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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유혹하는 것

이강기 2015. 9. 15. 21:51

중국을 유혹하는 것

 

(Financial Times, 98. 6. 30, Martin Wolf 기자)

 

아시아위기는 중국으로선 하나의 "멋진 위기"였다. 물론 중국이 그 재앙으로부
터 득을 보았다는 뜻이 아니고, 앞으로 닥칠 손실 또한 크겠지만, 그러나 중국
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 위기로 인하여 명성이 높아지고 영향력이 증가
한 유일한 나라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방문은 미국이 중국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
이며, 특히 중국이 아시아에서 안전판 역할을 해 주고 있는데 대한 감사의 표
시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중국의 뜻은,  특히 만약 중
국이 국내 경제문제로 갈 등을 빚기라도 한다면 쉬이 꺾여질 수 있다. 중국지
도자들의 목표가 무엇보다도 그들의 조국을 강력하고 변영된 현대국가로 만드
는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들에게는 본래 이것이  목적이며,
또한 그들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한 것이다.

 

과거 중화제국은 인간들을 농경기술에 가장 성공적으로  적응시킨 제국이었으
며, AD1500년 이전 1천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찬란한 문명을 가졌었다. 아직도
그러한 우월감이 남아 있어 중국이 서방 야만인들과 경쟁하는데  큰 장애요소
가 되고 있다. 왕조의 쇠퇴, 외국 침략, 내전 및 공산당 집권이라는 혼돈의 세
월을 1세기 반 가까이 보낸 후, 등소평  치하에 와서와 중국은 진지한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지금도 시작에 불과하지만.

 

시장가격으로 치면, 중국의 GNP는 1996년엔 9천 60억 달러였다. 이것은 이미
중국을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태리 다음의 세계 7번째 경제대국의
위치로 올려 놓는 것이다. 1997년에 중국은 1천  820억 달러의 수출로 세계 9
번째 수출대국이 되었으며, 1천 420억 달러의 수입으로 11번째 수입대국이 되
었다. 중국은 또한 세계에서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최근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아직 엄청난 경제적인 문제
를 안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장족의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
자들이 꼭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는 초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20-30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 문제는 중국의 개혁에 대한 탁월한 분석가로 이름난 Nicholas  Lardy의 곧
출판될  책("China's Unfinished Economic Revolution", Nicholas Lardy,
Washington DC, Brookings Institution)에 잘 묘사돼 있다. 랄디씨는 중국의
비효율적인 국유기업, 은행 시스텀의 미비, 국가재정의 약화라는 3각점에 그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점진적 개혁이라는 과거의 패턴은
해결해야 할 엄청난 문제들을 적당히 얼버무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추측하는 것과는  달리, 국유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인원 수가
1977년의 7천 200만 - 도시 노동자들의 79% -에서 1996년에는 1억 1천 200만
- 도시노동자들의 약 65% - 으로 실질적으로  증가하였다.  심지어 1996년에
도 국유기업과 다른 집합기업내  고정자산에의 투자가 전체의  69%를 차지했
다. 이것은 중국이 여전히 고도의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다.

 

중국경제가 앞으로 20년간 매년 10%의 성장을 이룩할려면  이것이 큰 문제점
으로 대두되지 않을까? 여기에 대한 부분적인  대답은, 지금까지 중국이 높은
성장을 유지 해 왔다는 점이다. 더  직접적인 대답은 국유기업들의 경영이 개
혁시기 내내 경제적으로 그리고  재정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이
다. 1987년에 투자회수율이 15%이던 것이 1994년에는 5%로 떨어졌다.

 

국유기업들을 게속 유지시킴으로써 국가가 엄청난 재정지출을  감내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들을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내모는 바람에 국
유기업들의 재정악화를 더욱  부채질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은
찾아야 했다. 해결책은 은행들로 하여금 융자를 더 늘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준 재정" 적자가 공표된 것보다 훨씬 크게 늘어나는 사태가 일어
났다. 랄디씨는, 거의 10년 내내 공공부문대출요구액이 GDP의 10%에 이른 것
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행히 중국국민들의  저축이  소득증가로 크게  늘어났다.  가정의 저축액이
1978년의 420억위안에서   1996년엔 5조  320억위안으로 확대됐으며,   그것의
77%는 은행에, 12%는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은행들은 국유기업들에게
그 돈을 대출해 준 것이다.

