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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자본주의는 어떤 모습일까?(3) - 국가의 역할 저하되지 않는다

이강기 2015. 11. 1. 12:12

21세기의 자본주의는 어떤 모습일까?(3)

 

국가의 역할 저하되지 않는다

 

              - 吉川 洋(동경대 교수. 51년생. 동경대 졸. 예일대 경제학 박
                           사. 전공은 거시경제학)

 

21세기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변화할까? 다음 세기의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일
까? 이러한 막연한 물음에 대한 대답을 곰곰히 생각하면서 우리들이 가지는
유일한 실마리는 "과거"와 "현재"이다.

 

자본주의경제의 핵을 이루는  "시장 메카니즘"의 역사는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글자 그대로 경제의 중추를 이루게 된 것은 고
작 200여년여의 일이다. 2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자본주의의 장래에 관해
생각해보기 위해서는 몇 개의 기본적인 문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제"는 인간의 "집단적 내지 사회적인 신진대사"이다. 개개의 인간이 생존하
기 위해 행하는 신진대사는 생물학이나 의학에 의해 연구되고 있지만, 사회적
으로 행하는 신진대사가 경제학의 대상이 되는 "경제" 바로 그것이다.

 

경제 시스텀에는 나라에 따라,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의 타입이 존재한다. 그러
한 경제 시스텀의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효율성"과 "공평성"이라고
하는 2개의 다른 척도가 있다.

 

"효율성"에는 국경이 없다. 100미터를 몇초에 달리는가? 거기에는 문화도 역사
도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무엇을 "공평" 내지 "정의"라고 생각하느냐 하는
것은 각국(사회)의 문화적 배경이나 역사에 크게 의존한다.

 

자본주의의 발달은 시계의 개량을 촉구하였고, 반대로 시계의 개량은 자본주의
의 발전을 촉구했다고 하는데, 자본주의 내지 시장 시스텀은 "효율성"을 유지,
촉진하는, 아주 교묘하게 만들어진 장치이다.

 

다만 21세기가 끝날 쯤에는 "보다 빠르게", "보다 대량의" 라고 하는 "효율성"
이 만들어내는 성과는 이미 성과가 아닐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효율성으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가져오는 시장 메카니즘은, 자유방임 하에서는
분배의 불평 등을 만들어 낸다. 자본주의는 20세기 100년을 지나면서 그러한
불평 등을 교정해 왔다.

 

불평등을 수정하는 메카니즘이야말로 국가 또는 넓은 의미의 공공부문의 재정
(세제 내지 재정지출) 그 자체를 말한다. 오늘날 우리들이 선진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본주의는 모두 재정에 의해 대대적으로 소득 재분배기능을 갖춘 자
본주의다.

 

이처럼 재정에 의한 국가의 소득 재분배기능은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것
은 사회주의로부터의 도전과, 양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는 두 개의 큰 자극에 대
한 자본주의의 반응이었다.

 

경제 시스텀으로서의 사회주의경제는 효율성을 잃고 있다. 분배면에서도 큰 문
제를 가진 시스텀이었다. 그 결과 20세기의 일대 실험을 거쳐 지구상에서 사라
질 운명에 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로서의 사회주의가 강조한 평등의 이념은 자본주의에 큰 영
향을 주었다. 또한 양차 세계대전은, 총력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
되었던 평등화에 의한 전시조치를, 각국에서 모두 살려 그 대부분이 전후에 살
아남았다.

 

이처럼 20세기의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로부터의 도전과 세계대전이라고 하는 2
개의 충격을 평등화로의 지렛대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는 2개의 지렛
대는 모두 없어지게 된다. 공평성의 이념만이 원동력으로서 남는다.

 

공평성의 이념은 현재의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나 역사에 의존하고 있다.  21세
기에는 공평성의 이념 그 자체가 보드레스화, 글로벌화 할까? 그 결과 국가를
위시한 지역공동체는 그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되는 것일까?

필자는 그러한 견해에는 부정적이다. 보드레스화, 글로벌화라고 하는 것은 모

두 효율성에 관계가 있는 생산면의 현상이며 공평성에  관계된 동포의식이 가
까운 장래 글로벌화 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안정보장이라
고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면 확실해 질 것이다.

 

그런데 한마디로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도 여러 가지 타입이 있다. 효율성과 공
평성에 관해 여러 가지 특징을 겸비한 경제 시스텀을 우리들은 전체로서 어떠
한 지표를 통해 평가하면 좋을 것인가?

 

여기서는 "평균수명"이라고 하는 지표를 통해 평가하고자 한다. 평균수명은 결
코 의학의 진보와 1대 1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며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경제가 인간의 집단적 신진대사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수명은 경제시스텀의 전
체적인 퍼포먼스를 평가하는 하나의 자연적인 지표라 할 수 있다.

 

20세기 100년간 일본국민의 평균수명의 추이를 보면, 전전에는 그 변화가 아주
완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전전의 의학의 진보가 완만했기 때문이
아니다. 금세기 초두 일본인 남자의 평균수명은 44세로 선진국인 영국의 45세
와 비슷했다.

 

그 때 영국의 1인당 소득은 일본의 5배이상이었는데, 메이지정부의 공중위생면
에서의 노력과 도시화의 지연(역병이 만연하는 도시는 위험했다.)이 그러한 핸
디캡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40년간, 영국에서는 평균수명이 전전에 이미 60세까지 늘어난
데 반해 일본에서는 47세까지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인구학자인 요한슨과 모스
크의 연구에 따르면, 그 원인의 하나는 정부가 상하수도나 병원의 정비를 태만
히 했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으로 보면 전전의 일본경제는 40년간 "제로성장"을
계속한 것이 된다.

 

전후의 추이는 이러한 전전의 상태와 대조적이다. 고도성장이 본격적으로 시작
된 1955년부터 최근까지 40년간에 남자는 13세, 여자는 15세나 평균수명이  늘
었다.

 

이러한 평균수명의 신장은 의학의 진보와 함께 자동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예를 들어 소련이 붕괴된 후 경제혼란의 와중에 러시인  남자들의
평균수명은 90년의 64세에서 95년의 58세로 겨우 5년간에 6세나 단축되고 말
았다.

 

전후의 일본에 평균수명이 크게 늘어난 것은,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
성장과 함께 의학의 교육.연구, 지식의 보급, 병원의 정비, 의료보험, 소득의 재
분배등 공공부문이 크게 공헌했다.

 

GDP등 기본적인 경제지표에는 없는, 굳이  평균수명이라고 하는 지표를 채택
하는 이유는, 21세기에는 환경등 시장가격에서는 정당하게 평가되지 않는 "가
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평균수명의 추이로부터도 알 수 있는 경제시스텀의 퍼포먼스는 민간부문과 공
공부문의 컴비네이션에 의해 결정된다. 다양한 가치판단을 집계하여 사회적 합
의를 형성하는 것은 정치이며, 이  문제를 시장 메카니즘에 의해 해결할  수는
없다. 이러한 점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생산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시스텀으로서 21세기에도 점점 더 글로
벌화하면서 삶을 계속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한편으로 분배의 공
정성도 포함하여 인간에 걸맞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에 의해 규
정되는 지역적 공동체(현재로는 그 중  대다수가 국가)가 21세기에도 큰 역할
을 할 것으로 본다.(니혼게이자이, 98.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