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명 | 삼천리 제11권 제1호 | |||
호수 | 제11권 제1호 | |||
발행년월일 | 1939-01-01 | |||
기사제목 | 長篇作家 訪問記(2), 理想을 語하는 李泰俊氏 | |||
필자 | 一記者 | |||
기사형태 | 대담·좌담 | |||
作家와 生活 長篇作家 訪問이 두 번채 게속됩니다. 第2回로 이번엔 우리의 친애를 받는 작가 李泰俊氏를 찾기로 했읍니다. 氏가 「文章社」를 새로 꾸미고 출판준비에 奔忙하시다는 소문을 드른 나는 氏가 한껏 閑暇할 듯한 때를 살펴서 오후 여섯시 갓가히 氏의 사무실을 찾었읍니다마는 氏는 전혀 한가롭지 못하고 - 조용한 자세를 가추어야 格을 이루는 氏임에도 불구하고 - 의자에 오래 안정할 수 없이 전화에 接客에 몹시 바뻐하섰읍니다. 그러하나 찾은 뜻을 버려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바쁘신데 미안하지만 이 시간은 저를 위해서 말슴해 주십시요」 「그렇게 하십시요. 늘 바쁘니까요」 「조용한 틈을 타느라고 이렇게 늦게 왔는데 그저 바쁘시군요.」 <222> 「대개 「文章社」 일은 요때에 보게되서 그래요. 학교에서 돌아오든 길에 들니게 되니까요. 오늘은 학교에 않나가는 날이 돼서 아츰부터 좀 써보려고 했는데 하로 종일 원고질 펴놓기만 했지 석줄 밖에 못 썼군요」 「소설입니까?」 「네. 短篇 하나를 벌서 시작은 해놓고 날마다 가방에 넣만가지구 다니면서 아직 못 썼읍니다. 누구할 것 없이 죄다 이런 형편이니 文筆業을 한다할 수 있읍니까. 어서들 다른 직업을 집어 치우고 글만 써야 할텐데」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어야지요?」 「그러기에 말입니다. 原稿料가 푹푹 나와서 글만 쓰구두 생활할 수 있다면 다른 직업을 가질게 없죠. 문학을 위해서 出資하는 좋은 친구들이 많이 나오기 전에야 거저 늘 이모양으로 글다운 글두 못 쓰구 분주하기만 할걸 생각하면 한심합니다」 「最小限度로 얼마 가량이면 생활해 나갈 수 있을까요」 「200자 原稿紙 1枚에 1원식만 주드래도 구지 다른 직업을 가지려고들 들지 않겠드군요. 그리고 잡지사 같은 데서나 출판사에서 매월 정해놓고 單 2,30원씩의 指定稿料래도 있게 된다면 그럭저럭 살어갈 것 같애요」 「그래도 선생님 같으신 분은 稿料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은 데요」 「웬걸요. 新聞小說을 쓰면 괜찮은 편이나 그거 어디 늘 쓸 수 있는 검니까. 어쩌다가 한번 차레가 도라서 쓰게 되니까요」 長篇과 短篇 「그래도 선생님은 장편을 많이 쓰신 편이 않얘요?」 「한 7, 8편 가량되나 봄니다. 「久遠의 女像」 「法은 그렇치만」 「코스모스 피는 庭園」 「第二의 運命」 「不滅의 喊聲」 「聖母」 「黃眞伊」 「花冠」인데 그 중에 「코스모쓰 피는 庭園」은 잡지에 연재했든 것으로 장편이라고 할 것까지 못되나 거저 그대로 장편으로 해두지요」 「그 중에서 가장 자신있는 작품이 어느 것입니까」 「글세요. 아직 大家가 아니여서 자신있는 작품이 없기두 하려니와 그 말슴은 집에 아이들 중에 어느 아이가, 第一 낳으냐고 뭇는거나 마찬가짐으로 대답하기가 곤란합니다」 「그러니까 다 좋다는 말슴이군요?」 