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들, 학습과 이론무장에 나서다?
(한겨레신문 보도내용)
△ 5일 월간조선이 주최하는 ‘이론무장을 위한 대강연회’가 열린 장충체육관 입구에 걸린 현수막. 김순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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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월간조선 주최 ’이론무장을 위한 대강연’…노인층 운집
[8신] 오후 7시30분 강연이 끝난 뒤, “거리로 나가고 싶다”
강연 참석자들은 “감명받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더러는 “거리로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1. 진창수(서울 강남구·61) =“흐뭇했다. 내가 가야할 방향이 어디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 방향으로 가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 현 정권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이다.”
2. 최상열(경기 고양시·63) =“감명받았다. 이 나라가 좌경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런데 <한겨레>는 정권 나팔수 아니냐? 동창회에 참석하거나 자녀에게 전화 걸어 얘기하고 싶다.”
3. 이금옥(서울 송파구·49) =“국보법 폐지는 시기상조라는 걸 느꼈다. 아들 딸 모두 대학생인데 돌아가서 얘기해줘야 겠다. 우리처럼 고생해서 송파에 집장만한 사람들을 모두 떳떳치 못한 사람들인 것처럼 노무현 정부가 몰아가고 있다.”
4. 도류스님(강원도 화천 <불도암>·45) =“오늘 강연 아주 좋았다. 성공적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친북좌익세력과 자유민주세력간의 충돌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오늘 연사들은 그 전선의 최일선에 선 사람들이고,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순수한 애국시민들이다. 돌아가서 이런 주변의 젊은 아이들을 상대로 이념, 정치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되겠다.”
5. 김관중(부산 경상대학생·26) =“전반적으로 내용 좋았다.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난 순수하게 월간조선 사이트를 보고 개인적으로 찾아왔는데, 아쉬운 점은 내 또래의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매우 유감이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내려가서 할 일을 모색해보고 싶다. 이런 행사가 있다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6. 김연희(서울 동작구·32) =“좋았고 감명 깊었다. 우리 나라가 김정일 편과 대한민국 편으로 양분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실히 느꼈다. 오늘 나이든 분들만 있었던 것은 아쉽다. 젊은 사람들은 이런 데 참석 안 하는 것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답답하다. 지난 대선도 “인터넷의 승리”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모두들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7. 현소환(서울 송파구·67) =“새로운 진실을 알게 된 것 같다. 독일 의사는 좀 과격했던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좋았다.”
8. 김수경(서울 송파구·67) =“마음에 뭉쳐 있던 것을 후련하게 풀어주었다. 생각보다는 점잖았던 것 같다.”
9. 김영수(경기 부천·59) =“그냥 들어보러 왔는데, 독일의사는 너무 때린다 싶더라.”
조갑제 대표의 연설을 끝으로 이날 강연회는 예정시간을 많이 넘긴 오후 6시50분께 끝났다. 참석자들은 <전우여 잘자라>, <조국찬가> 등을 부른 뒤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박정희-전두환,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군인출신 대통령 후보를 대통령선거인단이라는 거수기로 ’정당성’을 부여한 곳이 이날 강연회가 열린 장충체육관이었다. 30년이 흐른 뒤에도 장충체육관의 쓰임새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강연이 끝난 장충체육관 밖에는 을씨년스런 가을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7신] 오후 6시50분, 조갑제 “중립지대는 없다. 김정일편이냐 대한민국편이냐?”
이날 행사를 주최한 월간조선의 조갑제 발행인 겸 편집인은 맨 마지막, 8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그는 참석자를 향해 “분노가 여러분을 끌어들인 것이다”며 “국민혁명의 주체세력이자, 거대한 체제 수호자”라고 말했다. 그의 연설을 요약하면 이렇다.
“김정일 편인가, 대한민국 편인가를 나누어야 한다. …김정일 추종자를 진보세력이라고 부르는데…북한이 지향하는 방향과 비슷한 민주노동당이 들어오니까 진보가 들어왔다고 언론에서 그러는데 진보의 정확한 개념을 세워야 한다. …헌법재판소 수도이전 위헌은 명백한 논리 외에 국민여론 70% 이상이 반대했다. …월간조선도 기여했다. 월간조선은 ‘천도’하면서 왜 신행정수도이전이라고 해서 국민을 속이느냐, 정권 사기단 아니냐고 썼다. …절대 김정일과 추종세력을 진보세력이라고 해선 안된다.
