과 합병하면서 증자등을 단행 최대주주가 된 다. 독일의 은행, 보험 재편극에서는 아리안트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앞으로 도이치은행과의 관계정립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유럽통화통합에 대한 방비 움직임으로는, 도이치증권거래소와 파리
증 권거래소, 스위스증권거래소가 포괄적으로 업무제휴등에 합의했고, 제 1탄으 로 프랑크푸르트, 파리, 쮜리히의 금융선물의
전자거래시스텀을 접속시켜 단 일시장기능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독일의 증권시장은 지난 해 11월 도이치 텔리컴의 상장을 계기로
개인주주가 급증, 주식투자부움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회복 지연과 독일연방은 행의 금리재인상관측등을 배경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가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매출액및 수익증가 기조가 통화통합이 시작되는 99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 이며, 장기적인 주가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 증권거래소의 포괄적인 제휴가 이러한 상승기운을 고취시키고
있으며, 해외로부터의 투자자금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 독.불의 거 래소는 주식거래에서도 제휴할 생각이며 단일통화
유로의 탄생을 앞둔 유럽 시장 단일화를 추진, 런던이나 뉴욕의 시장에 대항할 작정이다.
5. 멧세산업
독일의 각 주요도시에서 여러가지 전시장의 신설.확장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멧세라고 불려지는 전시회에 국내외로부터 관람객들이 900 만명에서 1천만명 가량 몰려오고 있어 그 경제효과가
크게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품회사와 내방객들에 의한 지출이 연간 약 150억 마르크에 달 해 "멧세산업"에 대한 각 도시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10월 15일, 프랑크푸르트시 중심부에서 세계 유력 출판사등이 참가하는
"북 페어"가 개막됐다. 100개국 이상에서 국내외 합쳐 약 6천 800개사가 참가했 다. 다양한 언어로 된 서적류가 18만
평방미터의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전 시회 6일간의 방문객 수는 약 30만명에 달했다.
수세기 전에 기원을 둔 이 북 페어는 2차대전후 1949년에 재개됐다.
세계 의 문예를 한 눈에 보면서 상거래로 연결하는 기능이 중심이 돼 왔지만, 최 근에는 전자출판물이나 인터넷등의 기술혁신에 의해
양상이 변화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6개동의 전시회장 가운데 그 1개동을 전자출판물이 점령 했다.
북 페어 이외에도 2년마다 한번씩 열려 매회 80만명 전후의 방문객을
모으 는 "국제 모터 쇼"등, 프랑크푸르트의 중요한 멧세는 20종 이상에 달한다. 멧세기간중에는 호텔, 레스트랑등이 초 만원을 이뤄
다대한 경제효과를 거 둔다.
독일국내 전체에서 백 수십개의 중요 멧세가 열리며 매년의 입장객 수가
900 만 내지 1천만 가운데 15-20%가 외국인들이다. 국내외로부터 출품사는 약 14 만 4천사를 헤아리며, 96년엔 92년에
비해 약 1만 3천사가 증가했다.
멧세의 운영, 전시회장운영이나 주변의 호텔등, 관련산업에 약 10만명이
종 사하고 있다한다.
멧세는 동부독일에서도 활발해지고 있다. 통일후의 경제재건이 아직
진행중 인 구 동독지역인 라이프찌히 시도 그 가운데 하나다. 96년에 10만 평방미 터의 새 전시관을 완성하고, 환경관련 기술견본시등
다른 도시와는 다른 특색 있는 멧세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뮌헨, 뉴렌베르그가 98년까지 전시장을 약 30% 확장하는 외에 베를린도
수 도기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99년까지 50% 증가한 16만 평방미 터로 전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96년의 주요 도시별 입장객 수를 보면, 하노버의 약 250만명을 필두로
그 외 다른 도시들이 100만명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새 종류의 멧세를 기획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최근 2,3년간만도
하노버 의 홈 일렉트로닉스 제품, 듀셀도르프의 냉장.냉동식품, 프랑크푸르트의 금융관련기술에 관한 견본시등이 발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수천에서 수만명 의 입장객에 그치겠지만 장차 세계 유력 멧세를 목표로 먼저 매진하겠다는 전략이다.
멧세의 경합은 독일 도시들 사이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싱가폴등과의
경쟁 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멧세운영회사 대표 스스로가 세계를 돌 며 참가기업수를 늘이는 홍보작전을 펴고
있다.
