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放前 雜誌記事 모음

畵家가 「美人」을 말함

이강기 2015. 9. 28. 09:20
잡지명 삼천리 제8권 제8호
호수 제8권 제8호
발행년월일 1936-08-01
기사제목 畵家가 「美人」을 말함
필자
기사형태 대담·좌담

話題
1.畵伯은 엇던데서 美人을 구하나?
2.어느 作家의 作品이 揷畵 그리기에 조흔가?
3.現代物과 時代物은 어느 편이 揷畵 그리기에 쉬운가?
4.美人「모텔」을 구하든 苦心談
5.一般社會와 作家에게 대하야 하고십흔 말슴

出席諸氏
李象範(東亞日報)
安夕影(朝鮮日報)
盧壽鉉(中央日報)
李承萬(每日日報)
본사
金東煥 朴相羲

7월 7일 오후 4시부터 동 6시까지 서울 長谷川町 「朝鮮호텔」
後園路臺에서〈116〉

畵伯은 엇던데서 美人을 구하나?
金東煥-(本社)-우리 畵壇에서 가장 뚜렷하게 만흔 활약을 하시는 네 분의 화백을 이러틋 한 자리에 모시고 우리 화단 더구나 신문 잡지 등의 삽화계에 대한 제반 문제를 충분 토의할 이 기회를 엇게 되엿슴을 깁부게 생각합니다. 보시다십히 여긔 오신 네 분은 모다 신문 잡지 등의 삽화계에 나선지도 퍽 오랜 분들로서 朝鮮에 잇서서 삽화 화백으로서는 처녀지를 개척하여 노흔 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줄노 암니다. 그럼으로 여러분들의 胸中에는 화가로서의 특히 삽화 화가로서의 우리 사회에 향해서 하고 십흔 말슴도 만흐신 줄 아오며 따라 삽화가로서의 남달은 고심, 비애 등도 수두룩할 줄로 아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껏 삽화 화백의 최고권위 되시는 여러분을 한 자리에 모으시게 하고 여러 가지 이로운 말슴 재미로운 말슴을 들을 기회가 한번도 업섯든 차에 비록 변변치 못하나마 이런 기회를 짓게 되엿스니 하시고 십흔 말슴은 기탄업시 말슴하여 주시기 바람니다. 먼첨 화백은 미인을 자주 생각하실 줄 주로 아는데 참말 미인은 엇던 데서 구하심니까? 가령 예를 들면 교문을 나오는 制服의 처녀들 한데서 참말 미인을 구하겟서요? 그러치 안흐면 紅燈綠酒에서 밤을 새우는 기생과 가튼 직업여성이나, 혹은 閨中에 깁히 파뭇처 잇는 令夫人들 가운데서 참말 미인을 구하겟슴니까?
李象範-참말 미인을 엇떤데서 구하겟느냐? 하는 말슴은 즉 현대 미인의 표준을〈117〉 말하라 하는 말슴인데 미인을 보는 방법도 모다 달고 그 표준도 모두가 달으니까요. 가령 기생은 기생으로서의 미를 가지고 잇다고 하겟고 여학생은 여학생으로, 부인은 부인으로서의 제 각금 독특한 미를 가지고 잇다고 하겟지요.
安夕影-그러치요. 무슨 일정한 표준이 서 잇는 것도 아니니까요. 어듼지 모르게 거트로 보아서도 그 얼골에나 몸 맵시에 인격이 잇서 부이고 늘 사물을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식이 풍부하고 이지력이 날카로운 여자라면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하겟지요. 그러한 고결한 미를 소유한 여자는 으레히 그 눈에나 얼골에나 어듼지 모르게 그런 미가 나타나는 것이니까요.
우리 삽화가들도 길을 가다가든지 혹은 어떤 경우에서 그러한 품성을 가진 듯한 미인을 발견할 때에는 두 세 번 보아 두엇다가 어떠한 여주인공을 그리랴 할 때에는 반듯이 화제로 삼게 되지요.
金東煥-夕影! 그러니 그러한 미인은 어떤데서 구할 수가 잇겟서요.
安夕影-그야 喫茶店이나 빠-갓흔데서도 간혹 발견하게 되고, 거리에서도 보게 되지만는 대체로 朝鮮에서는 참말 미인이란 거리로 쏘단이지 안허서 그런지는 몰나도 내가 말한 그런 미인을 구할야면 아마도 교문 앞에 가 섯다가 책보를 끼고 삽분삽분 거러 나오는 制服의 처녀들 가운데서 차저 보아야 하지요.