 

은행 융자금 중 많은 액수가 부실채권으로 밝혀진 이상 이러한 융자가 계속될
수는 없는 것이다. 1995년에 이미 은행융자의 22%가 부실채권으로 결론이 났
다. 그런데 이러한 계산마져 크게 과소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1996년 1/4분기
에 국유기업들이 거의 전체적으로 적자에 빠졌을 때 그렇게 발표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이 현재 금융시스텀의 자유화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금
융자유화가 되면 사람들은 언제 쓰러질 지도 모른 약체은행들에서  그들의 예
금액을 빼내 수지가 맞는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이기 때문에 금융붕괴라는 최
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은행을 도와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어떤 사람은, 국유기업들이 손실처분을 해야할 금액이  GDP의 25%
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행히도 정부가 진 빚은 GDP의 10% 이하이지만, 불행히도 국유기업과 은행
들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은행들에 구제금융을 해 봐야 밑빠진 독에 물붓기
다. 문제가 곧 다시 불거질 것이다. 그러나  말이 쉬워 개혁이지, 개혁은 도시
지역의 실업자 수를 크게  높일 것인데, 현재로서도  중국 표준으로는 실업자
수가 너무 많은 형편이다.

 

중국의 금융위기는, 외국인들이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빼고는, 아시아
어느 나라 보다도 심각하다. 외국투기자들이 개입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
에게 한숨 돌릴 틈을 주고 있지만, 과거의 투자수익이 명백하게 낮아짐으로써,
그리고 최악의 경우엔 내부의 악성 부채가 노골적인 화폐발행  압력으로 나타
남으로써 경제성장이 둔화될 위험이 있다. 민주적인 선거로 구성된 것이 아닌
공산당 정부는 번영을  계속함으로써 만이  그들의 레이종데따르(존재이유)가
생기는 것이며, 경제성장을 해야만 개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이 파괴적인 통화평가절하를 피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개혁을 추진하면서
한편으로는 급속한 성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대답은, "상당히 어렵다"이다.

 

사실, 엄청난 외화준비고에다 튼튼하게 국제수지  균형을 맞추고 있는 나라가
자국통화를 평가절하한다는 것은,  특히 지금처럼 이웃  나라들이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선 아주 악랄한 약탈자로 비쳐질 것이다.  그러나 일
본이 스스럼없이 바로 그런 짓을 해댄 이상, 중국 지도자들인들 만약 큰 경제
적인 압력을 받게 되면, 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사회간접자본과 주택건설에  투자를 늘림으로써 평가절하에  대한
국내적인 압력을 누구러뜨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과 은행의 개혁
을 위한 어떠한 진지한 시도도, 1996년에 GDP의 42%를 투자한 것과 같은 깜
짝 놀랄 정도의 과잉 고투자를 위축되게 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이것은 중국
의 경제성장을 크게 낮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중국 지도자들로 하여
금 수출에의 활력을 유지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게 할 것이다.(즉 평가절하를
고려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 경제위기를 안정시키는 안전판 역할을 해 올 수 있었지만 그것
은 중국의 경제가 건강해서가 아니라,  막대한 외화준비고와 외화통제가 조화
를 이름으로써 가능했다. 지금도 중국이 만약 게획된 개혁을 진행시킨다면, 과
잉투자가 줄어듦으로써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다. 만약 중국이 개혁을 하지 않
게 되면, 자원이 낭비되기 때문에 아마도 더 천천히 그리고 영구히 성장이 둔
화될 것이다. 어느 방법이든 통화 평가절하가 유혹을 할  것이다. 그것을 단행
하느냐 안하느냐 보다는 그것을 언제 단행하느냐에 더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