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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지가 본 동아시아 경제위기(4)

이강기 2015. 9. 15. 21:37

이코노미스트지가 본 동아시아 경제위기(4)

 

중국에 대한 풍설

 

동아시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현재까지 금융혼란에 영향을 받
지않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가 무너져, 동아시아 전역에 또 한번의 통화절하경쟁
을 벌이는 일이다.

중국의 금융 시스텀은 한국이나 태국의 그것보다 오히려 더 불안하다. 그 이유는
적자투성이 국유기업들이 지나친 채무를 짊어지고 있고 과도한 부동산투기 때문
인데, 회수불능 융자액이 이미 총 은행 융자금의 거의 3분의 1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중국경제는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이전부터 둔화되고 있었으며,
지금 수출이 이웃 나라들의 통화절하 때문에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당분
간 중국은 평가절하조치를 취할 것 같지는 않다.

중국이 자국통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한 것은 94년이었는데 그 때 주위 동 아시
아 국가들의 경쟁력을 저하시켰고 이 지역 통화질서를 교란했다하여 큰 비난
을 받았다.

하지만 그 때의 평가절하는 그렇게 충분한 것이 아니었다. 공식환률과 시장환
률과를 통일시키는 바람에 공식환률이 50%나 평가절하 되었는데, 그 전부터
이미 중국무역의 5분의 4는 시장환률의 적용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의
평가절하는 10% 이하의 영향밖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최근 동아시아의 통화가치 폭락이 중국의 경쟁력에 미친 영향은 좀 과장돼 있
다. 중국의 장기인 저임, 노동집약 상품인 텍스타일과 신발은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한국 원화의 폭락은, 한국이 중국의 수출 상품과는 다
른 고기술 수준의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끼친 영향은 적
었다.

한국노동자의 임금은 중국 노동자들의 그것보다 평균 13배 비싸다. 사실 타이
거국들의 통화 폭락후 중국의 노동임금은 아직도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이 지
역 어느 국가보다 싸다.

위안화가 아직 전면적인 결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투기자들이 중국 통화에
공격을 가해 통화를 폭락시키는 사태도 생각하기 힘들다. 더욱이 중국은 현재
출초상태이며 거대한 외화준비고(약 1,400억 달러)를 갖고 있고 단기 외채 비
율이 낮으며, 대부분의 기업들의 채무가 외채가 아닌 위안화채무다. 사실 최근
수개월간의 위안화에 대한 압력은 평가절상이었지 절하가 아니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 공시적으로는 평가절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 현재 치속고 있는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요량으
로 통화절하에 미련을 갖고 있는 지도 모른다. 실제로 중국의 성장률은 작년
에 크게 둔화되었는데, 그러나 이것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
때문이었다.

중앙은행은 현재 원하기만 한다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평가절하를 하지
않고도 이자율을 내릴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 더욱이 위안화의 평가절하는
2가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나는, 홍콩 달러에 대한 추가적인 절하압력이 될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만
약 중국의 미국에 대한 무역출초가 확대되면, 미국과 알력을 빚어 WTO 가입에
대한 장애물로 등장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자국통화를 절하함으로써 어려움
에 처해 있는 이웃 나라들의 문제를 더 확대시키려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위기에서 필요한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국제 자본 자유화의 정황에서 고정환률정책이 취약한 금융 시스텀과 결
합하게 되면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중국정부는 자국 금융 시스텀의 악성부채가 청산되고 은행감독기능이 강화될
때 까지는 자본 컨트롤을 철폐하든가 위안화를 완전한 국제 결제통화로 전환
하는데 조심스럽게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그러한 금융개혁을 지연시키지 않는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태국의 손
실은 중국의 이익으로 돌아 올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