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장 터 - 박근수 애장 터 花浪 박근수 청년 골 깊은 곳에 해가 저문다. 불덩이가 된 아이의 몸엔 열꽃으로 몸서리치는데 자지러지는 아이를 바라보며 고사리 손 부여잡고 하염없는 눈물만 쏟는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어미는 꺼져가는 아이의 눈을 안타까이 바라보다 힘없이 늘어지는 아이의 손을 놓..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거울보고 늙음이 기뻐서 - 白居易 거울보고 늙음이 기뻐서 - 白居易 (772-846 唐, 詩人,官吏) 覽鏡喜老 오늘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니 수염이나 구렛나루 온통 흰실같네 가는 나이 육십사세니 어찌 노쇠하지 않을 수 있으랴 가족 친척들은 나의 늙음이 안타까워 서로 바라보며 탄식을 하는데 나는 홀로 미소를 지으니 이 뜻을 ..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故鄕 - 백석 故鄕 - 백석 나는 北關에 혼자 앓어 누워서 어늬 아츰 醫員을 뵈이었다 醫員은 如來같은 상을 하고 關公의 수염을 드리워서 먼 옛적 어늬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돋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짚드니 문득 물어 故鄕이 어데냐 한다 平安道 定州라는 곳이라 한즉 그러면 아..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강냉이 - 권정생 강냉이 - 권정생 길 모퉁이 돌담 밑에 한 포기 두 포기 세 포기…… 싱야는 구덩이 파고 나는 강냉이 씨앗 놓고 거름 주고 흙 덮고 한 치 크면 오줌 주고 두 치 크면 북을 주고 벌써 내 키만치 컸다. “요건 싱야 강냉이” “요건 내 강냉이” 나누어서 하나하나 점찎어 놓고 강냉이 잎..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춘신(春信) - 유치환 춘신(春信) -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 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려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 가지에..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望鄕歌 - 서정주 望鄕歌 - 서정주 回甲 되니 고향에 가 살고 싶지만 고향 위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나 고향 마을 건너 뵈는 나룻가에 와 해 어스름 서성이다 되돌아가네. 고향으로 흐르는 물 ― 長水江 江물 三千里를 깁더 올라 언덕 솔 밭에 눈썹 달에 생각하네 「요만큼이면 望響 草幕 지어도 될 곳이냐..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바다와 나비 - 김기림 바다와 나비 - 김기림(편석촌) -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病든 서울 - 오장환 病든 서울 - 오장환 8월 15일 밤에 나는 병원에서 울었다. 너희들은 다 같은 기쁨에 내가 운 줄 알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일본 천황의 방송도, 기쁨에 넘치는 소문도, 내게는 곧이가 들리지 않었다. 나는 그저 병든 탕아로 홀어머니 앞에서 죽는 것이 부끄럽고 원통하였다. 그러나 ..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가을이별 - 洪允淑 가을이별 洪允淑 그날 떠날 때 내 가슴 반은 무너지고 남은 가슴 반에 그대를 묻었으니 나는 그대의 집이노라 살아서는 멀리 헤어져 서로 떠돌고 한구석 문고리 잠겼던 마음 죽어서 남김없이 다 풀어 놓았으니 무시로 빈 가슴 문 열고 들어와 편히 쉬시라 그 산골짜기 외진 길 몇 굽이 돌..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
輓歌 - 도연명 輓歌 - 도연명 조회 229 --> 輓歌 1 태어나면 반드시 죽게 마련 빨리 가는 것도 제 운명이니라 엊저녁엔 같은 사람이었으나 오늘 아침엔 冥府에 이름 있더라 魂氣는 흩어져 어디로 가나 시체는 텅 빈 관 속에 드네 아이들 애비 찾아 울고 벗들은 나를 쓸며 통곡 하네 이제는 다시 득실 따지지.. 좋다싶은 詩 모음 201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