「아님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장편을 써온 것을 新聞連載 소설인데 이건 날마다 한회식 써서 신문사에 보내게 되는 때문에 좋은 소설을 쓰자는 마음보다 바쁘게 되면 어떻게 그날 하로치를 이럭저럭 얼거서 보내는 일이 많읍니다. 그래서 자신없는 대목이 수두룩 하구보니 어디 이게 잘되고 저게 못됐다고 대답할 수 있읍니까.<223> 못돼도 우연 잘되도 우연 거저 되어지는대로 쓰게 되니까요」 「그럼 短篇 중엔 자신을 가진 것이 많으시겠군요?」 「네. 자신이랄거 까진 없구요. 장편과는 달나서 잘됐는 못됐든 써놓고 나면 뭘 하나 맨드렀나는 다시 말하면 창조의 기쁨을 갖이게 되죠」 「그렇다면 장편이란 건 도모지 쓰지 말어야 할 것이 아니겠읍니까?」 「웨요 그렇지두 않지요. 장편두 마음대루 쓰자면 다- 써서 신문에나 잡지에 실니면 마찬가지겠지요, 오히려 大事를 성취한 기쁨이 한층 더 할 수 있을 것이 아니겠읍니까. 어쨋든 한 작품을 다 끝내지 않고 매일 한회식 써주는 건 그건 완전한 創作態度가 아니죠. 말하자면 그건 文筆勞?인 셈이니까요. 그렇기에 作中人物두 처음 3,40회량까지는 작가 마음대로 요리를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作中人物을 작가 자신이 따라가게 되니까요」 「앞으로 장편을 쓰시겠읍니까. 단편을 쓰시겠읍니까」 「별로 이렇다 할 계획이 없읍니다마는 시간의 여유만 있으면 좀 큼직한 것을 하나 맨드러 볼여는 생각입니다」 어떤 것을 取材할 것인가 「어떤 소설을 쓰고 싶으심니까?」 「지금 소설쓰기가 참 거북합니다. 探偵小說이거나 歷史小說이 아니면 쓸 수가 없어요. 우리 생활이 너머 평면적이거든요. 川湍康成氏같은 이는 日本內地의 생활두 小說構成하기에 너머 非立體的이라구 했는데 우린 그들보다 더구나 行動的인 인물을 찾을 수 없으니... 그렇다고 우리가 이상하지두 않는 인물 - 金鑛을 한다든지 주식을 한다든지 또 그 밖에 무슨 투기업하는 사람을 등장시킬 수는 없잖어요. 그러니까 결국 歷史小說이나 쓸박게요...」 小說 黃眞伊이 관하야 「그래서 「黃眞伊」를 쓰섰읍니다」 「그건 그래서 쓴 건 아님니다. 中央日報에 있다가 客員으로 나안게 될때 主筆 李寬求氏가 黃眞伊를 퍽 좋아해서 절더러 中央紙에 黃眞伊를 쓰라구 하기 때문에 썼읍니다.」 「前부터 쓰시려고 별느든 검니까?」 「그렇지두 않어요. 客員으로 나안자 곳 쓰라는 부탁이였음으로 미리 준비도 없었지요. 쓰면서 여기저기 다니며 조사했는데 黃眞伊의 역사는 도모지 똑똑히 적히여 있지 않어서 퍽 곤란했읍니다.」 「대개 어떤대서 참고를 하섰나요.」<224> 「李王職 申潤福의 풍속화에서두 몇 가지 참고하구 또 吳世昌氏 한대서두 들었읍니다. 그리구 開城 내려가서 徐花潭의 逝斯亭을 구경하긴 했지만 그래도 「黃眞伊」는 끝에 가서 무리가 많었어요. 3분지 1은 신문에 싫고 그 나머지는 신문이 나오지 못하게 되여서 쓰지 않고 있다가 서점에서 출판한다기에 끝을 막느라구 무리가 많었지요」 「무리라니요? 역사와 아주 동떠러진 사실로 꾸몃다는 말슴입니까?」 「그것과는 달너요? 오히려 난 歷史小說이라구 해서 그 文獻에 붓잡히는 건 조치 못하다구 생각하니까요. 日本內地 어느 역사가두 말하기를 역사가는 기록을 떠나서 못 살지만 창작한다는 예술가들은 웨 그 文獻에만 사로잽히는지 알 수 없다구... 이런 말을 보드래도 歷史小說이라구 꼭 역사에 따라 쓸 건 아니라구 봄니다. 역사 그대로 쓴다면 그건 傳記지 小說은 아니니까요. 가령 李舜臣을 쓰는데 李舜臣의 역사와 아주 틀니게 쓴다구 그걸 批評家들이 들고 일어선다면 그건 문학을 모르는 批評家랄 밖에 없어요. 