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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위기에 대한 IMF의 역할과 그 문제점

이강기 2015. 9. 11. 17:00

한국금융위기에 대한 IMF의 역할과 그 문제점

 

- IMF는 경제적으로 금융위기를 겪고있는 나라들과 마구 파우스트적인(물직적
  이익을 위해 정신적 가치쯤이야 하찮게 여기는) 거래를 해대고 있다. 구제금
  융을 미끼로 IMF는 결과적으로 세금인상을 가져오는 저성장, 통화절하, 예산
  감축등을 강요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IMF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들이 주변소리
  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만약 아시아 위기가 IMF 처방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산
  돼 나가면 현재의 IMF 전략이 확실히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 -

 

(Financial Times, 97. 12. 5)
한국에 대한 550억 달러 구제금융은 IMF 50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그것은 90
년대의 그 유명한 멕시코 위기, 80년대의 몇몇 중남미 국가들의 외채위기, 그리고
70년대의 영국에 대한 구제금융의 규모를 넘어섰다. 그것은 또한 인도네시아에 대
한 370억 달러, 태국에 대한 170억 달러의 구제금융시기와 맞물려 제공되게 됐다.

또 이번 구제금융은 그 규모가 크다는 것 뿐 아니라 수혜지역이 치우쳐져 있다는
점에서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올 여름 아시아 위기가 터진 이후 처음으로
유럽 정부들은 규모는 작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이번 한국을 위한 구제금융대열에
동참했다.  그들은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등과 함께, "제 2 방어선"을 치고 서
서 주 금융인 IMF의 210억 달러, 세계은행의 100억 달러, 그리고 아시아개발은행
의 40억 달러 외에 들어갈 돈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IMF 직원및 미국관리들은, 이번 한국과의 합의싸인이 올 여름을 떠들석하게 한 아
시아 금융위기에 전환점을 찍는다는 기대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그
처럼 전례없는 확고한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분명히 아시아 경제의 썩은 부분들이
잘려나가고 회복과정이 시작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 2주동안 한국정부 당국이 빨리 움직이도록 압력을 가중시키는 것이 중요하
다고 판단했다."고 이번 주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말했다. 이것은 미국이,
이번 한국의 위기가 악화되면 세계경제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판단했
다는 증거다.

미국과 IMF로서는 이번의 한국에 대한 거대한 구제금융제공이 반드시 성공해야할
당위성이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계속 유린해 온 금융위기
에 대처하는 전략으로서는 아직 한번도 써 보지 않은 대단위 처방이었기 때문이
다. 현재까지 미국과 IMF에 대한 비판이 소리가 숨죽이고는 있지만, 위싱턴과 그
밖의 지역에서 그들이 추진해 온 전략을 둘러싸고 불만이 터져나올 기미가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사용해 온 전략은, IMF가 위기극복노력의 중심역할을 하는 전통적인 것
과, 미국과 기타 국가들이 보조역할을 하는, 상대적으로 젊잖은 형태의 혼합이었
다.

이번 전략의 옹호자들은 현대의 세계 경제 - 글로벌화한 자본시장시대, 수십억 달
러가 잠간 사이에 왔다 갔다할 수 있는 빠른 기술의 변화, 그리고 개발국 시장으
로부터의 쇼크로 미국경제 자체가 취약해질 수도 있는 경제적인 상호 의존성등 -
를 취급하는 데는 이번 조치가 적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아시아 위기는, "온 세계로의 전파속도가 재빠르기 짝이 없는 최초의 21세기
형 금융위기"를 대변하는 것이었다고 한 미국 고위관리는 말했다. "지금 우리들이
취급하고 있는 변화는 21세기 경제를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위기대처 전략에 미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서, 그리고 IMF의 최대 기금 공여국으로서, 또한 다른
다국간 자금공여국으로서의 미국은, 이번 한국과의 합의구조를 만들어 내는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은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이번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입안한 계획들을 과감하게 무시해 버렸다. 아시아 국가들은, IMF가 폭넓은 국제적
인 뒷받침과 그 방면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어 돈을 빌려주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맡기를 원했던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과 IMF의 어프로치에 대해 거의 저항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러나
이번 주 한국과의 거래에 대한 규모가 밝혀지자 미국 전략에 대한 비난이 일 조짐
을 보이고 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 수출업체들과 경쟁이 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을 도우기 위해 미국이 잠재적으로 큰 역할을 한 것에 대해 기
분 좋은 얼굴이 아니다.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이 낸 돈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거의 모든 선진국들이 동참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 필요하다면 선진국들이 갹출하는 금액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00
억 달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은 또한 일본이 내수를 진작시킴으로서 (현재
대일 무역적자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을 도와주도록 종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아시아에 강요된 IMF식 개혁은 무역과 자본시장을 개방케 함으로써
뭐니 뭐니해도 미국의 상품및 자본 수출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예를 들어 미국관리들이 이번 주 강조하고 있듯이 한국이 약속한 자본시장개방으
로 미국 은행들이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IMF 비판론자들은, IMF가 여러 나라들의 금융위기를 처리하는 데 "모조리 한 종
류의 자"로만 재려 들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1980년대의 중남미 외채위기 때 써
먹었던 정책이 그 당시에는 적절한 것이었는 지 모르지만, 그러나 최근의 아시아
위기 대처 방법으로서는 적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는 그들의 국제경제적인 낭비 때문이 아니라 일시적인
금융시장 공황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하바드대학 국제개발연구소 소장이며 강
력한 IMF 비판론자인 Jeffrey Sachs 교수는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경제는,
튼튼한 경제기초를 가지고 40년 넘게 세계에서 가장 큰 성공을 누려왔다. 그들로
하여금 한 달 이내 그들이 지금까지 추진해 온 경제구조를 바꾸라고 압력을 가하
는 것은 도무지 말이 안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IMF 비판론자들은, 아시아 경제의 취약점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그들의 경제기초
의 튼튼함 - 높은 저축률, 강력한 정부의 금융지원, 해외시장에 대한 유연성, 오
래동안 쌓아온 산업경험 등 - 은 IMF가 그들에게 강요한 구조적 개혁이 필요한 것
이 아니라 단기적인 자금협조만 필요로 했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IMF는 이러한 주장을 배격하고 있다. IMF는,
개별국가들의 필요에 맞춰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이며, 한국과 그 밖의 아시아 국
가들에서 취하게 한 개혁은 그들의 국제적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
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IMF 역할에 대한 정치적인 입김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2000
년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는 대표주자의 한 사람인 Jack Kemp
같은 사람은 이번 주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 할 뜻을 강력하게 비쳤다. "IMF는 경
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과 마구 파우스트적인(물질적인 이익을 위해
정신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거래를 해대고 있다. 구제금융을 주는 대신 IMF는 결
과적으로 세금인상을 가져오는 저성장, 통화절하, 예산감축등을 교환조건으로 강
요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아직은 이러한 목소리들이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만약 아시
아 위기가 IMF 처방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산돼 나가면 현재의 IMF 전략이 확실히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