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東錫 評論集

詩와 革命

이강기 2015. 9. 1. 22:53

詩와 革命

   - 吳章煥譯「에세닌 詩集」을 읽고 -
       - 金東錫

 

   革命期의 詩人은 어느 때고 어느 나라에서고 不幸한 人間이다. 詩란 生理的인 것인데 詩人의 生理가 一朝一夕에 變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譯者도 이 詩集끝에「에세닌에 關하여」라는 後記를 쓸 때「公式的이오 機械的이며 公利的인 觀念的 社會主義者」들을 唾棄했지만 詩는 論理가 아닌 만큼 그렇다고 行動도 아니기 때문에 詩人이 詩人으로서 社會主義者가 된다는 것은 不可能에 가까운 일이다. 에세닌의 苦悶도 여기에 있었다. 章煥이 露西亞語를 모르면서도 에세닌에 對하여 生理的인 共感을 느끼고 譯까지 하였다는 것은 章煥 또한 에세닌과 꼭 같은 革命期의 詩人이기 때문이다. 시방 朝鮮에서 에세닌과 같은 時代的인 自我의 矛盾葛藤을 體驗하지 않고 詩人으로 自處하는 사람이 있다면 民族과 步調를 같이 하지 않으려는 反動的 또는 象牙塔的 詩人이거나 不然이면 너무나 安易한 左翼詩人일 것이다.


   詩란 한번 飜譯해도 그 生命의 折半을 잃어버리는 것이어늘 重譯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이 詩集을 章煥이 에세닌에 依託하여 시방 朝鮮의 時代와 詩人을 읊은 것이라 보면 많은 讀者에게 크나큰 共鳴을 일으킬 것이다.


   「아 우리는 한 사람의 세료오샤조차 求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뒤를 따르는 수많은 靑年들을 위하여 우리는 어떠한 일이라도 해야만 한다.」


   그러면 시방 朝鮮에서 우리들은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느냐! 적어도 時代와 더불어 새로워지려고 애쓰는 詩人들을 反動陣營에 넘기거나 自殺하게 내버려두거나 해서는 안될 것이다.

 

大地여!
너는 쇠철판이 아니다
쇠철판 위에
어떻게 새 싹이 눈을 트겠느냐
이거다! 나는 똑바로
핵 줄의 말뜻을 받아 드렸다
그리하여
나는 資本論을 이해한다.
    - 에세닌「봄」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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