…김정일 정권이 노무현 시대 때 무너져서는 안된다. 통일을 기피하므로써 분단이 고착화되고, 친 중국 정권이 들어서 분단이 영구화되는 코스다. 김정일이 무너졌으면 좋겠지만 노무현 때는 아니었으면 한다.
…김정일을 돕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을 도와야 한다.…한반도 상황이 대한민국 편이냐, 북한 편이냐 나누는 것처럼, 어둠의 편에 선 햇볕은 어둠을 가릴 수 없다.
…국민들을 세뇌해서 노무현 정권이 탄생했다. 국회를 좌파가 장악했다. 반공·친미정권이 무너졌다. 경찰은 작년 여름 집회에서 인공기를 태우려 하니 육탄공격하면서 인공기를 보호했다. 우리를 지켜줄 공권력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으로 지킬 것인가. 순수한 애국심과 헌법을 활자에서 끌어내자. 헌법에 물어보자.…헌법을 파괴하는 친북좌익세력을 없애자. 겁을 주어야한다.
마음 속으로의 애국은 의미없다.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돈을 써야한다. …김정일 편, 대한민국 편의 대결은 진실과 거짓의 대결이다. 우리는 진실의 편이며, 친북좌익은 거짓이다.
…‘애국운동은 정의롭고 진실되고 선하고 강함으로 승리한다’고 젊은이를 가르쳐야 한다. …시간이 없다. 빨리 전진해야한다. 걸림돌이 되는 세력을 치워야 한다. …민심을 잡아야한다. 김정일 똘마니들이 잡느냐, 성실하게 일한 근대화의 중심인 여러분이 잡아 젊은이를 이끄느냐가 결정난다. 지는 게임이 아니다.
…중립지대가 없다. 애국세력은 어렵게 지켜온 자유를, 애국의 등불을 들어야 한다. 건강을 되찾은 대한민국과 함께 전진할 것이다. 역사의 필연이다. 우리는 정통이며, 선의이고 반대는 이단이며 악함이다. 대한민국은 전진해야한다. 함께 달려갑시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6신] 오후 6시20분, 송복 “노무현은 과거로 회귀하는 수구파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오른쪽 사진)는 7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주제는 “한국의 보수세력은 무엇을 해야 하나”다.
그는 “보수파, 보수주의의 언어를 회복하자”며 “보수파라하면 수구주의자로 생각하는데 잘못으로, 한국 보수세력은 끊임없이 개혁하는 세력이자, 언제나 역사를 만들고 주류를 생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진보파라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과격파,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라고 부른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보수도 개혁을 하려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역사에 지식이 없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송 명예교수는 “노무현 정권 때 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세계 경쟁력이 18위에서 29위로 떨어진 것은 개혁을 할 줄 몰랐기 때문”이라며 “과거로 회귀하기 때문에 자꾸 떨어지는 것이며, 따라서 수구파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정권은 과거사 규명법과 언론법 등을 이야기하며 국가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려한다”며 “행동하는 보수파가 되자. 국가를 위해 단합하자”고 강조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5신] 오후 6시, 폴러첸 ‘민족반역자 청와대 둘 수 없다’ 대통령 겨냥 극언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월간조선 주최의 ’이론무장을 위한 강연회’ 다섯번째 연설자로는 이동복(오른쪽 사진) 전 국회의원이 나섰다.
그는 “현 정권이 좌파정권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도둑이 나는 도둑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정권은 제주 4·3 무장사건을 민주화운동이라고 부른다”며 “인터넷에 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선전물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섯번째 연사로 나선 의사 출신의 독일인 노르베르트 폴러첸은 극단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때문에 취재중이던 기자들 사이에서 “내란선동이다”, “전쟁선동이다”는 소리가 튀어나올 정도였다.
그는 “한국경제의 악화원인은 북한이며, 북한의 유일한 문제는 김정일이다”며 “김정일은 핵을 만들어 협박하며 여러분을 인질로 한다”고 주장했다. 또 “또다른 (경제난) 원인은 김정일이 가장 친한 친구 노무현을 청와대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며 “국보법을 폐지하고, KBS가 편파방송을 하고, 남에서 북으로 뇌물을 주는 여기가 서울입니까, 평양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한국경제가 파탄난 것은 친 김정일 세력이 한국정부에 있기 때문이다”며 “북한의 김정일뿐 아니라 남한의 독재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러첸(왼쪽 사진)의 극단적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대량살상범 김정일과 어깨동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부시재선 뒤 김정일은 삶이 얼마 안남았음을 알 것이다”며 “제2의 한국전쟁의 가능성이 높으니, 살고 싶으면 모두 일어나 전쟁의 위험을 막자”고 소리쳤다.