李象範-그럼 夕影은 미인을 구하려 여학교문 앞으로 자주 차저 단이겟군요?(일동笑)
盧壽鉉-朝鮮에서 미인을 구할나면 그래도 아직까지는 기생 가운데서야 참말 미인을 발견하게 되지요.
李承萬-그러치요. 기생들 가운데에 참말 미인이 잇습데다. 그 박게야 어듸 눈에 걸여 보이는 미인이 잇습데가? 거리에서도 눈에 제일 먼저 띄이는 미인이라면 으레히 기생이드군요... 그런데 이것은 좀 딴 이야기 갓지만는 朝鮮 여자들은 이떤 계급의 여자들을 물론하고 미인되기에 다른 사혀Œ 여자들보다는 한 가지 부족되는 점이 잇습데다. 내가 일전 京城驛에 東京에서 어떤 손님이 온다고 해서 나갓섯는데 시내 각 여학교 학생들이 퍽 만히 환영하는 의미로 나왓드군요. 그 중에는 日本 내지인 여학생들도 잇도 朝鮮 여학생들도 잇섯는데 제일 눈에 띄이는 것은 대채로 朝鮮 여학생들은 얼골에 윤택이라고는 조금도 업서보입데다. 모다가 꺼-츨하고 기름끼가 업서요. 그야 생활 정도라든가 가옥제도라든가 영양관게〈118〉 등 여러 가지로 여유 업는 생활 속에서 자라나는, 탓도 잇겟지마는 그런 점으로 朝鮮 여자들은 미인될 여러 가지 조건 가운데서 가장 큰 조건의 하나인 살결이 제일 보는 사람에게 실망을 주드군요.
盧壽鉉-그건 그럿습데다. 비단 여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朝鮮 사람의 얼골은 다른 곳 사람들에게 비하면 혈색이 업고 윤택이 업서 보이는 것은 생활 문제로 할 수 업는 일이지요. 그러치만는 그 대신 한 가지 다른 곳 여학생보다는 빼난 것은 각선미가 풍부한 점이지요.
安夕影-그러치요. 각선미는 朝鮮 녀자가 훨신 낫지요. 아마 동양 여자들로는 제일이라고 해도 조흘걸요. 다른 데 여자들은 보면 참 우습지요. 다섯 명이 길을 간다치면 네 명은 그 다리가 굵엇다 가느러젓다 한 것이 정이 뚝 떠러집데다.

어느 作家의 作品이 揷畵 그리기에 조흔가?
金東煥-그러면 여러분이 대체로 어떤데서 미인을 구하나 하는 것은 짐작할 수 잇슴니다. 다음에는 여러분이 10년 이상을 각각 신문사에 게시면서 여러 작가의 만흔 작품을 삽화하기에 힘써 오신 분들임으로 지금에 안저서는 어느 작가의 작품은 삽화 그리기에 쉬웁다든지 혹은 힘든다든지 하는 것을 잘 아실 줄로 암니다. 이번 기회에 숨김 업시 쏘다노와 주웟스면 일반 작가들에게도 퍽으나 도음이 될 줄 아오며 독자들에게도 만흔 깨닭음이 잇슬 줄로 암니다. 먼저 李承萬씨부터 말슴해 주서요.
廉想涉씨의 소설이 어떳습데가?
李承萬-廉想涉씨의 작품은 삽화 그리기에〈119〉 퍽 조트군요. 물론 서로 자주 맛나 연락을 취하는 때문도 잇고 또 소설을 짤막― 써주는 것이 아니고 길게 써 주기 때문에 한번 소설을 충분히 읽고 삽화 그릴 시간의 여유를 가지는 관계로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의 面影, 성격 등을 어느 정도까지 짐작하게 되니까 아주 쉽드군요. 그 분의 작품은 비교적 만히 그려본 편이지마는 모다 그리기가 쉬운 편입데다 그 중에서도 年前에 실닌 『모랑꽃 될 때』도 내가 삽화를 하엿는데 그 중에서도 더구나 쉬운 편이드군요. 그야 그 분과 자조 맛나게 되니까 긔회 잇는 대로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에 대하야 자주 어떠케 그려달나고 이야기 해주니까요.
