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선데이 칼럼] 순혈주의자와 ‘헤어질 결심’ 신복룡 전 건국대 석좌교수 중앙선데이, 2023.02.18 1653년(효종 4년) 8월 16일, 제주도 대정의 산방사(山房寺) 앞바다에 네덜란드의 상선 한 척이 표착했다. 하멜(H. Hamel)을 비롯한 64명이 그 배에 타고 있었는데, 상륙하면서 28명이 죽고 36명이 살아 14년의 노비 생활을 하다가 생존자 8명이 1차로 탈출하여 일본을 거쳐 귀국했다. 나머지 남원과 순천에 잔류했던 8명은 네덜란드가 일본 막부 정권에 호소하여 2차로 귀국했다. 생존자 36명 가운데 16명이 귀국했으면 20명이 남았는데, 그들은 어찌 되었을까. 일부는 병으로 일찍 죽었지만 유일하게 이름이 남아있는 클라츠(Jan Claetz) 등 대부분은 한국인과 결혼하여 처자식을 ..