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명 | 삼천리문학 제2집 | |||
호수 | 제2집 | |||
발행년월일 | 1938-04-01 | |||
기사제목 | 作家日記, 外人墓地有感 | |||
필자 | 咸大勳 | |||
기사형태 | 문예기타 | |||
작가의 일기라면 얼른 字義대로 해석하여 작가의 생활을 쓰는 일기처름 생각이 될 것이다. 사실에〈168〉 있어서도 작가의 생활을 쓰는 것이 작가일기 일런지 몰으지만 나는 도스토옢흐스키의 「작가일기」를 탐독한 때가 있었드니 망큼 편집자가 쓰라는 이 「작가일기」를 내 한 개의 미숙한 작가로써 쓰기엔 너무나 마음이 초조불안해진다. 원래 세계적으로 이름잇는 도스토옢흐스키-의 「작가일기」는 그가 1873년 「市民」이란 정치잡지의 편집장의 職에 앉게 된 것을 기회로 「市民」지상에 연재한 것이어니와 어떻든 이 「작가일기」는 그가 작가적 정열을 비로한 감상과 논문 등의 참된 勞作으로써 니-체로 하여금 도스토옢흐스키-를 발견한 것은 내게 있어서 스탕달의 발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다. 그는 내게 심리학상 무엇인가를 가르처준 유일의 사람이라」고 절규케 할 만큼 이 「작가일기」가 가지는 가치는 휼융한 것이다. 「작가의 일기」는 1873년에 시작하야 1876, 77년 及 1880년에 이르럿거니와 그 동안 수 개의 작품을 쓰지 않은 것 않이지만 어떠튼 「작가의 일기」는 그의 「작가완성」의 사상발전 과정을 보히면서 소설이란 일정한 형식을 초월한 사상과 논문으로 된 것인 망큼 그의 정열의 소산인 이 일기엔 그의 면모가 여실히 나타나는 것이다. 각설 위대한 문호 도스토옢흐스키-의 작가의 일기는 그 사회적인 또 시사적인 비평의 세계를 창조하면서 銳意 비판의 메쓰로써 작가적 정열을 쏘다노앗지만 우리는 무엇을 쓸건가 다만 가슴속에 타는 불길이 마음을 초조하게 할 뿐이다. 내 가슴엔 소리라도 높이 부르짓고 싶은 충동도 없는 것이 않이오. 하늘을 나를만한 용기도 없는 것은 않이지만 크게 소리라도 지르려니 목이 쉬였고 하늘을 나르려니 공기가 희박해서 나를 수가 없다. 다만 나는 무기력한 나의 생활의 하로를 적어 이 혼탁한 시대에 거러가는 한 토막을 써볼가 한다. 1월 16일 晴 팔만대장경 도난의 報를 접하고 합천 해인사를 다녀온 다음 날이 바로 1월 16일이다. 수일동안 여로에 곤한 몸을 쉬일 겨를이 없이 나는 2, 3인의 벗과 동경으로 가는 OO양을 보내러 경성역에 간 것이 오후 2시 반, 2개월여를 그들과 만나는 사히 깊어진 우정을 오늘 보내려는 섭섭한 마음에 아런한 슯흠을 맛보며 나는 역 한 모통이에〈169〉 서있었다. 행인지 불행인지는 몰으거니와 기차가 만원이라하야 떠나지 못하게 된 것을 오히려 다행하다하며 4, 5인의 일당이 기념촬영을 하고 唐人里행 차를 탓을 땐 석양빗긴 해ㅅ발이 힘없이 차창을 엿보고 있었다. 唐人里를 가는 것은 거긔 張형의 애인이 있다는 걸 알고 내가 주장한 것이어니와 張형은 그 여자를 찾기엔 넘우나 사람이 많었음을 기피햇든지 外人墓地에 갈 것을 주장했다. 唐人里역에서 나려 이리꼬불 저리꼬불 外人墓地를 찾었을떤 석양빛이 퍽 기우러저 저녁 바람이 한끗 뺨에 차거운 물결을 지우고 있었다. 여긔는 그 어니 땐가 한참 극예술연구회가 연극을 전문적으로 하든 황금시대 공연을 끝맡치고 픽닉을 왓든 곧! 그러나 그 때는 5월인가 되여 이 황량한 곧에도 녹음이 욱어지고 꽃방을이 향그런 우슴을 텃드리고 있엇건만 오늘이 1월 16일 대지엔 눈과 어름이 깔리엇고 나무가지엔 입 하나이 없다. 그러나 공동묘지라 해도 조선 사람의 묘지와는 달러 그렇게 무섭거나 요괴라도 날뜻 공포증은 생기지 않는. 여긔저긔 무친 무덤우에 세운 비들이 한끝 석양 노을에 더 한층 애닯은 애상의 수심을 가슴에 서려죽다. 거긔는 英, 佛, 獨, 露文으로 색여진 글자들이 비우에 그려있다. 대개 兒墳이 많고 남녀 어른들의 무덤들도 있다. 제각기 마음 내키0는 그대로 우리들은 비앞에 섯다. 