또 그는 “더이상 침묵하는 다수가 되어선 안된다”며 “거리로 나가 ‘김정일을 용납할 수 없다’, ‘민족반역자를 청와대에 둘 수 없다’고 외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파탄과 북핵사태는 김정일과 노무현 때문이다”며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려면 노무현을 평양으로 수출하자. 김정일을 몰아내고 김정일의 가장 친한 친구를 끌어내자”고 소리쳤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강연자들이 386 세대를 집중 비난하자, 참석자들은 “빨갱이는 물러가라”, “다 빨갱이야”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4신] 오후 4시40분 “20분간 휴식시간” 장내엔 “그리운 금강산” 노래
이석연, 남주홍, 홍진표씨에 이어 임광규 자유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변호사)가 연설에 나섰다.
임 변호사는 “평화통일을 하자는 마당에 국가보안법이 웬말이냐고 하지만, 평화는 동족사이에 가급적이면 무력충돌을 피하자는 것이지, 무력공격을 대비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다”며 “역사적으로 평화주의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변호사는 친일진상규명법을 비판하면서 “친일한 사람들한테 망신을 주겠다는 저의가 무엇인가”라며 “민족의 포용정신에도 어긋나고 그리스도교, 불교, 국제협력에도 어긋나는 유치하고 졸장부 같은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법을 고치자는 것이 얼마나 고약한 것인가?”라며 “KBS는 친북적인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신문을 제약하는 것은 뻔뻔하다”고 덧붙였다.
임광규 변호사는 변호사들의 대표적인 보수모임인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총무로, 지난 대통령 탄핵소송에서 소추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강변한 바 있다.
한편, 임 대표의 연설에 이어 오후 4시40분께부터 약 20분간 휴식을 하고 있다. 휴식 시간에는 “그리운 금강산” 등의 가곡이 울려퍼졌다
[3신] 오후 4시 이석연 “헌법 폄하하는 이들이야말로 쿠데타적”
이날 ’이론무장을 위한 월간조선 강연회’ 첫번째 연사로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위헌소송을 이끌었던 이석연 변호사가 나섰다.
이 변호사는 “최근 경제·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지나치게 앞세워 획일적 평등주의 경향이 지나치게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며 헌법을 폄하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쿠데타적 발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대통령은 통일을 추구하되 이 통일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입각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통일은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지, 자유민주주의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 장충체육관에서 이석연 변호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
이 변호사는 이어 “우리 국민 모두는 통일정책에 대해 발언하고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국민적 합의를 배제한 특정 정권에 의한 통일 정책 결정 및 수립은 헌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북한인권 법안에 기권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다”며 “헌법의 정신에 기반해서 합리적이고 통일정책이 수립되면서 헌법이 기준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통치권 행사의 권위는 헌법에 의해 부여된 것이다”며 “헌법의 정신과 권위를 부정하는 통치자가 되면 스스로의 권한과 지위도 불신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미국은 민족의 해방자이자 구원자”라며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부시가 당선되지 않았으면 시행착오를 거칠텐데, 부시가 당선돼 대단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국정원은 간첩잡는 곳이지 햇볕정책을 지키는 곳이 아니다”며 “우리는 사상전이라고 하는 ‘총성없는 전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좌익과 공산당이 바글바글한데 무슨 통일을 얘기하냐”며 “지금은 통일을 얘기하면서 정상회담을 논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한 뒤에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남북정상회담 추진 전에 한미회담에 치중하라”라고 말했다. 그는 “용기를 잃지 말라”고 덧붙였다.
