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과수원

이강기 2015. 9. 2. 09:02
과수원

 

     - 박원환

 

창고 속에서
아버지의 검붉은 목소리가 들린다.

금새 산이 되는 과일 쏟아지는 소리
어슬렁대는 개들과
과육의 쓰레기

사다리 위 처녀들 웃음과 노랫소리
어떤 가지에는 따다 만 것도
있을 것이다.

찔리고 상한 것
가지채 꺽여온 것들은
온 동리 아이들 단물 줄줄 흘리며 먹는
아- 금빛 충만한 대낮

나는 과일더미에 기대어
한 알의 과일로 눈부신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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