우연히 여긴엔 英, 佛, 露 3국어를 解得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리하야 제 각기 알 수 있는 그 비문앞에 섯다. 제일 승거운 게 英文碑文! 평범하게 언제 죽은 것 어듸서 나서 몃 살이였다는 것 등이 써있다. 바로 따우에 덮은 비 하나! 그건 佛文 나는 佛文을 아지 못하므로 거긔 무슨 글을 썻든지는 몰우지만 李, 張 兩형의 해석으로 자기 안해의 죽음을 시로 알 것인 줄을 알엇다. 한 사내의 죽은 안해를 생각하는 그 순정이 비문우에 눈물로 색여저 다시 저 먼 천국에서 만날 것을 굳게 약속한 그 글! 거긔는 평생을 같이 걸어가려다 몬저 간 안해를 슯어하는 정이 속속드러 있었다. 내 일즉이 彌阪里 공동묘지에서 어떤 舞姬가 자기 남편 죽은 무덤앞에 세운 비석에 자기 이름은 쓰지 않고 友人一同이라〈170〉 쓴 것을 보고 무정한 안해를 책한 일도 잇거만 이 외지에 와서 죽은 안해게 이 피눈물 어린 글을 쓴 미지의 남성, 아! 그대는 어듸 잇는가? 나는 그 비문의 해석을 듯고 석양 노을을 밟으며 서편 짝에 고요히 선 몃 개의 묘비를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고 있었다. 카작크인 누구라는 비가 눈에 띄인다. 이 만리이역에 무치인 그의 혼은 과연 멀리 고국으로 갓든가? 다시 발길을 돌리니 묘비 속에 색인 사진이 유리속에 잠들고 있는 8세되는 어린이의 무덤이 보힌다. 「고요히 잠들라. 내 귀여운 애야! 미래엔 저긔서 만나게 해다오」하는 露文으로 쓴 비문이 색여저있다. 이 어린 영은 이 외국에 와서 성장도 해보지 못하고 이역 하늘아래 무치였으니 그 혼은 길이 잠들어 이 조선 땅에 깃드릴 것이다. 그리면 부듸 평화로히 잠들지어다. 나는 십자를 거으어 이러케 중얼그렷다. 아지 못하거니와 필시 그는 白系露人의 아들이였을 것이다. 혁명으로 쫓긴 白系露人이 이 조선 땅에까지 와서 어린이를 뭇는 슯음이 얼마나 컷슬가? 죽음에 있어서 거의 慈悲가 있는 것은 민족의 別이 어듸 있으랴? 나는 깊이 그 어린 영전에 머리를 숙여 그의 혼이 평화로히 잠들기를 바랫다. 과연 죽음은 생을 넘어선 세계에 죽음으로써 사람은 모-든 것을 청산한다. 다만 죽은 뒤에 남는 것은 그가 일생 끼치고 간 巧績만이 남을 것이다. 그러면 이 세상에 와서 아-모것도 한 것 없이 간 인간이야 얼마나 슯을 것이랴? 죽으면 시체는 흙으로 화해버리고 말고 그가 남기고 간 위대한 말과 일이 남어있을거니 만일에 그런 말과 일이 없엇다면 그는 일생을 헛되히 산 것이다. 죽은 뒤에 남는 것은 높은 지위도 榮讚도 금전도 다 않이다. 남긴 일과 말과 사상이 남어잇는 것이다. 그러기에 千秋萬代 大權力家, 大富豪의 이름이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고 위대한 사상가, 문호, 종교가가 남어있는 것이다. 사람은 현실에서 權力慾, 名譽慾, 物慾, 色慾에 빠지지만 사람이 죽기만 하면 이런 것은 일편 구름으로 살아지고 마는 것을 본 사람은 헛되히 싸우고 욕하고 질투하고 비방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이 묘지에서 마음 속에 살아젓든 새〈171〉 인생을 찾엇노라. 그리고 항상 밧분 시간으로 달리기 때문에 깊은 사색의 세계를 갖어보지 못하는 슯음을 다시금 늣기엇노라. 작가는 인생을 예민하게 통찰하는 눈이 있어야 하는 동시 인생을 심각하게 연구하고 사색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간적 여유를 갓지 못하는 내게 어찌 심각한 인생이 그려질 수 있으랴! 도스토옢흐스키-는 인생사회의 모-든 부문을 깊히 묘사하기 위해서 소설적 구성에 있어서 저자를 무시한 점이 많엇다 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인생의 참되게 고민하는 혼의 고백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긔 소설의 예술적 가치가 있고 사상적 내용이 있는 것이 않일가? 