△ 홍진표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 |
다음 연사로는 서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을 지낸 홍진표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이 나섰다. 그는 “386 주사파 출신이 본 오늘의 386 정치세력”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그는 “오늘 행사에 참석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인연을 끊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말하겠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홍씨는 자신이 “서울대에 입학해서부터 이념서클에 참여하는 등 한마디로 ‘운동권 모범생’으로 국보법, 집시법 위반 등으로 투옥되기도 했으며 수배생활도 했다”며 “북한과 직접 연결된 민족민주혁명당 활동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홍씨는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사회주의는 실패로 돌아갔다”며 “시대가 바뀐 상황에서 과거의 낡은 사상을 갖고 국가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이라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거사진상규명법을 추진하는 것은 자신들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연관시켜서 근대화 세력에 타격을 주고, 국민들에게 동정을 받겠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386이 뭔지 얘기하겠다”며 “제가 겪은 바로는 우리 역사상 유일한 이념세대로 마르크스주의와 주체사상 세례를 강하게 받은 세대로 명백히 이념세대라고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386세대가 “노무현정권에서 실권을 쥐고 있다”며 “문제가 무엇인가? 첫째는 무능이다.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한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되는가에 대해 아무 생각 없다. 의미있는 발전에 대한 대안을 내놓은 적이 없고 악법만 내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둘째는 탐욕이다. 정치적 탐욕만 머릿속에 있다”며 “과거사진상규명법을 추진하는 것은 자신들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연관시켜서 근대화 세력에 타격을 주고, 국민들에게 동정을 받겠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386의 정신적인 큰 문제는 김정일과 운명공동체로 엮였다는 것이다”며 “김정일에 대해 혼낼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전긍긍하는 게 386세력이다”고 말했다.
그는 386세대가 “어떻게든 김정일 정권을 유지하려고 경호부대 자청하고 있다”며 “자기도 모르게 김정일과 운명적으로 공동체가 되서 김정일 걱정하고 하는 게 가장 큰 비극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 특히 열린 우리당, 민노당 386들은 입만 열면 자기들이 진보라고 한다”며 “그것은 진보가 아니라 역사의 반동이며,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북한 인권에 대한 외면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이날 강연회 참가자는 4천여명으로 늘어났다. 참가자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머리가 희끗희끗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연사들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들으며, 자주 박수를 치면서 “옳소”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온 변공철(81)씨는 “조갑제, 이동복 선생의 강의를 듣고 이론무장을 하기 위해서 왔다”며 “철저하게 반공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권복규(74)씨는 “48년에 탈북했는데 빨갱이에 반대한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되고, 386에 현혹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김홍권(59)씨는 “월간조선의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기 위해 왔다”며 “아들이 둘 있는데 교육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온 이승호(64)씨는 “나라가 엉망이다”며 “지금 노무현 정부는 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이 중심으로 하는데 이들은 무임승차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이재완(65)씨는 “조선일보 독자로 이번 행사를 알게 됐다”며 “나라를 위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이론적으로 무장하고 젊은이를 설득하고 토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신] 같은날 <조선일보> 송희영 국장
“히틀러류
우파혁명 꿈꾸는 극단” 조갑제 맹비판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가 장충체육관에서 ‘이론무장을 위한 대강연회’를 열고 있는 5일, <조선일보>에는 이런 집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칼럼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편집국장을 지낸 송희영 출판국장은 이날자 조선일보 기명칼럼(송희영칼럼)을 통해 조갑제와 그 추종세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씨는 이 칼럼에서 조갑제씨와 그 지지세력을 가리켜“잔디광장으로, 체육관으로 몰려다니며 구국을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재자 유형의 리더를 갈망하는 분위기를 조장한다”며 이들 보수세력을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추진했던 우파 혁명을 꿈꾸는 극단세력”이라고 질타했다.
송씨는 이 칼럼에서 노무현정부와 그 지지세력을 “스탈린과 트로츠키가 시도했던 좌파(左派) 혁명을 꿈꾸는 극단세력”이라고 비판하는 등 양비론적 입장을 취했다.
조선일보와 그 필진은 일관되게 ‘노무현 비판’을 되풀이해온 만큼 한쪽의 비판에 대해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반면, 그동안 사설 등을 통해서 극우보수인사들의 시국선언과 대형집회를 구국의 목소리로 추켜세워온 것을 고려할 때 송희영 출판국장이 조갑제와 그 집회를 비판한 것은 눈길을 끈다.
