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이강기 2015. 9. 2. 08:59

 

      - 박원환

 

사방은 안개 속이다.
펑펑 쏟아지는 별 비늘에 내가 묻힌다.
휴식이 밝힌 장미빛 등불 아래 실뱀처럼 들리는
은피리 소리

돌아누웠던 시간들이 푸른 연꽃으로 피어난다.
한 겹 한 겹 풀리어가는 잔잔한 의식
펼쳐진 적막의 주단 위로 비단 꿈들이 눕는다.

고요의 더미에 갇히어 비밀을 꽃다발처럼
불태우면
내 영혼 육중한 빗장을 열고
죽음이 어머니처럼 내려다본다.

새 한 마리 울지 않은 원시림 속
나는 비로소 가면을 벗어버리고
과즙 흥건한 시간을 따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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