安夕影-그래요. 소설가가 작품을 써 가지고는 즉 삽화 그리는 사람한테 이 작품 가운데 나오는 인물들은 어떠한 사람이라는 것을 대략이나마 이야기 해주웟스면 작품 전체의 통일점을 찻게되고 어떤 성격과 부류의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되니까 그림 그리기가 퍽으나 쉬울텐데. 어데 그런 점을 이해해 주는 작가가 멫 되나요. 내 보기에는
獨鵑이 가장 삽화가에게 대한 이해성을 가진 분으로 알지요. 지금에도 삽화가에게 대해서 이해를 갓는 작가가 멫 안되는데 獨鵑은 「僧房悲曲」을 쓸 때부터도 퍽 삽화가에게 주인공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도 해 주고 해서 퍽 그리기가 쉬웟지요. 그 박게도 춘원의 작품도 퍽 쉬운 편이지요. 이 분은 원악 老大作家이니까 삽화가의 고심도 이해하는 편이고 또 소설이 한회 한회 삽화 그리기에 적당한 재료를 제공해 주는 듯 십드군요. 얼마전이 실니엿든 「그 女子의 一生」 삽화는 나로서도 퍽 잘 된 편이라고 생각되여요.
盧壽鉉-獨鵑의 작품은 참 쉬운 편이드군요. 요즈음 실니는 「戀愛非常線」이 이 분의 작품으로서는 처음 대하는 것인데도 다른 작가의 것처럼 어럽지 안허요. 그러나 자주 그려 보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李泰俊씨의 작품이 내가 삽화 그리든 중에서는 가장 조트군요. 이 분의 작품은 선이 부드럽고 등장하는 인물이 적어서 간결한 맛이 나는 작품임으로 아주 쉽지요. 이 분의 작품은 여러번 대하여 보앗지마는 거개가 그래요.
李象範-나는
憑虛의 작품으로 「赤道」를 그렷 보앗는데 그 속이 나오오는〈120〉 남주인공은 감혹에서 나온 사람 갓치 그려야 할텐데 모텔을 구할 수도 업고 경험도 업고 해서 내 생각으로 대강 짐작해서 이러케 그리면 감혹에서 나온 사람 갓해 보히려니 하는 생각으로 그려 보앗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얼골이 통일된 듯 합데다. 그 박게도 春園의 「李舜臣傳」도 물론 고대 인물이라 유명한 장군 갓치만 그렷는데 그 것도 맨 나종까지 주인공의 얼골이 통일된 점을 일치안노라고는 한 셈이지요.
李承萬-모다 그리기 쉬운 편만을 말슴하엿는데 나는 또 힘든 것을 이야기 하겟서요. 어느 작가 어느 작가 할 것 업시 일반적으로 농촌 묘사의 장면 갓흔데는 작가로서 실제적 농촌 풍경과는 판이하게 묘사된 것이 만허서 작품에 나오는 것만을 보아서는 사실과는 달으기에 이런 경과에는 여간 거북스럽지가 안허요. 이번 大阪每日 朝鮮版에 연재되는 朝鮮 여류작가들의 작품의 삽화를 그리는데 실제적인 농촌 풍경과 작품 속에 나오는 묘사된 사실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잇서서 여간 힘들지가 안허요. 그런 경우는 얼마든지 잇지요.
安夕影-그런데 동경 방면에서 신문 등에 실니는 소설을 보먼 매일매일 실니는 한 회분이 삽화 그리기에 적당한 재료를 맨들어 주드군요. 그 만치 신문 소설로서는 훨신 수준이 높어 젓다고 하겟지요. 朝鮮쩌나리즘 우에서 소설을 쓰는 사람도 그만한 용의와 이해가 잇서야 삽화가에게 편리로울 줄 알어요.

現代物과 時代物은 어느 편이 揷畵 그리기에 쉬운가
金東煥-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朝鮮에서도 신문 잡지에 실니는 소설 가운데 시대물이 만허저가는 경향인데 이 시대물을 삽화로 그리는 데는 여러 가지 곤란한 경우도 만히 잇슬 줄 암니다. 그러면 대체 현대물과 시대물은 어느 편이 삽화 그리기에 쉽슴니까? 靑田 먼첨 말슴해 주서요. 아마 시대물 삽화로는 퍽 만히 경험햇슬 줄 아는데 저-
尹白南作 「黑頭巾」이나 春園 作 「李舜臣」 갓흔 삽화를 그릴 때는 어떤 데서〈121〉 모텔을 구해 보고 그렷서요, 그러치 안흐면 전연 상상으로 그렷나요?
