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友 朴元煥 遺稿詩

주사위 놀이

이강기 2015. 9. 2. 09:25

주사위 놀이

 

      - 박원환

 

초저녁 音樂室의 窓은
늙은 나비의 수염.
주사위처럼
던져진
내 孤寂한 이야기 소리는
문득
靑銅色 바위가 되어
겨울 庭園에 머문다.

용광로 속에서 용해된
피의 肉聲과
꽃 수술처럼 피어나던
豊饒로운 충만은
너를 찾아 휘젓던 하늘의
소용돌이며
太陽과 별과 달이 밤과 낮을 번갈아
빛을 發하듯
살아가기란 숨이 차다.

은행에 저금하듯
초조한 기대와
당황한 반가움이
엇갈린
마술사의 요술은
나에게 붉은 모자의 신비를 준다.

이제는
旅行을 떠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식민지의 解放보다는 더 自由롭게
자리를 털고
돌아서자.

하나의
주사위가 준 내 의지는
가없이 나르던 풍선이
形體없이 解體되듯
죽은 者의 沈默과 산다는 恥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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