우리의 발길은 다시 한강 하류 어름 언 위로 옴겨젓다. 가을철 들면서 차지든 물이 이제 꽉 얼어붙어 詩趣를 내이든 범선의 그림자가 보히지 않으니 망망한 빙해! 여긔는 찬바람이 북극의 빙해에서 처럼 뺨을 따릴 뿐이다. 몃 친구가 어름을 지친다. 사람온 묘해서 강물우엔 배를 만들어 띄우고 이 어름위엔 스케-트를 비러내어 달리게 한다. 이 얼마나 인생의 오묘한 재능인가? 프른 별들이 숨박곡질 하고 있다. 얼마되지 않어 동산에 달이 솟삿다. 「오렌지빛이지?」 「아-니 레몽빛!」 동산에서 처음 나오는 달빛을 가지고 서로 쟁론을 하다가 문득 화제는 문학상의 달로 옴겨젓다. 서양사람들은 창백한 달빛이라하여 달을 그리 좋아하지 않음인지 문학상에 달을 제재한 것이 극히 적지만 동양문학에야 달에 대한 시와 산문이 그 얼마나 많든가? 달을 보는 감정이 동양사람에게 훨신 많이 발달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여긔 ?嘆적인 동양문학의 특징이 있어 그런지는 몰라도 또한 여긔에 동양문학의 풍류성이 잇지 않을가? 별들은 그들이 많이 제재헷스되 웨 달은 그들의 감정을 음직이지 않엇슬가? 밤 하늘의 별들도 물론 사람의 마음을 잡아 흔드나 달의 그 모양처름 사람의 마음을 감상의 세계로 이끌지는 못할 것이다. 웬심인지 도대체 달은 동양 사람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하나의 서정적인 세계이요 또 능히 친하고 앳기는〈172〉 하나의 ?嘆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한문에 있어서 달을 제재한 것은 그 수를 헤아릴 길이 없는 것이지만 조선 고문학상에 있어서도 일반에게 대중화된 시조에서 보면 그 수가 얼마나 많은 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秋月이 滿庭한데 슯이우는 저기럭이 霜風이 日高하면 도라오기 어려워라 밤중만 중춘에 떠있어 잠든 나를 깨오노니 이건 기럭이에 중점을 든 것이지만 역시 달을 읇엇고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3更인데 一枝春心을 子規야 알랴만은 多情도 病인양하에 잠못들어 이건 月白한 때 님을 그리는 마음을 그린 것이니 여긔 달의 소임이 중한 것을 알 수 있고 西山에 日暮하니 천지에 가이없다 梨花에 月白하니 님 생각 새로워라 杜鵑아 너는 누를 그려 밤새도록 우느니 이에도 결국 달은 중요한 소임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동양문학엔 기럭이와, 달과, 꽃과 달이 크게 깊은 인연을 갖이고 있다. 어쩐지 나도 소년시절 가을달 밝은 밤에 바이올린이나 하-모니카를 듯고 밤을 거이 새다싶이 달에 解한 때가 있었고 지금도 달을 보고 거긔서 늣기는 感傷性이 30이 훨신 지난 나를 괴롭피우거니와 이 달은 이날 밤에 가슴속에 요란한 파문을 일으켜 주었다. 달이 퍼그나 올라와 우리는 다시 교외의 길을 더듬어 걸으면서 이야기의 꽃을 피웟다. 문득 화제가 방송에 대해 전해 젓을 때 그 누구가 서양선 방송 후에 꼭 자기가 자장 귀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른다는 말을 끄냇슬 때 나는 문득 서양 사람은 개성을 존중하고 또 사와 공을 경우에 의해서는 서로 이용하는 것을 다시금 늣기고 그들의 생활에 정신적 물질적 여유 잇음을 다시 부리워하였노라. 슯은 汽笛과 함께 차와 와다엇다. 자살하고 싶다는 모군을 붓들고 차에 올라오니 방안이 다시 명랑해진다. 차는 작고 남으로 간다. 기차여행은 항상 나에게 미련의 세계를 갓게 하거니 그러나 10분도 못되는 승차가 우리게 얼마나 뿌리깊은 미련을 주었으랴? (1월 26일 밤)〈173〉 〈168-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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