李象範-시대물의 삽화야 대개 그리는 사람의 짐작에서 맨들어지지요. 「李舜臣」은 초상을 보앗는데 일반 현대인이 생각하는 명장의 타입을 가진 장군의 얼골로 보이지 안트군요. 만일 그 초상대로만 그린다면 지금 사람의 눈에야 명장군으로 보이겟서요? 그래서 얼골에다 살도 부치고 수염도 힘잇게 부처 놋코 여러 가지로 맨들어 노왓섯지요. 시대물의 삽화는 그 시대의 참고 재료를 구할 수도 업고 또 그 시대의 풍속 습관 등을 모르니까 여간 어려운 점이 만흔 것이 아니지요.
盧壽鉉-참 그래요. 시대물을 그리자면 위선 상식을 엇기 위해서는 늙은 노인들한데 가서 직접 그 시대의 상식을 무러보는 수박게야 업지요. 그러나 어떤 분은 그것도 잘 알여 줄야고도 하지 안흐니까요. 그러니까 시대물을 그리랴는 삽화가는 그 화가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는 전문적으로 고대물에 대한 모든 상식을 연구해야 하겟서요.
李承萬-그런대 더구나 기맥히는 것은 어떤 소설가가 시대물을 써 가지고 와서 내게 그림을 그려 달나기에 연대를 물엇드니 작자 자신도 잘 몰으고 어름 어름해서 약 천 여년 전으로 하고 그려 달라고 막연하게 말하는 분이 다 잇드군요. 그 뿐인가요. 그 작품 속에 나오는 장면을 보면 劒을 써서 도포 입은 몸을 두세 동갱이 맨들어 놋는 장면이 잇는데 朝鮮 예전 劒이야 어데 비수인가요. 그 도포 입은 사람을 두 세 동갱이 낼 수도 업는 일인데 참 딱한 일이지오. 이런 경우에는 여간 곤란하지가 안허요. 東京 방면에서 나오는 시대물을 보면 작자가 고대물에 대한 상식이 풍부해서 촌분을 다퉈서 자세하게 묘사하여 노왓드군요.
安夕影-시대물에 비하면야 현대물은 아주 쉬운 편이지요. 위선 재료를 구하기가 쉽고 또 그림 그리는 사람 자신이 일상 상식으로도 대강 알고 잇는 것들이니까 그러치 안흔 경우가 간혹 잇다 하드래도 다른 사람한데 얼마든지 이야기로 들을 수 잇스니까 시대물이야 그림을 그리다가도 모를 데가 잇스면 그 길로 달여 나가 알만한사 사람한테로 가서 뭇는 수박게(122) 업스니까 여간 고통이 아니지요. 더구나 나는 시대물을 좀 그려 보앗는데 도모지 자신이 업서요. 그래서 금후 통 시대물에는 손을 안 대기로 하겟서요. 시대물을 그리는 사람은 시대물만 전문하는 사람이 따로 잇서야 하겟지요.
金東煥-그러케 참고재료를 엇지 못 하엿슬 때나 자신이 업는 그림을 짐작으로 그렷슬 때 갓흔 경우에 독자로부터의 어떤 항의 갓흔 것은 업나요?
李象範-혹 잇기야 잇지요. 그러나 사실 항의 해오는 그 사람들도 삽화가의 상식에서 더 잘 아는 점이 보이지 안트군요.
安夕影-지금은 시대물 삽화의 개척 시대이니까 여간 큰 고통이 아니지요. 그러나 지금 시대물 삽화가들이 힘을 써서 일정한 어떤 표준을 세워서 型이 잡히면 앞으로는 퍽 쉬워지겟지요.
李承萬-그야 그럴테지요. 그런데 삽화가가 고대물에 대한 것을 직접 모르니까 여간 고통이 아니지요. 그러타고 알만한 노인들에게 물어 보면 알여 줄야고 안하니 큰일일지요.
盧壽鉉-李朝時代는 문제 안되지마는 高麗 이전으로 올나가면 역사가들에게 물어보아도 어름 어름하니 이게 되겟서요.
安夕影-또 작자가 삽화에 대한 실력을 알고 잇스면서도 잘 알여 안줄야 합데다.
