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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금융위기 세계를 위협하다

이강기 2015. 9. 15. 21:32

아시아 금융위기 세계를 위협하다

 

(Financial Times, 97. 11. 20. 사설)

아시아의 위기가 글로벌 위기가 되었다. 이 위기가 맨 처음 동남아 몇몇 나라
에 영향을 줬을 때만 해도 그들 나라의 혼란으로 끝나겠지 했다. 심지어 세계
몇몇 성장시장으로 번져 야금 야금 타격을 줄 때만 해도 그러다가 가라앉겠지
했다.

그러나 그 위기의 한국및 일본으로의 확산은 상황을 변화시킨다. 이젠 세계적
인 debt deflation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지금 당장 그
러한 위협을 불식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번 위기의 숨어있는 뿌리들이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 동
아시아의 경제는 강력한 수출주도 경제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은 사실상 허약하기 이를데 없었다.

급속한 성장은 과도한 부채의존에서 오는 위험성을 무감각하게 만들었다. 그
래서 마구잡이로 빚을 내어 별 내실성도 없는 무수한 프로젝트를 벌이는 바람
에 토지가격을 천정부지로 끌어 올렸다. 환률이 고정돼 있는 국가들에선 이 엄
청난 돈의 대부분이 외자였다. 외자가 훨씬 싸게 먹혔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험한 경제구조는 단지 경제가 급성장을 하고 환률역시 안정돼 있을
때만 유지될 수 있다. 일단 이러한 뒷받침이 없어지게 되면 돈을 빌려준 외국
전주들은 그들이 확보하고 있는 담보물의 가치가 줄어들고 채무자들이 파산이
이라도 하게 되면 그 가치가 더욱 줄어들 위험을 느끼게 되어 돈을 회수하려
든다.

악성부채가 점점 늘어나고 외자가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사태가 되면, 건실한
채무자들 마져 쉽게 파산을 하게 된다. 그로 인한 투자주저와 성장둔화는 공황
현상을 일으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그렇게 되면 차입 디플레 현상이 2가지 방법으로 온 세계로 확산된다. 첫째는
통화의 평가절하와 경제축소고 두번쩨는 공황현상이다. 전주들은 당연히, 비록
그들이 그 나라의 경제바탕이 건실하여 장래성은 있다고 믿고 있지만 다른 사
람들의 공포감에 부화뇌동되어 투자한 돈을 모조리 회수하려 든다.

<> 심각한 공황현상

이번 위기에 영향을 받은 국가들 사이에는 그 성격상 큰 차이가 있지만 그러나
모두 비슷한 과정으로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위기가 점점 확산되자 공황현상
이 일어나 심각도를 더해갔다. 실제로 이번에 위기를 맞은 국가들의 성장전망
이 모두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다.

한국이 이번 사태에 포함된 것이 그 경제규모가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한
국의 수출규모는 태국의 2배이며 그 경제규모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및
태국을 합친것 만큼 크다. 원화의 평가절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대만과 중국
및 일본에 엄청난 압력을 주게 될 것이다. 이들 나라들의 경제와 통화가 타격
을 받게 되면 여타 세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은 총 수출의 40%를 아시아 성장국가들과 일본에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의 성장이 불가피하게 축소될 것이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이 축소가
미 연방준비이사회 그린스펀의장의 말마따나 "그렇게 크지 않고 그러나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하더래도 기업들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해질 수 있
다. 그것은 아직 고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쳐 주가를 폭락
시키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는 것이다.

<> 구제 작전

공황은 절대 피해야 한다. 지금은 정통적인 디플레 정책을 쓸 때가 아니다. 해
당국 정부는 개별 금융기관들의 상황까진 몰라도 그들 국가의 금융 시스텀이 처
해 있는 상황을 진지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외화부채가 현 위기의 중요한 원인
이 되는 국가들은 국제적인 구제작전으로 자본 공여국들을 설득하여 채무국들이
파산하지 않게 자금을 빌려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단 해결 노력이 이런 방향으로 잡히게 되면 일본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
다. 세계 최대의 채권국인 일본은, 그의 저조한 경기와 중병이 든 금융시스텀
과 함께 1930년대의 미국과 같은 처지에 있다. 문제의 큰 부분을 이루고 있으
면서 동시에 그 문제를 풀수 있는 원천이기도 한 것이다.

하려고만 한다면, 일본은 외채와 자본 유출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가들의 단기
부채를 갚는데 필요한 만큼의 경화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정부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들에게 대규모적인 자금공여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본이 부채 디플레로부터 그의 경제를 구제할 필요성이 있는 것
이다. 일본정부는 자국 부실은행들의 필요한 자본재구성을 보증해 준다고 공식
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가장 큰 위험, 즉 쇠약해 진 일본 은
행들이 국내외에 있는 자산을 정리함으로써 자신들을 구하려고 하는 위험을 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은행들이 국내외 자산을 처분토록 그냥 내버려두면
세계 도처의 주식시장및 본드시장을 하강시켜 세계경제를 디플레이션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

세계경제가 중대한 위험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일
본은 국내 금융 시스텀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다른 경제대국들, 누구
보다도 미국과 그리고 국제통화기금과 의논하여 현재의 지역적인 감염을 더 확
산되지 않도록 차단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현재 공황상태의 지구적인 debt de-
flation의 위협을 막을 수 있는 국가이다. 지금 당장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