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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비한 지식인… 추악한 가면을 벗기다

이강기 2015. 9. 22. 17:58
야비한 지식인… 추악한 가면을 벗기다
 
교육사상가 루소는 자신의 아이를 내버리고,
노동해방 역설한 마르크스가 45년간 가정부 착취
 
이범진 주간조선 기자 bomb@chosun.com
입력 : 2005.03.19 13:12 50' / 수정 : 2005.03.20 15:50 59'

그는 33세의 나이에 23세의 테레즈를 연인으로 삼았다. 그는 “그녀에게 눈곱만큼도 사랑을 느낀 적이 없다”며 “그녀로부터 충족된 욕구는 순전히 성적인 욕망이었을 뿐 그녀 개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천하고 무식한 계집종”이라며 “글은 물론 시계도 볼 줄 모르고, 오늘이 며칠인지도 모른다”고 조롱했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외출한 적도, 다른이와 함께 식사를 한 적도 없었다.

 


그는 “아이 양육과 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평소 역설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생활과 주장은 달랐다. 그는 테레즈가 낳은 아이에게 성도 이름도 주지 않았다. 그는 “아이를 내다버려야 한다고 힘들게 테레즈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로부터 얻은 4명의 다른 아이도 마찬가지로 처분했다. 그는 자신이 버린 아이 5명의 생년월일을 기록하지도 않았고, 그 아이들이 훗날 어떻게 됐는지 관심을 갖지도 않았다. 그의 이름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프랑스의 대표적 교육사상가로, 인간성의 존엄함을 역설하며 이성과 지성의 해방을 주장했던 계몽주의자, 바로 그 사람이다.

책은 위대한 명성 뒤에 가려진 지식인의 이중성을 고발한다. ‘뉴스테이츠먼’ 편집장을 지내며 ‘런던타임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기고해온 언론인 폴 존슨은 “지식인을 조심하라”며 “인류의 지도자이자 도덕적 스승으로 자부해온 ‘그들’의 도덕성은 누가 평가하느냐”고 되묻는다.

저자의 비판대에 오른 사람은 다양하다. 공산주의 사상의 대부 칼 마르크스, 세계적 문호 톨스토이, 작가 헤밍웨이, 철학자 러셀, 실존주의자 샤르트르, 소설가 조지 오웰 등 이름만 대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저명한 사람이 줄줄이 ‘단두대’에 오른다. 저자는 “자본가의 불법행위와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마르크스도 집안 청소와 요리를 도맡아 했던 가정부에게 동전 한푼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대해 그의 거짓말 사례를 제시하며 “습관적으로 거짓을 일삼던 못믿을 사람”이라고 평한다. 또 “논쟁을 즐겼다는 철학자 러셀은 뒤돌아서서 저주를 퍼붓던 망상증 환자였고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는 전형적인 남성우월주의자였으며 톨스토이는 사창가를 드나들면서도 ‘여성과의 교제=사회악’이라 주장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유명인사라 해서 도덕적 예외가 될 순 없다”며 “그들이 솔직해 보이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경고한다.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