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얽힌 이야기
이름에 얽힌 이야기 명(命)이 길어진다는 점쟁이 말을 좇아서 낳자마자 강기리(광주리)에 담아 시렁에 잠깐 얹어 놓는 바람에 아명(兒名)이 "강기"가 됐다. 이런 별난 출생의식(出生儀式)을 거친 아이가 우리 마을에서 둘이 있었고 따라서 "강기"란 이름의 아이도 둘이 되었다. 그래 어른들이 구별하기 쉽도록 한 아이는 동리 위쪽에 산다 하여 "웃 강기", 다른 아이는 아래쪽에 산다하여 "아랫 강기"로 불렸다. 나는 "아랫 강기"였다. 어릴 땐 이 "강기"란 이름이 얼마나 듣기 싫었는지 내 또래들 중 누가 나의 "민적"(호적) 이름을 뻔히 알면서도 "강기야" 하고 아명으로 부르면 대 답도 잘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님의 한없는 사랑이 담긴 정겨운 이름이건만 그 땐 왜 그렇게도 천해 보이고 듣기 싫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