독일에서는 각 도시가 자동차, 인쇄기계, 사무기기등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을 위주로한 멧세를 갖고 있어, "방문객들은 1개소의 멧세를 보기만해도 관 심분야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에서 많은 방문객들을 모을 수가 있고 출품회사수도
증가하 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사한 멧세가 각지에서 난립할 우려도 있어, 인프라 정비 이상으로 기획력이 점점 시험받게 될 것
같다
6. 수도이전
독일의 베를린에의 수도이전 움직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콜 총리가
총리부 건물 완공 이전이라도 베를린으로의 이전을 표명함으로써 2000년까지 베를린 으로 이전하는 체제가 민.관에 걸쳐 준비되고
있다.
동서통일의 상징인 브란덴 부르그 문, 이 문을 에워싸고 동서로 뻗어 있던
장 벽이 무너진지 7년 만에 주위는 오피스 빌딩과 관공서 건물의 건설 러시를 이 루고 있다. 인접하는 독일 국회의사당(구 제국의회
의사당)은 대규모 복구공 사가 진행중이며, 호텔과 미대사관등 공공건물도 건설될 예정이다.
베를린에로의 수도이전은 94년 1월에 독일연방의회가 "2000년 말까지의
수도 이전"을 결정함으로써 대두됐다. 독일의 대기업등이 장래의 수요를 예상하고 이전을 결정했지만, 현재는 본에 있는 연방의회
일부의원들을 중심으로 베를 린에의 수도이전에 대한 반대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본은 평화적인 독일의 상징이다. 베를린은 제 1차, 제 2차세계대전의
이미 지가 늘 붙어다니고 있다."고 지적하는 본 시민들의 소리도 거세다고 한다.
베를린시민들 사이에는 일부에서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거나, 관공서
이전공 사의 짜임새등에서부터 이전기한을 2000년 말까지로 성급하게 다잡는 바람에 날림공사를 걱정하는 부류에 이르기까지 말들이
많았다.
이러한 우려섞인 목소리를 잠재운 것이 콜총리의 발언이었다.
총리부건물이 그 때까지 완성되지 않으면 과거의 건물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한 그의 말은, 산업계로 하여금 "베를린 이전
스케듈에 지나치게 과민하지 않도 록"하기 위해서였다.
베를린시 중심부에 있는 포츠담광장에서는 다임러 벤즈등 독일을
대표하는 대형기업들이 잇달아 오피스빌딩 건축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의 유명 호텔 인 "아드론"도 올 8월에 브란덴 부르그 문전에서 새
호텔을 개관했는데, 말 쑥한 건물이 문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이 호텔은 2차대전전, 영국의 희극배우 채플린이나 세계적인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 애용한 것으로도 유명 한데, "아드론을 보면 지난날의 베를린의 영화가 생각난다."며 감개무량해하 는
베를린시민들도 있다.
미극의 대형호텔회사인 웨스턴도 베를린에 "웨스턴 그랜드 베를린"의
운영을 시작했다. 이 호텔은 본래 구 동베를린에 있는 별 5개짜리 "그랜드 호텔"로 서 웨스턴이 20년간 계악을 맺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베를린의 디푼켄시장은 "앞으로 10년간 베를린은 크게 변할 것이며
21세기의 심벌이 될 것"이라며 기대에 차 있다.
베를린 이전 반대운동 주동자인 드라우트풀크씨도 올 9월 복구중인 구
제국 의회의사당 근처에 선술집을 오픈했다. 이 사람은 독일 사민당 활동가로 본 에 수도를 그대로 둬야 한다는 운동을 주도해 왔는데
그의 변신이 화제가 되 었다.
하지만 이러한 민.관의 수도이전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동서의 격차는
아직 도 크다. 베를린 시내에는 가난한 몰골을 한 독일인들이 낮부터 구 서베를린 지구 광장이나 대형 백화점등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구
서 베를린시민이나 관 광객들의 복장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역력하다.
실업률에서는 구 서독이 9.8%인데 반해 구 동독은 이의 2배인
18.2%나 된다는 조사도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엠닛트"가 실시한 시민조사에서는 구 서독시민에 반감을 가진 구 동독시민이
48.3%나 된다.
독일정부는 구 동독 부흥을 위해 7년간 약 9천 500억 마르크를
투자했지만 경 제격차시정은 아직도 요원한 것 같다. 베를린에서는 시장이 직접 아시아제국의 경제계 대표들을 초청해 "아시아.태평양
주간"을 개최하는등 국제무대등장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러나 베를린은 동서독 격차의 축소판이기도 하기 때문에 앞으로 신생
베를린 은 도시의 빈곤문제 해결에 꽤 투자를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