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革命 - 吳章煥譯「에세닌 詩集」을 읽고 -
革命期의 詩人은 어느 때고 어느 나라에서고 不幸한 人間이다. 詩란 生理的인 것인데 詩人의 生理가 一朝一夕에 變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譯者도 이 詩集끝에「에세닌에 關하여」라는 後記를 쓸 때「公式的이오 機械的이며 公利的인 觀念的 社會主義者」들을 唾棄했지만 詩는 論理가 아닌 만큼 그렇다고 行動도 아니기 때문에 詩人이 詩人으로서 社會主義者가 된다는 것은 不可能에 가까운 일이다. 에세닌의 苦悶도 여기에 있었다. 章煥이 露西亞語를 모르면서도 에세닌에 對하여 生理的인 共感을 느끼고 譯까지 하였다는 것은 章煥 또한 에세닌과 꼭 같은 革命期의 詩人이기 때문이다. 시방 朝鮮에서 에세닌과 같은 時代的인 自我의 矛盾葛藤을 體驗하지 않고 詩人으로 自處하는 사람이 있다면 民族과 步調를 같이 하지 않으려는 反動的 또는 象牙塔的 詩人이거나 不然이면 너무나 安易한 左翼詩人일 것이다.
大地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