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명 |
별건곤 제5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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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
제5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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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년월일 |
1932-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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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
朝鮮日報大騷動眞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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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
鄭泰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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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형태 |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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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 잇서서 신문 일처럼 말성 만흔 것은 별로 업슬 것이다. 일일이 다 말할
수 업스나 시대일보(時代日報)가 그러하엿고 중외일보(中外日報)가 그러햇스며 최근에 잇서서 중외일보의 후신인 중앙일보(中央日報)가 생겨난 지
몃달이 못되여 역시 말성 만흔 가운데 휴간중에 잇는 것이며 지금에 독단장을 치고 잇는 동아일보도 전날에 말성이 만엇스며 이제 말하랴는 조선일보
역시 말성 가운데 잇서 그 명맥이 사라질락말락한 중에 잇는 이 모든 사실이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을 것이다. 과연 조선의 신문은 아즉까지도 이와
가티 수난 시대에 처해 잇는 것이다. 따라서 신문과 거기에 관련된 인물이 조변석개하는 변화무쌍한 현상을 내고 잇다. 조선일보로 말하면
최근에 잇서서 동아일보와 한가지 조선 신문게의 양대 흑각으로서 언제던지 풍우를 비집는 형편에 잇섯다. 그러든 것이 조선일보는 일전
리승복(李昇馥) 등의 만주동포 구제금 횡령 사건으로 인하야 그 일홈이
따에 떨어지고 기세가 꺽기어 말하자면 황소가 어름판에 거꾸러진 모양이 되고 마럿다. 갓득이나 경영난 인물난 간부들의 의자 쟁탈전으로 신문사가
허덕지덕하든 판에 이 가튼 전조선의 민중으로부터 원성을 밧게 된 죄악을 범하엿슨 즉 압흐로 나아갈 길이 막연하엿슬 것이다. 그러나 죄과가
신문사에 잇지 안코 몃 사람 간부에 잇슴으로 하야 사장 안재홍(安在鴻) 영업국장 리승복이 법의 제재를 바더 수감된 후로 자진 사퇴한 사원들을 일코도
오히려 남은 몃 사람들의 사원이 다시 분기하야 사장에 유진태(兪鎭泰)를 추대하고
한기악(韓基岳)이 상무리사가 되어 사의 일을 여전히 게속해 나가게
되엿든 것이다. 조선에 몃개 안 되는 신문 기관이라 죄지은 자는 벌을 밧더라도 신문은 신문대로 꾸준히 나아감을 오히려 다행하게 생각되엿스나
불과 몃칠에 또다시 내부에 크나큰 파란이 생기여 이제는 신문이 십자가로에 방황하게 되엿스니 즉 림경래(林景來)씨의 출현이 그것이다. 림씨와 조선일보의 관게는
어떠한 것인가 조선일보의 력사의 한 페이지를 뒤적이지 안으면 안 된다. 리승복이 조선일보와 관게를 맷자 물질적으로나 당국에 관한 방편으로나
크게 도와 준 사람은 현재 전북 도지사 홍승균(洪承均)인 것은 세상이
잘 아는 바이지만 홍씨가 도지사로 영진하야 지방으로 가게 되자 리승복을 위하야 당국자와의 교섭을 윤활하게 하도록 할 필요가
생겨젓다. 그것은 리승복이 일어에 능치 못함으로 직접 교섭이 못 되고 또