혹 드르랴면 소위 지식계급에 있는 分子들 중에 歷史小說인데 역사와는 아주 딴판이라구 말하는 이들이 있는 모양이나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라고 봄니다. 가령 黃眞伊이면 黃眞伊 역사야 어떻게 됐건 작가가 어느 각도에서 봤다는 것만 정확히 표현됐으면 그만 아님니까. 혹 歷史小說 그대로 쓰는 작가가 있다구 치드래두 그것이 절대루 역사 그대루가 아님니다. 지금 洪碧初의 「林巨正」이 옛날 風俗 옛날 말을 그대루 쓴다군 하지만 그것이 50년전의 풍속과 말 즉 碧初가 보아온 풍속과 말이지. 그 보다 더 올나가서의 것은 아님니다. 멫 백년이나 멫 천년 전 것은 문헌이 있드래두 그걸 보구 알 수 없어요. 말과 풍속을 도저히 알어낼 수가 있어야지요. 發聲映畵라면 몰나두 그렇지 않구서야 「林巨正」만 해두 400년 전 것인데 어떻게 그 시대의 것을 그대로 그리겠어요. 그러므로 나는 역사소설을 쓰드래두 내가 본 각도에서 인물을 살니고 사건을 취급할 뿐이지 괜이 化粧시키려고 하지 않겠어요」 最大의 理想 「선생님의 理想을 말슴해 주십시오」 「理想이요. 거저 분주하지 않고 좋은 書齋에 들업데서 글이나 썼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 밖에 다른 생각은 없으심니까?」 「없을리야 있겠읍니까. 뭣도 하구 하구싶은 것이 수두룩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하고싶은 것이라면 지금 말슴한 것 같은 것입니다.」 「그 다음에 願하시는 건요?」<225> 「뭘 드르시려구 그리심니까. 戀愛하고 싶다는 말이래두 드르시려구 그러심니까? 하하」 「안얘요. 또 다른 이상이 많으실 것 같애서요」 「실상 戀愛말이 나스니 말입니다 만는 우리가 戀愛란 걸 너무 저속하게 생각들 해왔어요. 거저 신문 3면기사에서 보는 치정관계를 戀愛루 알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 내가 이렇게 戀愛문제를 이얘기한다구 욕할 사람들이 있을지두 몰나요. 그러나 정말은 戀愛처럼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없다고 난 생각합니다. 戀愛하는 마음이란 그건 하느님의 갓가운 마음입니다. 戀愛하는 사람에겐 하느님이 필요치 않어요. 그만큼, 그들은 戀愛로 말미암어 높아지고 깊어지고 아름다워지는 겁니다. 이렇게 높아지고 깊어지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 戀愛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나라를 위해서나 인류를 위해서 능히 몸을 바칠 수 있읍니다. 완전한 인간이 아니면 戀愛를 바루 못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에서 무없보다도 아름답고 귀한 것을 우리가 천대해서야 되겠읍니까. 사랑을 하는 까닭에 사업에나 예술에 그 정열을 바친다면 그 사업이 그 藝藝이 얼마나 훌융한 성과를 나타낼 것입니까. 서양작가들은 작품을 쓸 때 누구 한 사람을 생각하고 쓴 것이 많습니다. 내 생각엔 그들의 작품은 그래서 더 위대하다구 생각합니다. 우리두 누구에게 「바치겠다는 마음을 가지구 글을 쓸 정도가 됐으면 싶읍니다.」 