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배 꽃

이강기 2015. 9. 2. 08:38

배 꽃

 

     - 박원환

 

얼어붙은 겨울 산을 헤매던 나는
문득 보았다.
무수한 은빛 별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것을.

보인다. 지금도
붕붕대는 꿀벌들
요람을 흔들듯 조심스러운 봄바람의 손
이슬의 방울방울

나무마다 흥건한 향유에 발씻는
호사스런 아침
그 맑고 맑은 자리마다
무겁게 이어가는 언약들

오월의 자락에 쏟아지던 보라 빛 달무리
내 서러운 길목마다 금박 찍힌
눈부신 미소들

지금껏 얼어붙은 산자락을
바람 되어 헤매던
내 하늘과 땅은
은빛 풍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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