[송희영칼럼] 김일성 망령, 박정희 망령/송희영<조선일보> 출판국장
요즘 진보세력과 보수세력 간의 전투 양상을 보면 도박판 판돈을 키우는 쪽으로 달리는 양상이다. 내기를 키워 최후의 순간에 상대방을 한 방에 몰락시키려는 결의를 느낄 수 있다. 올 들어서만 이미 대통령 탄핵사태와 행정수도 이전 문제로 헌법재판소에서 1승1패의 전적을 기록했건만, 양측 모두 그걸로 만족하며 공존하는 길을 찾지 못한 채 판을 부풀리고 있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과 그 일파(一派)를 보면, 이들은 다수 여론과 정면 승부하기로 이미 선언했다. 국가보안법, 사학법(私學法), 친일청산법, 언론관련법 등 4개 법안에 국민의 다수가 반대 의사를 표시했지만, 연내 반드시 국회를 통과시키겠다고 수차례 다짐했다. 기득권자와 강남 사람들에 대한 공격에 만족할 수 없었는지, 언론계·종교계·사법부 등에 가차없이 칼과 화살을 쏟아붓고 있다.
이처럼 여러 분야에서 전선을 만들고 다수 여론과 맞서 싸우는 것이 무모한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필경 바보이고, 그런 바보 정권이라면 2년 전에 권력을 챙기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권은 두 차례 보궐선거에서 패배, 민심 이반(離反)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뻣뻣하게 고개를 세우고 강공(强攻)전략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민심이라는 큰 상대와 진검 승부, 민심을 단번에 뒤집어보려는 전략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헌법 때문에 수도 이전이 안된다면 거기에 승복하기보다는 헌법과 사법부 그 자체를 타도하고, 노동법이 노동자들에게 불리해 지킬 수 없다면 그것에 굴복하기보다는 아예 그 틀 밖으로 벗어나 노동법에도 없는 항목을 만들어 노사협상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런 큰 판에서는, 경기(景氣) 사이클이 더 하강할까 아니면 장기 불황으로 갈까에 대해 밤잠을 설칠 필요가 없다. 도리어 불황은 그들에게 더 횡재할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젊은 실업자들과 달동네 빈민들을 예비 혁명군쯤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기회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장에 낙오자들을 대거 집결시킨 후, 월 300만원짜리 고액 과외로 서울대에 아들딸을 입학시키는 강남 부모들이나, 하와이에 500만달러짜리 리조트 빌라를 구입하려고 외화를 빼돌린 사학재단 이사장을 공격해보라. 계급갈등·빈부격차·지역감정을 극한까지 자극하면 지난 50여년간 다져온 기득권 체제를 통째로 뒤집을 수 있다고 그들은 판단한 것일까.
다수 의견을 깡그리 묵살한 채 최종 목표를 향해 고속 질주하는 이 정권을 보면 정말 무서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공포감마저 느껴진다.
그렇다고 보수 세력도 밀리지는 않는다. 잔디광장으로, 체육관으로 몰려다니며 구국(救國)을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재자 유형의 리더를 갈망하는 분위기를 조장한다. 가난에서 만백성을 구했다는 박정희의 유령이 온 나라를 휘감고 있으며, 그 덕에 몇몇 정치인은 차기 지도자로 인기 상종가(上終價)를 치고 있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세력일수록 불황의 심각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부시 대통령의 당선을 마치 자기들이 투표한 후보가 당선된 것처럼 반가워한다. 보수 인사들 중에는 아예 ‘이런 나라에서 세금 내는 것도 아깝다’며 국적(國籍)까지 바꾼 사례도 있다. 이들은 노무현씨를 대통령으로 뽑을 정도로 수준 낮은 유권자에게는 민주화나 인권 같은 가치를 잠시 유보하더라도 강권형(强權型) 국가 경영이 필요한 위기국면이라고 오늘의 한국을 진단한다.
지나친 비유일 수 있으나, 이 나라는 마치 스탈린과 트로츠키가 시도했던 좌파(左派) 혁명을 꿈꾸는 극단(極端)과,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추진했던 우파(右派) 혁명을 꿈꾸는 극단 간의 전쟁터처럼 어수선하다. 좁게 보면 김일성-김정일 후계세력과 박정희 후계세력 간의 대리전 같기도 하다.
