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잠
- 박원환
사방은 안개 속이다.펑펑 쏟아지는 별 비늘에 내가 묻힌다.휴식이 밝힌 장미빛 등불 아래 실뱀처럼 들리는은피리 소리
돌아누웠던 시간들이 푸른 연꽃으로 피어난다.한 겹 한 겹 풀리어가는 잔잔한 의식펼쳐진 적막의 주단 위로 비단 꿈들이 눕는다.
고요의 더미에 갇히어 비밀을 꽃다발처럼 불태우면내 영혼 육중한 빗장을 열고죽음이 어머니처럼 내려다본다.
새 한 마리 울지 않은 원시림 속나는 비로소 가면을 벗어버리고과즙 흥건한 시간을 따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