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 語學

명작의 고향을 찾아서 - 스페인 문학기행 -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카르멘》

이강기 2015. 10. 2. 11:18

명작의 고향을 찾아서 - 스페인 문학기행

 

문학기행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카르멘》

 

 

글·사진 : 許容善 여행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월간조선 2012년 11월호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는 이슬람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많다.
  머리에 재스민 꽃송이를 꽂고 빨간 구두에 빨간 리본을 단 집시. 하얀 어깨를 드러낸 채 암망아지처럼 허리를 흔들며 남자를 유혹하는 매혹적인 여인, 카르멘.
 
  소설 《카르멘》은 프랑스의 고고학자이자 작가인 프로스페르 메리메가 1845년 발표한 작품이다. 그는 1830년과 1840년 두 차례 스페인 여행을 했으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1845년 단 8일 만에 《카르멘》을 완성했다.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고고학자인 주인공이 유적 답사를 위해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를 여행하는 도중 산적 돈 호세 나바로를 만나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2부에서는 코르도바에서 아름다운 집시 여인 카르멘을 만나는 장면이 묘사된다. 3부에는 돈 호세에게 전해 듣는 카르멘의 이야기가, 4부에는 집시들의 언어와 풍속에 대해 서술된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과거 산이나 숲에는 잔인한 산적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소설의 주요 작품 무대는 코르도바와 그라나다다. 코르도바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도시로 거주 인구가 30만명을 약간 넘는 한적한 소도시다. 코르도바의 과달키비르 강에는 오래된 돌다리가 있는데, 작가는 실제로 이 다리에서 6시를 알리는 성당 종소리에 맞춰 수많은 여성이 알몸으로 물속에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중 한 여인을 보고 그는 이렇게 묘사했다. “기묘하면서도 야생적인 아름다움이었고 처음 보면 조금 놀랄 만한 얼굴이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용모였다. 또한 그녀의 눈에 담긴 표정은 관능적이면서도 사나웠다. 나는 그 이후 어떤 사람한테서도 이런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집시의 눈, 늑대의 눈이라는 스페인 격언이 얼마나 날카로운 관찰력에서 나온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바로 입술이 두툼한 야성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이다.
 
코르도바 시내 대성당의 종탑.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북쪽에 있는 그라나다는 7세기부터 약 800년간 이슬람 세력의 중심도시로서 번영을 누렸다. 시내에는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 16세기 지은 수도원과 대학, 16~18세기 완공한 대성당 같은 이름난 건축물들이 자리한다. 알람브라 궁전과 인접한 알바이신 지구에는 집시와 이슬람 교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는 밤마다 집시들의 플라멩코 춤이 공연된다.⊙
 
집시들이 추는 열정적인 플라멩코 춤. 집시들의 애잔한 삶이 녹아 있는 몸 사위다.

군경(軍警)이 지키는 성문.

코르도바의 육중한 성문을 지나는 관광객들.

귀여운 코르도바의 소녀.

코르도바 시내 대성당의 종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