그러나 두 극단세력에게는 한강 둔치에서 솥단지를 내동댕이친 식당 주인들이나, 얼굴을 가린 채 생계대책을 호소했던 성매매 업소 종사자들과 노점상들, 그리고 취직이 안 돼 아직 대학 도서관에 머물러 있는 젊은 백수들의 굶주린 함성이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스탈린이나 히틀러도 반갑지 않고, 김일성과 박정희도 반갑지 않다. 구국(救國)이나 개혁 구호도 넌더리가 났다. 당장 오늘 출근할 직장이 그립고, 지금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올 1명의 손님이 그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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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조갑제 “오늘은 애국교육장…공부 않고는 애국도 구국도 불가”
월간조선이 주최하는 ‘이론무장을 위한 대강연회-우리도 이제 진실의 무기를 들자’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오후 2시15분께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오후 2시30분 현재, 50대 이상의 약 3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월간조선> 우종창 기자가 사회를 보고 있다. 이들은 행사 시작 뒤 애국가를 불렀다.
조갑제 월간조선 발행인은 인삿말에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애국도 구국도 불가능하다”며 “여기 오신 분들의 마음은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라걱정과 나라사랑이다”고 말했다.
이어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오셨지만, 누구보다 순수하고 젊은 분들로 보인다”며 “사실과 논리로 무장해 교사로 나서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의 생각을 돌려놓을 때야 애국이 가능하다. 교육장으로서 이곳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늘 강사는 모두 의인들이다. 이분들이 역사를 바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서는 국가보안법 수호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또 참혹한 북한 동포들의 사진을 담은 북한인권 사진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또 입구에서는 1만원의 대회 참여비를 낸 사람들에게 ‘벼랑에 선 대한민국, 우파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조갑제 월간조선 발행인이 쓴 책을 나눠주고 있다.
△ 왼쪽부터 남주홍 교수, 이석연 변호사, 조갑제 대표. 김순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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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이석연 헌법포럼 대표(헌법적 관점에서 본 한국 사회의 현실 진단), 남주홍 경기대 정치대학원장(미 대선 결과와
한미관계), 홍진표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정책실장(386 주사파 출신이 본 오늘의 386정치 세력), 임광규 변호사(소위 4대 개혁 입법은
무엇을 노리나), 이동복 전 국회의원(김정일이 웃고 있다-김정일의 대남공작과 노무현 정부의 행태), 노베르트 폴러첸(북한인권법 발효와 김정일의
운명),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한국의 보수 세력은 무엇을 해야하나), 조갑제 월간조선 발행인(자유통일을 넘어서 선진 강국으로) 등이 차례로 오후
6시까지 강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월간조선은 최근 조선일보에 낸 행사 안내 광고에서 오늘 행사에 대해 “오늘날 한국의 대결상황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편인가 김정일 편인가, 자유와 민주 편인가 독재 편인가, 정치의 편인가, 선동의 편인가, 진실인가 거짓인가의 싸움이다”며 “진실의 무기를 날카롭게 벼려온 월간조선은 하나의 거대한 애국학습장으로서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월간조선은 대한민국, 헌법, 자유, 진실의 편에 서서 김정일, 친북좌익, 독재, 거짓의 세력과 싸우는 사실과 논리를 제공하여 왔다”며 “애국문화행사도 곁들여 열리는 이 대강연회는 참석자들을 신념의 투사로 만들어놓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월간조선은 “김정일·친북좌익 세력과의 대결에서 우리의 가장 유효한 무기는 이론과 사실이다”며 이론무장을 강조하고, 월간조선이 젊은이들에게 “그릇된 선동과 이념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항생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안보상업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운대 주동황(신문방송학) 교수는 “월간조선이 이념적 정체성에 충실해서 여는 정치적 행위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부수확장 등 상업적인 의도도 깔려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기관이 정치적 목적을 갖는 행사를 선동적인 행태로 주최하는 것도 공정성을 갖춰야할 언론기관이 취해야 할 범위를 벗어난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김유진 부장도 “안보상업주의 차원을 넘어서 월간조선이 수구반동세력의 이데올로그로서 중심에 선 것이다”며 “단순히 책 몇권을 더 팔자는 게 아니라, 월간조선 스스로 기득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맨발 벗고 기득권 수호에 나선 것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월간조선 총무부 직원 등 20여명이 나와, 참석자들에게 책을 나눠주거나 행사장을 안내하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사진 (위에서부터) 1. 강연장 이정표. 2.주로
노인층이 참석했다. 3. 집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국보법 사수'라는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다. 4. 집회 시작하기전, 빈자리가 많은 썰렁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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