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명 |
만국부인 제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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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
제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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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년월일 |
1932-1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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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
文士 金東仁氏 夫人 訪問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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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婦人記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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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형태 |
대담·좌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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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서 가울이외다. 오늘 오후 넉점쯤해서 金東仁씨 부인을 방문하고저 시외 독립문밧게 나갓드니 엇더케도 선을한지
몰나요. 서울 길에 별로 익숙치 못한 기자는 찻기 어러운 杏村洞 막바지에 金東仁씨 宅을 찻느라고 몃 시간을 仁旺山압 넓은 촌을
헤매엿슴니다. 仁旺山으로부터 나러오는 바람은 몹시 싼을햇슴니다. 싸늘한 바람을 헤치면서 이 골목 저 골목 헤매다가 간신히 김씨宅을
차저 드러갓섯지요. 마루에 안저서 겨울옷 준비하시는 나 젊으신 부인이 바로 東仁씨의 令夫人이엿슴니다. 부인은 「東仁씨의 부인되시는 분을
차저왓슴니다」고 하는 기자의 말을 드르섯는지 말엇는지 안방으로 뛰여드러 가시드니 부군 東仁씨의 낫잠 주무시는 것을 깨우심니다. (나종에 아니
낫잠 주므시느라고 누운 것이 안이고 몸이 편치 안으서 누엇다고) 달게 즈무시는 것을 께우심에 미안스러워서 「안이올시다. 金선생님 부인을
뵈올러고 왓슴니다」 하고 소리를 놉히 첫섯슴니다. 그제야 부인은 하얏코 오동통한 얼골에 순진하고 귀염성스런 우슴을〈26〉 띄우면서
기자의 압헤 갓가히 와서 안즈라고 말슴하신담니다. 자리가 정돈되자 방에서 「붓드러늣코 무슨 말슴이든지 물어보십시요」하는 부군의 소리가
들엿슴니다. 물론 기자가 차저간 목적이 그것이엿슴니다 만은 金東仁씨가 겻헤 갓가히 게시니 말문이 맥혀도 지러니와 부인께서 대답해 주실
것갓치 안어서 기자는 「선생님은 어대 안가심닛가?」하고 말햇더니 「제가 업서야겟슴닛가.」하시고 東仁씨는 박그로 나가주섯슴니다. 기자는 인상
