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곡마단

이강기 2015. 9. 2. 08:35

곡마단

 

      - 박원환

 

붉은 모자 신비 펄럭이던
광대들 야시장은
아이들 가슴에
불꽃놀이 하는 징소리, 유성기 소리
천막 안은 불긋불긋한
흥분과 갈채
설레임의 연 되어
하늘 끝으로 날아가는 곡마단 소녀
그녀의 목에 걸린
희귀한 가화 향기
나는 날마다 어릿광대 날개를
조금씩 훔치고
끝수는 붉은 치마 입은 원숭이를
가슴속에 키웠지.
그러나 지금
끝수는 어디서 공 굴리듯
불붙은 세월을 굴리며 늙어갈
것이고
나는 다시 깊어진 가을
외줄 타고
오늘을 날고 있는
어슬픈 곡예사
장사지낸 어제들이
잔인한 환호와
박수 친다.



'故友 朴元煥 遺稿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캄캄한 골방  (0) 2015.09.02
가보지 못한 마을  (0) 2015.09.02
어제 그리고 달따러 간 오늘  (0) 2015.09.02
배 꽃  (0) 2015.09.02
사진첩  (0) 201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