李承萬-그런데 시대물을 그리는데 한 가지 또 까다로운 점은 녜전에는 머리나 수염을 깍는법이 업섯슴으로 20세만 넘어도 수염이 나는대 지금 독자들한테 20세 전후한 사람을 그리는데 수염을 잇게 그리면 4,50의 노인으로 볼 테이지 20세 청년으로는 안 불 터이고 또 옛날에는 喪재가 껌언 갓을 썻는데 지금 사람들 눈에는 상재한테 껌언 갓을 씨워 노흐면 못 맛땅하게 뵈여질 터이니 이러한 경우도 여간 곤란하지가 안치요.
金東煥-그러면 입때까지 시대물의 삽화로써 완성된 작품이란 통 업습니까?
李承萬-아마 하나도 업슬걸요.
金東煥-그러면 현대물의 삽화에 잇서서 소설 가운데 나오는 남녀 주인공을 그릴 때는 擧皆 어떤 남녀를〈123〉 직접 모텔로 해서 그리지 안습니까?
安夕影-아무리 현대물이라고 하드래도 朝鮮서야 아즉 모텔을 쓸 수가 잇나요. 제일 경제적으로 허치 안흐니까요. 그러나 각금 자기가 조와하는 성격을 가진 인물을 볼 때에는 늘 머리 속에 기억해 두엇다가 언제든지 모텔로 쓰는 셈이지요.
金東煥-그러나 모텔 소설 갓흔 것은 직접 모텔되는 인물을 알게 될 터인데 그 인물을 사실 모텔 삼어 그리지 안는가요? 그러한 예는 퍽 만흘 줄로 아는데...
李承萬-年前에 실닌 「放浪의 歌人」은 순전히 성악가
安基永씨와 金顯順씨와를 모텔로 해서 쓴 모텔 소설이엿지요. 그러나 신문사에서 부탁이 安基永, 金顯順을 모텔로 하지 말고 피하여 달나는 여러번 말이 잇섬슴으로 부득이 그 두 사람의 얼골을 모텔로 살니지 못 하엿지요. 그래 하는 수 업시 내 머리 속에 그리는 어떤 성격의 인물을 창조해서 그린 셈이지요.
安夕影-또 每日新報에 언젠가 실니 엿든 獨鵑의 「靑春譜」도 순전한 모텔소설이드군요.
李承萬-참 「靑春譜」도
朴仁德씨와 申興雨씨를 모텔로 한 모텔소설이엿지요. 이 소설도 직접 두 분을 모텔로 그릴야고 호기심에서 두 분의 사진까지 어더 노왓섯스나 될 수 잇는대로 모텔을 피하라기에 이것 역시 나로서는 모텔을 피하노라고 하엿지마는 독자들은 그 소설에 나오는 그림까지가 申興雨씨와 朴仁德씨라고들 떠듭데다.

一般社會와 作家에게 向하야 하고 십흔 말슴
金東煥-앗가도 잠간 말슴햇슴니다마는 여러분은 화가 중에서도 삽화가로서는 朝鮮에서 가장 앞서서 황무지로 개척하여 노흔 분들이기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은 실로 오랜동안 朝鮮 삽화계를 위하야 힘쓰신 선구자인 것이 사실이외다. 그러틋 오랜 동안의 경험에서 반듯이 여러분은 삽화에 대하야 늣겨지는 바도 만켓고 삽화가로서의 비애〈124〉, 고애도 만켓기에 사회와 작가들에게나 또는 일반 독자들 앞에 행하야 하고 십흔 말슴이 물론 만흔 줄로 암니다.
安夕影-삽화가의 고통이야 참 헤일 수 업시 만치요. 위선 작품 속에 나오는 주인공이 어떤 성격을 가젓스며 나이는 얼마나 되엿스며 어느 계급 어떤 종류의 인간이라는 아우트라인 만이라도 알엇스면 조켓는데 소설가는 더 펴놋코 한회 한회 써서 보내놋코는 作中에 나오는 인물에 대해서 삽화가에게 아무런 말도 업다가는 주인공의 얼골이 틀엿느니 무어니 무어니 해서 불만을 말해오지요. 그나 좀 시간의 여유나 잇서도 몰으겟는데 대부분의 소설가들은 바로 印刷할 시간이 임박해서야 한 회분씩 써가지고 오고는 하니까 어데 그 소설를 충분히 읽어 볼 시간이나 잇나요. 그래노니 자연 글과 그림과는 서로 통일를 이저 버리게 되지요. 엇잿든 소설가는 삽화가의 고통을 좀 더 이해해 주워야 하겟서요.