조흔 부인과 (金瓊愛씨) 조용히 안저 이야기할 것을 퍽으로 몹시
깃버햇섯서요. 「일긔가 퍽 싸늘해 젓서요. 겨울옷 준비하시는 것을 보니 더 싸늘한 긔분이 도는걸요.」 「네! 퍽
서늘해젓서요.」 하는 부인의 말세는 순전히 서도지방 사투리 그대로엿슴니다. 기자는 金東仁씨가 나가신 틈을 타서 속히 목적을 달할 양으로
다른 이야이는 거더넛코 물어보고 십던 몃 마듸 이약이의 첫 마듸부터 시작햇섯슴니다. 「언제 결혼하섯슴니가?」 「작년 4월에
햇슴니다.」 「그런데 벌서 저럿케 큰 어린애가 잇슴니다.」 「뭐 크나요? 작년 10월에 난는데요.」 「물론
연애결혼이시지요?」 「안이얘요. 부모님들께서 정해 주섯담니다.」 「이 곳 오시기는 언제쯤 이심닛가?」 「지난 4월에
왓슴니다.」 「싀댁은 어듸신지요?」 「평양임니다.」 「친정은 이듸세요?」 「평양서 좀 떠러진 싀골임니다.」 「이 곳
올나오시기까지는 싀골에 게섯겟지요?」 「네? 그랫슴니다.」 「싀골에 게실 적보다 책임이 중하시겟지요?」 「책임이 중하기도 함니다
만은 속이 편하닛까 호사하는 셈임니다. 싀골에 잇을 때는 아모리 편하게 해주신다고 해도 이쪽에서 엇전지 미안해서 늘 만이 편치
못하더군요.」 「그런데 실예 말슴 갓슴니다마은 김선생님 전 부인 되섯든 이는 지금 어듸게신가요?」 「글세요. 전에는 평양 잇다고
하드니 지금은 몰으겟슴니다.」 「그 부인안태서 난 애기들이 몃 치나 됨닛가?」 「열 세 살 먹은 오래비 한아와 열 한 살 먹은
누이동생이 잇슬 뿐임니다.」 「네! 뎨가 이러한 말슴만 작고 물어서 안됏슴니다만은 거리낌업시 말슴해 주신다면 고맙겟슴니다. 저- 전
부인안테서 난〈27〉 즉 전처 자식들에게 대해서 애착을 가지심닛가?」 「...」 엇전지 瓊愛씨는 말슴하시기를 주저하엿슴니다. 그럼으로
기자는 또 다시 말을 돌여서 물엇슴니다.」 「그 애들하고 또 경애씨가 나신 어린애와 어느 쪽이 더 사랑스렵슴닛가?」 「저는 아직
나희가 어러서 자식 귀한 줄을 모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사랑스럽다든가 하는 생각이 업담니다.」 「그러면 똑갓흐시다는 말슴임니다. 그런데
그 애들이 서흘어 하지 안슴닛가.」 「인제도 말슴햇지만요 저는 어리기 때문에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애들안테 일을 식히든지 심부럼을
식혀도 농담으로 하닛까 애들도 저안테 농담적으로 대한담니다.」 「애들이 뎌희 어머님 보고십허 하는 긔색이 뵈지 안슴닛까?」 「속으로는
엇저는지 몰으지만 것츠로는 절대로 그런 눈치가 뵈지 안어요. 다른 애들 갓흐면 뎌의 어머니가 어대 잇다는 말을 드르면 보고 싶허 갈 것인데
도모지 그런 일이 업스니 그 것만은 정말 유쾌함니다. 그러고 장차 자라면 몰으지만 지금은 꼭 친어머니처럼 생각함니다.」 「아버지가 애들을
사랑함닛가?」 「네 사랑함니다. 어머니 업는 애들을 아버지까지 사랑하지 안으시면 어점닛가.」 「내 동모 중에 남의 후처된 이가 잇는데
맛찬가지로 전처 자식이 잇지요. 그가 늘 하는 말인즉 자긔 남편이 전처자식들을 사랑하면 질투가 생겨나서 못살겟드라고 자긔가 그 애들을 사랑하든
맘까지 살작 도라서진다고 하더구만요. 참말 그럿슴닛가?」 「그야 사람에 따라 다르겟지요 만은 혹 그러케 되는 때가 잇지요. 내 맘이 불쾌할
때 그 애들을 가지고 귀해하고 사랑하면 맘이 더 불쾌합듸다.」 「김선생님이 전 부인을 생각하시는 때가 잇슴닛가?」 「속으로는
생각하시는지 몰으지요. 남에 속에 안드려 가 바스닛가요.」 「그런 긔분이 떠도는 때가 업섯슴닛가?」 「글세올시다. 뎨가 볼 줄 몰나서
