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유리마을(1)

이강기 2015. 9. 2. 08:57

유리마을(1)

          - 박원환

 

어화응 어화응
오늘 또 흰 국화꽃 상여 타고 내게로 오십니다.
붉은 색 푸른 색 눈부신 만장 휘날리며
여윈 내 가슴에 바로 오십니다.

어화응 어화응
목탁소리 요령소리
죽음을 못박던 소리
그날 내 목 쉰 부르짖음 버리고 산으로 가시더니

어화응 어화응
밤길도 산길도 걸어 설흔을 넘은 길목으로

어화응 어화응
진하디 진한 피의 강 건너
고향 푸르디 푸른 들로 팔 벌리고
이제야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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