간접으로 교섭함에 잇서서 중간에 사람을 둔다 하더라도 그 인물이 문제이엿든 것이다. 그리하야 홍씨가 부임할 당시에 홍씨는 림경래씨를 가장 적임자로 생각하고 리승복에게 소개하야 매사를 서로 상의하야 해가게 한 것이다. 이리하야
리 림, 두 사람은 대소사를 상의하야 나가게 되엿스니 조선일보 오늘의 운명은 실로 이때에 배태되엿다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리씨와
림씨는 그 후로 총독부 교섭뿐만 아니라 조선일보 자금 문제까지 상의하게 되엿다. 그리하야 리씨가 자금곤란을 하소하게 되면 림씨가 융통하야 주기도
하야 한번에 천원 몃천원한 것이 일만칠천원까지 도달하얏섯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경영이 날로 곤난에 곤난을 거듭하게 되자 림씨는 돈을 회수할
길이 망연하게 되어 비로소 근심하게 되엿다. 그러든 중 작년 7월 8일 구출자자회의(舊出資者會議)가 열리어 조선일보 쟁탈전이 생겨낫스니 이게
긔에 잇서서 리 림 량인은 부득불 공동전선을 아니 취할수 업게 되엿다. 그것은 리승복이 경영권을 빼앗길까 겁내고 림경래는 리승복이 경영권을 빼앗김으로 하야 꾸여준 돈을 회수할 가망이
업서짐으로 해서다. 그뿐아니라 여러해 동안 동심동력으로 게획한 모든 것이 수포에 도라갈 우려가 잇섯든 까닭이다. 여기에서 리승복과 림경래는 합력하야 그때 사장 신석우(申錫雨)와 암암리에 대항하지 아니하면 안되
엿섯다. 일일이 말할수 업스나 그때 형편으로 신석우의 호의로 사장 자리를
내노앗스나 리승복, 안재홍 등의 책동에 사장 자리를 빼앗김을 알게되자 분노가 극에 달하야
자기가 가지고 잇던 발행권을 권동진(權東鎭)에게 넘기는 동시에 사장으로 추대할 양으로
자기의 실인을 사용하야 당국에 조선일보 발행인 명의 변경원을 제출하엿든 것이다. 이것은 물론 리 안, 두 사람을 구축하랴는
게획이엇다. 그러자 리승복칙에서는 신문사에서 진체구좌(振替口座)에 사용하든 신씨의 도장을 사용하야 발행인<4>명의를
안재홍으로 변경하랴고 당국에 원서를 제출하얏든 것이다. 그리하야
결국은 리씨편에 승리가 도라가 안재홍으로 발행인변경이 되엿스니
이것은 무엇보다도 림경래의 활동에 의한 것이엇섯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안재홍 리승복이 동일한 전선을 취하엿지만 안씨가 리씨를 백년불변의 동지로
생각햇슬리 만무하엿겟고 리씨 역시 안씨를 사장으로 추대는 하엿지만 실상 동지로 밋기는 어려웟슬 것이다. 그럼으로 리승복은 급기야 안재홍을 속여 도장을 다른데 쓴다고 가저다가 그럭저럭 갑고 칠천원박게
안남은 채무를 일만칠천원으로 하야 명의변경원서를 맨드러 림경래에게 채권담보물로 공증하여주엇든 것이다. 채무변상기한이
지낫는지 안 지낫는지 모르나 리승복이 수감되기 전까지는 명의 변경에 대하야 일언반사가
업섯다가 리승복 안재홍이 덜컥 수감된 후 한기악이 유진태를 사장으로 추대하게 되자 별안간 림경래가 툭 튀여나와 공증하얏든 신청서를 게출하야 경무국의 허가를
어더 신문을 차지하여 가지고 업는 돈을 잇다하고 안 빌려 준 사옥을 빌렷다하고 덤벼들엇다. 한기악편에서는 신문을 페간하면 페간하엿지 림경래와 가튼 인물에게는 내여주지 못하겟다고 림씨가 평일에
리승복과 친밀한 관게가 잇섯다처도 리승복의 전후죄상이 력력히 세상에 드러난 이때에 잇서서 쪼처갈수 업다
하야 전일의 일로 반목하고 잇던 신석우 최선익과 다시 악수하야 사내에서 롱성하야 림경래를 방어하든 끄테 결국 사의 문을 굿게 페쇄하고 당국의 조처를
기다렷스나 사옥은 최선익의 소유요 사내 집기 전반은 신석우의 소유나 명의만은 엇절수 업는 경우에 처해
잇다. 조선일보의 형편이 대개 이러하고 보니 압흐로 엇지되여 갈 것인가. 우리는 이제 일보의 맥박만 집허볼박게 도리가 업다. 새로히
판권을 가지고 잇는 림씨는 돈을 꾸어 올랴는 중이니 돈만 되면 사옥이요 기게요 사원은 문제 업다 지국에서 해약한 댓자 다시 생겨날 수 잇다-하는
심산으로 버티고 잇다. 한편 구경영자칙에서는 무엇보다도 최선익이 다액의 현금을 내여노흐리라고 하며 림씨는 사실 돈이 업슨 즉
정 다급하면 빗만 밧고 판권을 도루 내여놀 터이니 그때 다시 차저다가 하자-이러한 일설이 잇다. 말 못하는 부처님 조선일보는 장차 어데로
갈 것인가? 생호아 사호아 동이냐 서이냐 그 거처가 심상치 안케 주목이
된다.<5>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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