그런지요. 아작 그러한 긔분을 발견치 못하고 삼니다.」 엇지햇든 氏는 말슴 한마듸에 주의에 주의를 가해서 말의 실수가 조곰도 업시 하느라고
퍽 애쓰시는 양이 보혓슴니다. 「만약 김선생이 전 부인 일을 생각하시고 우울해 하신다면 맘에 엇더하시겟슴닛가?」 「그컷케 하시지 안는
것만 못하겟지요.」〈28〉 「김선생께서 전 부인 이약이를 끄집어 내시는 때가 잇슴닛까?」 「제가 먼저 끄집어내면 이약이 나지요. 그
외에는 도모지 먼저 끄집어 안내심니다.」 「경애씨는 엇재서 전 부인 이약이를 끄집어 내심닛가?」 「우리가 전에는 재산이 잇섯다는데
지금은 업서젓서요. 그런 이약이를 하는 중이면 그이의 이약이가 자연 나오지요.」 「또 실예의 말슴을 함니다. 용서하십시오. 저 혹씨
총각안테 싀집 갓더면 하시는 생각을 가젓슬 때가 업슴닛가?」 「글세요. 제가 총각하고 살어 본 경험이 잇서야 알지요.」 하는 氏의
명담에는 기자도 엇절줄 몰나서 「참 그럴가요?」 하는 말 한 마듸 밧게 내놋치 못햇슴니다. 「그런데 제 생각 갓해서는 꼭 한 가지
불편은 잇을 것 갓흔데요? 만약 애들이 잘못한 일이 잇을 제 꼭 책망하고 주의를 식혀야할 텐데 내가 나흔 자식이 안인 것만큼 남들이나 또 애들
자체가 오해할가바서 참으시는 때가 업슴닛가?」 「물논 남의 후실 노릇을 하자면 거저 주의 주의하는 것이 제일 좃코요. 참는 것이
좃치요.」 「애들 때문에 김선생과 싸흐신 일이 업슴닛가.」 「애들 때문에 싸혼 일은 업지만 괴로운 세상을 살아갈여면 웨 싸홈이
업겟슴닛가닛?」 「그런데 엇더한 것이 싸홈의 원인이 되심닛가?」 「우리는 사실 말하자면 벌노 큰 문제도 업시 작난이 싸흠이 됨니다.
서로 자긔가 잘햇다고 욱이닛가요. 그 외에는 경제문제 때문이라고 할까요.」 「결혼생활이 엇덧슴니가? 괴롭슴닛가? 즐겁슴닛가?」 「처녀
때보다 괴로운 말이야 해서 무엇함닛가 만은 그래도 또 그 속에 樂이 잇스닛가 살지요.」 「김선생님이 퍽 사랑하시지요? 쑥스런
말슴이오나!」 「벌말슴 다-뭇슴니다. 그야 후처가 혹이라는 말이 잇지 안슴닛가. 먼저보다 물논 사랑하시기야 하지만 우리는 아직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지 못한데다가 그이가 사철 몸이 약하서서 화가 나는 때가 만슴니다.」 「김선생님이 어린애들 바주심닛가?」 「밧부시지 안으면
바주주심니다.」 「매일 외출하시는 가요?」 「안이요. 2, 3일에 한 번식이나 하심니다.」 「그 외에 시간엔 늘 원고를
쓰심니까?」 「안이얘요. 늘 누어게시지요.」(第8頁에 續) 〈29〉 「그러면 각 신문잡지에 죄다 소설을 쓰시는데 그 것은 언제
쓰심닛가?」 「원악 빨니 쓰시닛가요. 원고 쓰시는 시간은 얼마 안되심니다. 신문에 두회분 식 써 주시는 것도 30분 이내로 써 주시는데 그
것도 고단하서서 야단이심니다. 몸만 건강하시다면 아모 걱정 업겟슴니다.」 고 말슴하시는 부인의 얼골엔 가늘게 수심빗치
떠올낫슴니다. 「싀댁에서 경제 보조가 잇겟지요.」 「업슴니다.」 「그러면 순전히 원고료로 생활하심닛가?」 「...」
대답업시 거저 우서버리시는 부인의 양을 보아서 취측할 수 잇섯슴니다. 仁旺山 밋 놉흔 언덕에 해볏이 엷게 빗칠 때 기자는 분주히 부인에게
인사를 고하고 杏村洞 꼬부랑 길을 터벅터벅 내리거럿슴니다. 氏의 宅을 차즐 때보다 더 한 층 가을 기분이 농후해젓섯슴니다.〈8〉
〈26-2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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