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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고향을 찾아서 - 시공과 종교를 초월한 불멸의 고전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쿠오 바디스》

이강기 2015. 10. 2. 11:17

명작의 고향을 찾아서 <7> 시공과 종교를 초월한 불멸의 고전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쿠오 바디스》

 

글·사진 : 許容善 여행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월간조선 2012년 7월호

 

콜로세움의 외벽.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건물 곳곳이 파손되거나 사라졌다.
  ‘역사소설의 거장’으로 알려진 헨리크 시엔키에비치(Henryk Sienkiewicz)의 장편소설 《쿠오 바디스》는 네로 황제가 통치하는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1896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이 작품으로 그는 190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쿠오 바디스》는 기독교를 믿는 청년 귀족 비니키우스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처녀 리기아의 사랑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고대적 세계관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투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작품에 녹여냈다. 당시 로마제국은 그리스도교를 금지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박해했다. 특히 네로 황제는 로마 시내에서 일어난 대화재(大火災)의 책임을 기독교인들에게 몰아 그들을 살해했다. 작품에는 로마제국 상류층의 타락과 사치, 로마의 대화재, 원형경기장에서 일어난 기독교인 학살 장면이 묘사돼 있다.
 
성 베드로 대성당 내부. 미켈란젤로가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관을 상징하여 제작한 돔의 직경은 42m에 달한다.
  로마가 그리스도교와 연관을 맺은 것은 베드로와 바울이 전도하면서부터다.
 
  “쿠오 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기독교인들에 대한 네로 황제의 혹독한 박해를 피해 로마를 탈출하던 베드로가 자신과 반대로 로마를 향해 걸어 들어오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물었다는 질문이다. 당시 예수는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해 로마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답했다. 이에 부끄러워진 베드로는 즉시 로마로 돌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 그 자리가 몬토리오 언덕으로 전해진다. 베드로의 묘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것이 베드로 대성당이다.
 
베드로가 네로 황제의 탄압을 피해 로마를 탈출하던 중 예수를 만난 아피아 가도. 로마 시대 군용도로다.
  콜로세움(원형경기장)은 75년경 베스파시아누스 황제가 3층으로 건설한 로마의 상징적인 구조물이다. 이곳에서는 노예들의 맹수 사냥과 검투 시합이 벌어졌다.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경기는 계속되었고, 당시의 로마 시민들은 이것을 최대의 오락으로 생각했다.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인간을 열광하며 바라보는 광경을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많은 기독교인은 탄압을 피해 지하 공동묘지로 숨어 들어가 살았다. 그곳을 카타 콤베라 부르는데, 로마 시내와 그 인근에 51곳이나 있다. 300년 동안 약 600만 명이 매장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 베드로 대성당 옥상에서 내려다본 바티칸 광장과 로마 시가지.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다는 몬토리오 언덕에 세워진 돔. 1502년 브라만테가 설계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폴란드 바르샤바 시가지 모습.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로 작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는 이곳에 살면서 많은 글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