「선생은 結婚과 戀愛를 분리를 식힐 것이라구 생각하심니까」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사랑하면 結婚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結婚은 戀愛의 무덤이라는 格言을 문질너 놓으심니다 그려」 「結婚이 戀愛의 무덤이라는 것두 일리가 있는 말이죠, 발달되지 않은 감정과 감정의 결합이면 그럴 수가 있거든요. 다시 말하면 맹목적으로 사랑하다가 결혼하면 결혼 후에 온갓 허물이 彼此에 뵈여서 권태를 이르키게 되는 거죠 마는 다- 成熟된 감정과 감정이라면 도저히 그럴 리가 없읍니다. 발달되지 않은 감정의 결합으로 파탄되는거야 어쩌는 수가 있읍니까. 억지로래두 얼거매여 놓아야 별수 없지요. 내 생각엔 서로 맞이 않는 다시 말슴하면 成熟된 감정이 아닌 감정의 결합을 법률로 도덕으로 얼거매놓고 싶진 않어요. 그건 爲政者에게 있어서나 매우 緊要한 倫理일지 모르지만」 「알겠읍니다. 인제 선생님의 人生觀을 말슴해주십시요」 「人生觀이요? 대단히 막연합니다」 「위선 죽고 싶으심니까 살구 싶으심니까.」 「난 樂觀主義라 죽구 싶진 않어요 잘 살어보구 싶습니다. 人生觀이란 것두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 작구 發育될 것이니까 지금 내 人生觀을 말한 대야 그건 온전한 人生觀이 못 될 것이구 내 人生觀을 아시려거든 이 앞으로 쓰는<226> 小說 全部를 다 보십시요.」 私淑하는 作家 「누구의 소설을 가장 좋아하십니까」 「체홉을 좋아하구요. 또 또스터엡스키-두 좋아하지요.」 「체홉과 또스터엡스키-는 아주 달는 경향을가 작가가 아님니까」 「그러쵸. 그러치만 그 두 작가가 다- 좃습니다. 체홉은 묘사를 잘하구 또스터엡스키-는 줄거리가 있는 이얘기를 보혀주구요.」 讀書 「요새 어떤 책을 읽으심니까」 「바뻐서 별로 못 읽읍니다마는 川端康成氏의 「雪國」이란 것을 읽는 중인데 퍽 재미가 있읍니다.」 娛樂과 趣味 「영화구경을 많히 하심니까?」 「잘 감니다. 공부가 되니까요? 다른 사람들은 사진을 娛樂으로 생각하지만 난 문학과 영화를 늘 연결시켜서 보게 됩니다.」 「娛樂은 무었입니까」 「娛樂이 별로 없읍니다. 장기나 바둑을 안두고 마짱을 못하구 책 읽는 것이나 娛樂이 될넌지요? 그래두 인생을 燃爛하게 살어가구 싶은 마음은 있어요.」 「선생님은 골동품을 좋아하신다구요?」 「네 매우 좋아합니다. 좋은 골동품 서화가 있다는덴 다- 찾어가 보구 싶습니다.」 「前엔 그런 것들을 가지구 동경 가서서 전람회두 여시였다면요?」 「전엔 그랬읍니다만 지금은 그만 둿습니다.」 新進作家에 對해서 「선생님 이얘긴 많이 들여주섰으니 인제 新進作家에게 대해서 말슴해 주십시요. 선생님은 新進作家 중에서 누구를 囑望하심니까.」 「玄德氏라는 분이 퍽 재주 있다구 생각합니다. 「남생이」나 그 이후로 나온 작품들이 모다 몹시 애쓴 흔적이 있드군요. 처음 나온 작가지만 그 문장을 보아서 전부터 많이 준비했다는 걸 알 수 있읍니다.」 「그 다음엔 없읍니까」 「金東里氏 이 분두 유망하다구 봄니다. 지금 어느 절간에 가 있다는 말을 들였는데 공부도 할뿐 아니라 역량이 있읍니다. 鄭飛石氏 같은 분은 처음 작품 「城隍堂」은 좋았으나 그 뒤의 것을 보아서 그렇게 재주있는 분이라군 생각지 안습니다.」 -끝-<227> <222-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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