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무제 - II

이강기 2015. 9. 2. 09:15

무제 - II

 

       - 박원환

 

학교를 파한 아이들
옷을 벗어 흔들며 달려가고
한 끼의 맛을 궁리하며
음식점을 기웃거리는
저 많은
남자와 여자들

나의 방에는
빠리의 아메리칸이
울려 퍼지는
이 화창한 오월 오정

나도 저들처럼 살고 있음이다.
저 푸른 하늘
꽃향내 흐트러진 땅을 밟으며

아무도
어떻게
어느 순간
죽음이 우리를 데려갈지 알 수 없다.

열심히 먹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살고 있듯 나는 지금 화분의 꽃처럼
호흡하고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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