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放前 雜誌記事 모음

故鄕은 그리워도 - 심훈

이강기 2015. 9. 28. 09:56

故鄕은 그리워도 
          - 심훈
 
나는 내 고향을 가지를 않소.
쫓겨난 지가 10년이나 되건만
한번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소,
멀기나 한가, 고개 하나 넘어연만
오라는 사람도 없거니와 무얼 보러 가겠소?

개나리 울타리에 꽃 피던 뒷동산은
허리가 잘려 문화주택이 서고
사당 헐린 자리엔 신사가 들어앉았다니,
전하는 말만 들어도 기가 막히는데
내 발로 걸어가서 눈꼴이 틀려 어찌 보겠소?

나는 영영 가지를 않으려오.
오대(五代)나 내려오며 살던 내 고장이언만
비렁뱅이처럼 찾아가지는 않으려오
후원(後苑)의 은행나무나 부둥켜안고
눈물을 지으려고 기어든단 말이요?

어느 누구를 만나려고 내가 가겠소?
잔뼈가 긁도록 정이 든 그 산과 그 들을
무슨, 낯짝을 쳐들고 보드란 말이요?
번잡하던 식구는 거미같이 흩어졌는데
누가 내 손목을 잡고 옛날 이야기나 해 줄상 싶소?

무얼 하려고 내가 그 땅을 다시 밟겠소?
손수 가꾸던 화단 아래턱이나 고이고 앉아서
지나간 꿈의 자최나 더듬어 보라는 말이요?
추억의 날개나마 마음대로 펼치는 것을
그 날개마저 찢기며 어찌 하겠소?

이대로 죽으면 죽었지 가지 않겠소
빈손 들고 터벌터벌 그 고개는 넘지 않겠소
그 산과 그 들이 내닫듯이 반기고
우리 집 디딤돌에 내 신을 다시 벗기 전엔
목을 매어 끌어내도 내 고향엔 가지 않겠소.
(193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