盧壽鉉-그것도 그럿치마는 사실 삽화가의 존재를 신문사나 일반 사회에서는 넘우나 무시하는 듯 합데다 삽화가라고 하면 삽화만 그리는 것이 아니고 으레히 기자로서 활동해야 하고 또 무슨 통계표니 무슨 스켓취니 해서 눈코 뜰 사이조차 업시 부담이 넘우나 만치요. 그래노니 신문 소설의 생명인 삽화를 자신잇게 그려 볼 수가 잇나요. 좀 더 삽화가에 대한 우대가 절실히 필요한 줄 압니다.
李象範-그러치요. 朝鮮서도 인제부터는 삽화가도 전용으로 두워야 하겟서요. 그리고 현대물과 시대물의 삽화가도 따로 따로히 전문가를 둘 필요가 잇지요. 요컨데 한 기술자로서 삽화가를 대우해 줄 아량이 잇서야 하겟지요. 또 한가지는 아직도 朝鮮은 인쇄술이 뒤떠러저서 그림은 잘 그리드래도 정작 지면에 나타나는 삽화를 보면 아주 선명하지가 못하드군요.
李承萬-내 생각에는 신문사나 잡지사에서 삽화를 넛는 것이 무슨 절실한 필요성을 늣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독자가 절실히 삽화를 요구해 오니까 부득이 하는 수 업시 끄을여서 하는 것 갓습데다. 朝鮮서는 삽화가를 너무 무시해요. 소설을 주체로 삼고 삽화는 부속물로〈125〉 보니까요.
安夕影-그래요. 그런 경향이 만치요. 그러나 사실상 어떤 작품을 근본적으로 살닐야면 삽화의 효과란 대단히 근 것인데 그것을 사회에서나 소설가들은 그러케 잘 이해치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런데 日本 내지에서는 훌융한 미술가들이 모다 삽화계로 진출하는데 그것은 삽화 한 장에 2,30원을 주니까 위선 생활문제도 해결되고 즉접 돈을 써 가면서 모텔을 구해서 쓸 수도 잇지요. 朝鮮의 삽화가도 좀 더 우대할 필요가 잇지요. 다른 기술보다 배우기에도 돈이 더 드는 것이 사실이지요. 朝鮮의 화가는 술을 잘 먹는다고 하지마는 예술가의 우울과 비애를 어데다 풀 곳이 잇나요. 자연히 술이나 마시게 되지요.
金東煥-愛酒黨의 본령을 발휘하는데...(일동 大笑)
李象範-사실 어떤 소설을 물론하고 제일 먼저 독자의 눈을 끄으는 것은 삽화지요. 위선 삽화를 먼저 보고야 글 내용을 보게 되는데 이것을 보든라도 얼마나 삽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함을 알 수 잇지요.
李承萬-글세 그런 중요한 존재인 것을 인식치 못하고 여러 가지 부담을 만히 지워노흐니 도모지 머리가 뒤숭숭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업지요. 그런데 독자나 작가들은 삽화가에게 말해 오기를 장면―의 사실적인 묘사을 그리지 못하고 거저 인물의 얼골이나 커다라케 그릴 줄만 안다는 비난을 듯게 되는데 자연 그럴 수 박게 업지요.
安夕影-글세 신문사에는 삽화가에게 대하야 참고될 만한 참고서 한 책이 업스니 더 말해 무엇하겟서요.
盧壽鉉-제일 삽화가로서 기맥히는 때는 그림이 잘 되엇슬 때 공교로히도 인쇄 직공의 잘못으로 빠저 버린다든가 편집 관계로 지면이 모자라서 부득이 빼여 버릴 때는 참으로 기맥힙데다.
李象範-그 뿐인가요. 마음대로 화면을 엽흐로 짤너 버린다든가 꺽구로 뒤집어 놋는 경우도 중중하지요.
安夕影-이치로는 그림을 마음대로 빼여버리고 마음대로 짤너버릴테면 소설도 마음대로 뚝뚝 짤너버려야 하겟지요.(일동一笑)
金東煥-밧부신 시간인데도 불구하시고 이럿틋 귀중한 말슴을 만히 하여 주서서 대단 감사하외다. 오늘 모힘은 이것으로 원만하게 끝을 맛춘 줄 아옴니다.〈126〉
〈116-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